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지구인 정식 한상>이라는 소름 돋는 제목만큼이나 지구인을 잡아 외계인에게 식사를 제공한다는 무시무시한 설정. 그치만 그러한 설정과 파충류와도 같은 외계인이 등장하는 배경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이 소설은 어쩐지 SF보다는 로맨스에 가까운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스파이로 의심하며 접근하게 된 여자 주인공 선아, 그리고 인간들의 문화에 대해 정확하게는 잘 모르는 외계인 자르낙, 이 둘의 조합이 어쩐지 싱그럽기도 하고 신선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설정으로 인한 살육의 과정은 그 묘사가 디테일하게 무섭게 느껴졌고, 심지어 그 과정이 실제 역사적 사건과 연결을 시켜 설정이나 배경이 너무나도 판타지 SF스러웠지만 조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기도 했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밌었던 소설입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이 소설은 각종 설정들이나 상황이 디테일해서 그 재미를 높입니다. 처음에는 왜 하필 배경을 1990년대 한국의 구로공단으로 잡았을까, 의아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중후반부에서 그 배경의 실마리가 풀리며 감탄을 자아내게 되더라구요. 이 사건을, 이렇게 연결시킬 수 있구나 하고 말이죠.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는 한국, 그리고 애초에 너무나도 명확한 계급이 나뉘어져있는 외계사회, 어쩌면 하층민과도 같은 둘의 만남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따땃한 감정이 피어오르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불안하면서도 웃음을 짓게 되더라구요. 그저 자신을 계속 쳐다본다는 이유만으로,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라는 이유로 여주인공을 의심하는 주인공의 오해 또한 어느 순간 귀엽게 보이기도 했고요. 전쟁터에서도 사랑이 꽃핀다는 말이 이 소설에 잘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자르낙, 아니 진수가 저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자신의 사랑이 멜라를 향해있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저는 선아와의 관계에 한표를 던져봅니다
에필로그에서의 여운도 그렇고 말이죠. 저에게는 이 소설이 한 편의 느와르 로맨스와도 같았어요.
또한 이 소설은 재밌는 드라마의 요소 또한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층민으로서는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한채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다가 결국 진실을 알게 되어 저항하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당하며 진실의 배후에 있던 악인은 처단당한다는 그런 요소 말이죠. 전체적으로는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어서 자르낙, 아니 외계인들의 이미지만 잘 살릴 수 있다면, 이 소설을 영상화해도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만큼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소설이었습니다.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독특한 설정, 흥미로운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들..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 재밌는 SF 소설이었습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로맨스적 요소까지도 저는 정말 좋았어요. 읽다보니 어느새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소설을 달리듯 읽는 제 자신을 발견했을 정도로 재밌었답니다.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