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탄 괴담은 아니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나폴리탄 괴담류의 절제미가 느껴지는 좋은 이야기 공모(감상)

대상작품: 특실 손님 (작가: 용복, 작품정보)
리뷰어: 주디스, 6월 1일, 조회 52

<특실 손님>은 작품 소개에도 나와있다시피, ‘세이레 산후조리원’이라는 공간을 중심에 두고 있는 호러 장르 소설입니다.

산후조리원……. 제가 호러 컨텐츠를 다 꿰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자주 볼 수 있는 공간적 배경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끌림을 느꼈었어요.

임신과 출산을 겪은 사람이 요양하는 병원? 아기의 건강을 돌봐주는 병원? ……은 전세계의 호러 작품에 두루 나오고 있지만, 정확히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배경으로 삼는 경우는 잘 없으니까요.

익숙한 듯 하면서도 호러 장르에서 아직은 흔히 나오는 배경이 아니다. 그 미묘한 간극이 이 작품을 읽게 만들었습니다.

만약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그래서 친밀하게 느껴지는 호러를 원하는 분이 있다면 <특실 손님>은 아주 재밌을 거라 예상합니다.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 만큼, 이 작품은 주인공 부부의 임신/출산/산후 조리 과정 등을 필요한 만큼 상세히 그려내고 있는데요.

첫 출산인데다 아기도 예정일보다 지나치게 일찍 태어난 상황. 이것만 해도 몸도 마음도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 때문에 생겨나는 부부간의 갈등, 그리고 외부에서 닥쳐오는 각종 한국적인 시련은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이러한 묘사들을 읽다 보니 어느덧 저 자신이 소설을 보고 있는 거라는 감각조차 흐려지고, 누군가에게 실제로 벌어진 사건 기록을 보는 듯한 기분이 되어있더군요.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이 와중에 주인공은 산후조리원에서 이상 현상까지 목격하게 됩니다.(?!)

위에서 말한 치밀하리만치 현실적인 묘사가 이 흐름과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배경 묘사도, 이상 현상에 대한 인물들의 반응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보니 그 이상 현상조차도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더더욱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이상 현상을 또렷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어째선지 주인공 뿐이라, 다른 인물들은 좀처럼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하지 않습니다.

주인공 시점을 따라가는 독자로선 자연스레 안타까워지고, 더 몰입하게 됩니다. 호기심도 들고요. 과연 이런 상황을 주인공은 어떻게 타개해나갈까? 아내와 아기를 무사히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덩달아 궁금해지니까요. ‘아니 그전에, 이 이상 현상은 대체 뭘까?’

<특실 손님>은 이 이상 현상이 대체 무엇인지, 왜 생겼는지에 대한 답을 후반부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직접 읽어보세요! 13화로 구성된 장편입니다. 아주 긴장감이 넘치고 재미있습니다.

어쨌든 사건에 나름의 명확해보이는 인과가 설정되어 있으므로, 이 작품을 나폴리탄 괴담류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재밌게 완결까지 읽고, 며칠이 지나고 나니…… 문득 뒤늦게 이런 의문이 들더라고요.

왜 주인공만…… 그렇게 또렷하게 이상 현상을 볼 수 있었던 걸까요?

주인공은 이상 현상과 어떤 특별한 연결점이라도 갖고 있었던 걸까요? 하지만…… 주인공이 직접 출산한 건 아니고 출산한 사람은 아내인데……? 아 뭐지……??

이에 대해서 <특실 손님>은 따로 이유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과감하게 생략되어 있습니다.

생략한 덕분에 전개가 깔끔해진데다가 여백까지 상상할 수 있게 되어서 더 좋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의외의 멋진 여운도 남긴 작품이었습니다.

먼저 작가님께, 재밌는 작품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모두들 산만한 리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혼자 궁금할 순 없으니까 다들 읽고 함께 궁금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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