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없는 세계의 비행기가 그리는 청사진 공모(비평)

대상작품: 대지를 딛고자 날개를 꺾어버린 죄로 (작가: 래온, 작품정보)
리뷰어: Campfire, 4시간 전, 조회 3

이 작품은 쓰고자 하는 테마를 전달하기 위해 다소 많은 과학적 개연성을 희생한 것으로 보인다.

SF에 과학적이지 않은 요소가 등장해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읽는 편이지만, 이 작품의 경우 작품의 완성도를 깎아 먹을 정도로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작품에 온전히 몰입하기 힘들었다. 그 중 몇 가지를 꼽아봤다.

1.쓰레기를 우주선에 실어서 우주로 버리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다.

2.태양 에너지를 급격하게 흡수하여 ‘폭주’하고 통제 불능이 되는 모습은 현실적인 에너지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다.

3.인간의 식도처럼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시스템이 안드로이드에게 필요한지 의문이다.

4.윌슨은 자신이 인간이 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며, ‘나는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인간이다. 인간으로서 같은 인간을 기다린다’와 같이 자기 최면적인 독백을 통해 정체성을 변화시키려 한다. 안드로이드가 인간으로 정의될 수 있는지는 과학적, 철학적, 생물학적 관점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인데 작품의 핵심 테마라기엔 가장 중요한 부분을 피상적으로만 다뤘다.

5.‘에너지가 얼마 남지 않아, 저는 기다리는 방법 대신 맨몸으로 우주를 떠돌아 지구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에너지가 많이 있을 때에야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소설의 테마를 비행기로 본다면 개연성이나 현실성 같은 부분은 공기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을 날 때 비행기는 공기의 저항을 받는데 역설적으로 공기가 사라진다면 비행기는 하늘을 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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