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도 운명도 선택도 없는 이야기가 주는 아쉬운 위안 공모(비평)

대상작품: 운명이 사라진 문명 (작가: 박윤윤, 작품정보)
리뷰어: 노르바, 2시간 전, 조회 6

[줄거리]

 

1. 사건 진행의 속도 – 느린 침강과 급격한 추락

 

2. 주인공의 감정 곡선 – 하강에서 더 깊은 하강으로

 

3. 죽을라 그러면 꼭 악착같이 살려내는 무언가

 

4. 아쉬운 단점

 

5. 정직한 절망이 주는 위안

이 소설에는 희망이 없다. 구원도 없고, 해방도 없고, 해피엔딩도 없다. 수영은 여전히 수조 안에 있고, 노파들은 여전히 속박되어 있고, 태엽은 계속 돌아간다.

그런데도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묘한 위안을 느낀다. 왜일까?
아마도 작가가 우리의 고통을 정직하게 인정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열심히 살면 나아질 거야”, “의미를 찾을 거야”라는 거짓말 대신, 작가는 말한다. 그래, 삶은 지루하고 무의미하다. 우리는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살도록 강요받는다. 이것은 부당하다. 운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운명이 없어진 세계에서도 우리는 선택권이 없을 것이다.
이 인정 자체가 위안이다. 수영처럼, 노파들처럼, 수조 속 모든 혼들처럼, 우리 모두는 같은 고통 속에 있다. 결국 운명도, 의미도 없다. 남은 것은 그저 살아가는 것뿐이다. 거짓된 희망이 아니라, 정직한 절망을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어차피 살아갈 거잖아요”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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