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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모이어의 숲과 나무 공모(감상)

대상작품: 백위록(白僞錄): 창백한 자의 기록(The Pallidette) (작가: 윤휘, 작품정보)
리뷰어: Jinshaa, 1시간 전, 조회 3

땡!

종이 울렸네요.

링 위에 올라오는 상대는 정성을 다해 프로 대접을 해드리는 것이 제가 보일 수 있는 최대의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상스런 사족 싹 제외하고 살 없이 철저하게 뼈만 말하는 화법으로 전환해볼게요. 군더더기 없이.

작가님, 미리 양해를 부탁드렸듯이 현 지점의 제겐 대단한 취약점이 있는데요.

그것은 제가 이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해서 뭣도 모른다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백위록 : 창백한 자의 기록에 대한 애정이 생겨버렸습니다. 제 리뷰를 해주셔서가 아니에요. (물론 99퍼센트의 10퍼센트는 그럴지도.) 인간의 감정이 100퍼센트 그런 거 없다면요. 그렇게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창작품이면 더욱더 완벽할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여튼, 대놓고 판타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의 말을 듣겠다고 기꺼이 귀를 여는 태도,

그 오픈 마인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윤휘 작가님.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리뷰를 읽으면서 딱 2가지 지점에 대해서 저만의 확신을 얻었는데요.

 

  1. 리뷰를 위한 리뷰를 하시지 않는다는 점
  2.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는 거시와 미시의 안목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진 창작자다?

 

그렇다면 어떤 장르, 분야에 속해있던지 솔직히 관계 없거든요. 그런 분들은 좋은 눈을 가진 창작자임에는 틀림없다고 여기기에 저는 쫓아가서라도 보거든요. (뭘 만드나 궁금해서 봐야되니까?) 그 창작자의 현 상태가 어쩌든 소위, 유명하든 안 유명하든 상관이 없어요. 이런 제게 ‘당신이 뭔데, 뭐라도 돼?’ 라고 놀리거나 굳이 안 보여주시겠다고 해도 어떻게든 꼬셔서 보고야 말아요. (뺏어서라도) 그것이 상업, 대중 예술이든 정통, 순수 예술이든 좀 봐야겠습니다.

좋은 작품일게 뻔하니까.

시장의 선호도란 작품 외 변수가 있으므로 함부로 예측이 어렵지만, 좋은 작품에 대한 제 나름의 기준은 꽤 견고한 편입니다. 그래서 링크를 타고 작가님의 작품을 살펴보았어요.

 

결론 : 이 창작자는 혼종

(이 표현에 대해선 천천히 풀어볼게요.)

 

그렇게 제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달렸습니다.

자, 여기까지가 서두고요.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에 대해서 말할 건데요. 얄팍하게 찍먹한 먹물식 용어들은 많이 거둬내겠지만 설명할 자신이 없어지면 냅다 말해버릴 수도 있어요. 그게 작가님의 추후 창작에 도움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청자가 듣기 좋게 설명할 여력이 없는 제가 보이는 불친절을 미리 양해 부탁드려볼게요.

아, 그리고요. 전 창작품의 강점만 말하는 스타일입니다.

 

 

작가님,  사담인데요 전 브릿G에 오자마자 판타지가 뭔지 모르겠다고 게시판에서 징징댔었는데요.

 

구미호가 인간과 여정을 떠나면 판타지
구미호가 인간의 간을 먹으면 호러
구미호라는 여우종이 발견되는 이야기면 SF
구미호라는 협객이 나오면 무협
구미호가 우주선을 타고 모험을 하면 우주활극 또는 우주배경 판타지
구미호가 누구와 사귀면 로판

 

이렇게 직관적으로 아주 좋은 설명을 들었어요. (아시죠?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작가님. 그 조언을 곱씹고 있어요.) 그럼에도 향유한 다른 장르에 비해 워낙 데이터가 적은 ‘판타지’에 대해서는 사실 아직도 제 나름의 감과 기준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걸 쓰는게 미안할 정도예요. 그렇다고 다른 장르를 잘 안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식한게 무섭다고 이렇게나 과감하게 작품 리뷰를 하겠다고 자청한 건, 저 글에서의 ‘구미호가 인간과 여정을 떠나면 판타지’ 에서 본 ‘인간’ 때문이었어요. 작품에서 인간, 인간이 보이는가? 이런 거요. 아, 전 좀 그런 게 중요해요.

 

또한,

작가님의 작품에서만 보이는 ‘새로운 지점’이 제 기준에선 놀라웠거든요.

 

개인적으로 전, 프로가 되려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순간부터는 어떤 독자, 시청자, 관객, 관람자 등등 그 앞에서 오독과 오해를 당할 각오를 해야한다고 여겨요. 창작자는 자기 작품에 대해서 변명이나 핑계를 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진짜 창작이라고 여겨요.

