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길에서 갈라진, 혹은 큰길로 이어지는 작은 길 감상

대상작품: 샛길 (작가: 김현재,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4시간 전, 조회 0

언젠가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의사보다는 수의사가 생존할 확률이 더 높다는 글을 본 적 있습니다. 수의사는 언제나 환자에게 물릴지 모르는 직업이라 자기를 물려는 존재에게 더 익숙하다는 게 근거였죠.

그런 의미에서 이주 행성으로 떠나는 마지막 우주선에, 그것도 정규 일정이나 예약한 게 아니라 본의 아니게 막차를 탄 데다가, 심지어 예정보다 일찍 냉동 수면에 깨어났다는 작품 소개는 제게 꽤 불길하게 다가왔습니다. 그걸 뒷받침하듯 작품 첫 문장조차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다 좋았다.’인데 제가 어떻게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우주가 얼마나 생존하기 힘든 장소인지, 인간이 모르고 어떤 존재가 인간을 처음 만나 그만 ‘서툴게’ 반응하고 마는지 저는 여러 작품을 거치며 많이 봐 왔단 말이에요…. 익숙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 의태인 거죠? 그렇죠?! ‘샛길’이라는 제목도 정상적인… 계획된… 의도한 삶에서 타의로 인해 멀어지고 마는 걸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쓰고 보니 최근에 안 좋은 일이 있었거나 힘들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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