 

세상에 던진 순간, 그 작품은 내 것이 아니니까.

보는, 읽는 이에게 영향을 준다면 그것은 그들의 몫.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앗, 이건 작가님께서 제가 쓴 걸 리뷰해주셔서 들 수 있는 예인데요.

이미 봐주신 제 작품이 누군가의 눈에 BL로 보이든, 퀴어 로맨스로 보이든, 자본주의 비판하는 사회파 미스터리로 보이든, 애들 청춘물 혹은 프로파간다적 휴먼 성장드라마 또는 요즘 트렌드 흉내내는 얄팍한 싸구려, 사람 뒤통수를 때리는 스릴러물, 포르노그라피적인 딕릿으로 보이든 어쩌든 저는 할 말이 없어요. 왜냐면 근본적으로 이제 그 글은 제 손을 떠났기 때문에 오로지 수용합니다. (이건 제 개인 스타일일 뿐이고요…당연히, 지적해주신 리뷰 오타도 수정할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제 작품 기준 작가님은 제가 깊숙이 숨겨놓은 핵심 의도를 파악해주신 분이라 지금 핸드폰으로 제 눈탱이 맞고 멍들 정도로 감동을 받았거든요. 저는 단지, 제 글에선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을 그리는데 초점을 두었었어요. 딱 그거 하나 였습니다. 사랑을 보여주려고 쓴 글이라서요. 한 사람이라도 소통은 된 거구나… 그렇게요.

자, 다시 곁 길에서 돌아와서,

 

 

넓은 숲 속에서 무슨 무슨 나무가 있는지 전체를 구경하며,

그 종들을 파악하면서도 나무의 곁가지에 붙어있는 이파리의 무늬를 파악하는 일.

그걸 동시에 해내는 창작자다?

 

이미 혼자만의 시간에 고독한 싸움, 게다가 강력한 훈련을 해왔다는 뜻이 아니겠어요. :)

그 결과, 획득한 본인만의 기술.

진짜 문외한이 아닌 이상 어떻게 못 알아볼까요?

 

저는 작가님의 글을 보며 전반적으로 파악한 작가님 고유의 표현(스타일, 문체, 호흡 등등)은 상당히 정갈하고 정제되어 있다고 여겼어요. 특히, 충만한 문학적인 표현을 보면서 저는 이 분이 혹시 (  )에 영향을 받으셨을 수도 있겠다… (앞의 괄호 안에는 다양한 것이 들어가고요. 그 추측은 당연히, 제 편견일 가능성이 있어요.) 생각하면서 작품을 즐겼는데 그건 제 멋대로의 감상일 뿐이니 그 지점은 여기서 더 집요하게 나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다만, 윤휘 작가님.

본인만의 그 섬세하고도 유려한 감수성이 어느 타겟에 더 잘 맞겠다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그렇게 한번 사고의 전환을 해보시는 것도 집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말씀드려봐요.

 

이미 성인인 우리는 모두에게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닌 걸 알잖아요.

게다가 이 글을 쓰는 저는 확실히 편들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아주 확실하게 그리고 끝까지 편을 들어요.

 

그래서 저는 (철저하게 시장의 관점으로) 작가님 고유의 색은 장르적으로는 판타지와 ‘일본 문학’을 좋아하는 계층에게 적극적으로 어필될 가능성을 예상합니다.

 

음, 여기서 어떻게든 피하려고 했던 (학구적이라 재미없는 얘기) 대중문화이론에 대해서 한두마디만 얹고 갈게요. 작가님의 소양에는 이미 접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전 공부 싫어해서 나중에 알았어요. ㅋㅋㅋ

흠, 제가 디깅했던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 역시 대중을 파악하는데 완벽한 이론은 아니지만요. 한 때,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 학자의 학문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요. 나중에 한번 머리 식힐 때 둘러보시면 어떨까 슬쩍 언급해봐요.

 

엔터테이너적 글쓰기는 결국,

1. 본인 고유의 색깔을 지키면서 익명의 대중(독자)과 소통하는 방식을 배워가는 것.

2. 자신의 잠재적 팬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여러 방향의 기회(접근성이나 열린 통로)를 주는 것.

 

솔직히 저도 진짜 못하는 것 여기서 말하고 있네요. 진짜 나 바보다. 어쨌거나 전 그 두 방법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컬러를 내는 창작자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대중에게는 다양한 맛을 맛보는 선택지를 줄 수 있다고 여겨요.

두서없는 방사형으로 흘러가는 제 엉망진창 리뷰 잘 따라오고 계신가요?

부디, 그러시길 바래봅니다. :wish:

 

 

 

이 흐름이면 제가 앞에서 언급한 ‘혼종’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또 정면으로 다뤄야할 타이밍 같은데요. 아, 떨린다.

 

제가 언급드린 혼종이라는 표현은,

이 글에서‘만’ 볼 수 있는 형식과 방법적인 면에서 ‘창의성’에 대한 감상이었어요.

 

물론 이 혼종이 작가님이 발을 담그려고 하시는 판타지 장르소설 시장에서 소위 먹힐지? 대중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판타지’ 향유자도 아닌 저라는 개인이 예측하기란 당연히 어렵고요.

사실, 회빙환, 이세계물 일색인 시장에선 공식이 정해져 있을 정도잖아요. (그래서 구성이나 세계관에 대한 언급은 생략할게요. 그건 작가님보다 잘 모를 걸요?)

 

 

다만, 제 기준에서 판타지 장르를 다루는데 이렇게 무드와 정서에 공을 들인 작품은 또 처음 보네요.

게다가 사건을 풀면서도 내면의 흐름 위주의 서사가 여기 저기 배치 되어 있네요. 개성 있어요.

또한, 전 소설 작가도 웹소설 작가도, 뭣도 아니지만 표현이라는 방식에서 글도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작가님의 글에서 요행이 없는 강직함, 문장마다 그게 보이니 참 신기했어요. 개취로 전 미학적인 문장을 참 좋아하고 동경하는데요. 그 지점의 제련도?가 상당하시다고 느껴졌어요.

 

이 글을 다 보고나니, 제 눈 앞엔 고개를 빼고 나뭇잎의 무늬를 들여다보는 창작자가 보이더라고요.

 

다들 우와아- 소리 지르며 숲에서 정신없이 한 방향으로 뛰어갈 때, 주변을 둘러보면서 천천히, 그리고 집요하게 살피는 소수의 사람.

저는 그런 스타일도 반드시 시장 안에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익명의 일인입니다.

그래야만 계속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나오게 되고 그게 더 창작자들에게 이로운 길이 되니까요.

정말 멀리 보면 그래요. 그러니까, 작가님의 글에 별명을 붙인다면 이렇게 하고 싶어요.

 

감수성의 판타지

 

아, 제가 중간 중간에 깜짝 놀란 지점은 캐릭터가 야성을 드러낼 때 꾹- 눌러버리는 표현이었어요. 이건 절제? 라고 말해야 하나? 감성의 정제, 라고 해야하나? 뭔가 그 스타일이 참 신기했어요. 예로, 저는 같은 지점에 맞닿으면 장면의 극성, 인물의 감정을 최대치로 높여서 카타르시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거든요. 그 방식은 제 글을 보고 ‘아 좋다’ 하실 분들은 그런 기술을 즐기실 거라고 여기므로 철저히 그렇게 스위치해버린 의도적인 부분이 있어요.

전 광대의 글쓰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요. 코미디언처럼 사람 웃기고 싶은데 체면이 어디에 있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전 제 타겟만 생각하면서 글을 쓸 때가 있어요. 너무 편협하고 좁긴 하지만…

 

여튼, 세상엔 정말 다양한 창작자와 작품이 있는 거 같아요. 그쵸.

판타지 바보의 총괄적인 감상은 이 정도로 할까요? 완전 엉뚱한 소리들만 늘어놓은 거 같은데…

 

 

음, 제가 한번씩 다시 읽은 화는 작가님이 아시게 표기했어요. (보시면 아실 거예요.) 여러 방향, 여러 각도에서 다시 읽었는데요. 이게 또 월요일부터 연재하신다니 제가 어떤 이유로 그 지점을 다시 읽었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완결하셨을 때, 저라는 일개 독자의 의견이 궁금해지시면 물어봐주세요. (아마 캐릭터나 구조, 흐름과 연결된 부분들일 텐데요… 누가 뭐래든 그런 지점은 본인의 추구미대로 밀고 가셨으면 합니다. 연재 중인 작품에선 작가가 흔들리면 안되니까요.)

우와, 리뷰 남기는게 좀 떨리네요… 남의 귀한 자식 같은 글에… 그래도 감상을 쓴다 여겨서 인지 작가와 작품을 칼로 베듯이 분리하진 못했네요. 그건 조금 미안해요. 원래 그런 거 냉혈한처럼 잘하는데… 이거 좀 유치하게 쓴 거 같기도 하고요… ㅠㅠ

 

 

결론,

백위록 : 창백한 자의 기록, 에서 저는 (한 개인의 취향으로) 문학적인 지점, 특히 내면, 그리고 탐미주의적 문장과 보여지는 묘사에 대단히 충실하신 게 엿보여서 무척 기뻤고 역동적인 씬도 잘 즐겼습니다. 내면의 흐름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어서 감수성의 판타지라고 제 멋대로 말씀드려본 건데요. 앞으로 진행되는 시리즈에서 작가님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자신만의 개성으로 정말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되기를 바래봐요.

 

제목으로 붙이신 ‘섬세함의 질병’이 반드시 축복의 개성이 되기를!

아니다, 이미 되신 거 아닌가? :clap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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