昔物語を見たまふにも、やうやう人のありさま、世の中のあるやうを見知りたまへば 공모(감상) 이달의리뷰 공모채택

대상작품: 겐지 님을 부탁해 (작가: 지오토, 작품정보)
리뷰어: 난네코, 6월 1일, 조회 53

昔物語を見たまふにも、やうやう人のありさま、世の中のあるやうを見知りたまへば

옛이야기를 읽으면 차츰 인간사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 되기에

 

 

 

 

 

 

목차

1. 먼 미래의 여성 안드로이드

2. 히카리 겐지와 1020년대 교토 궁정

3. 마치면서

 

 

 

 

 

 

1. 먼 미래의 여성 안드로이드

 

(p. 6) “…나 같은 안드로이드에게까지 성병 페트리 접시 같은 성기를 휘둘러대진 않았다. 아, 딱 한 번 여성으로 디자인된 안드로이드는 ‘그곳’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성추행’을 했고 해당 안드로이드가 고발을 했지만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는 성적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판결만 나왔을 뿐이었다.”

(p. 34) “…끔찍했다. 무엇보다 겁이 나는 건 내가 어떤 인간의 손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범죄조직의 손에 넘겨져서 살인병기가 될 수도 있었다. 가장 끔찍한 것은, 입에 담기도 싫지만, 섹스돌로 소비되는 것이었다. 하여튼, 인간들이란.”

 

<겐지 님을 부탁해>는 먼 미래인 2999년 12월 31일이 배경인 판타지 SF 소설입니다. 작중 배경은 2024년에서 수백년이 지난 미래지만, 여성에 대한 성차별은 변함이 없어서, 권력을 가진 남성 독재자는 심한 여성 편력을 가지고 있고, 여성의 외형을 가진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인간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합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먼 미래라고 하여, 사회적인 이슈가 완전히 해결된 유토피아는 아닌 것이죠. 지오토 작가님의 작품들은 여성으로서 겪는 성폭력과 성차별 및 여성주의적인 메세지가 담겨있어서 눈여겨 읽게 됩니다.

<남자 아이를 울려선 안 돼>, <때죽나무 열매>, <원치 않는 힘>, <운명의 수레바퀴>, <겐지 님을 부탁해>까지 총 5개의 작품들을 여러번 되새김하여 반복해서 읽다보면, 지오토 작가님의 글에선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 1939년 11월 18일~현재)가 떠오르기도 하고, 공지영(孔枝泳, 1963년 1월 31일~현재)이 생각나기도 하며, 기리노 나쓰오(桐野夏生, 1951년 10월 7일~현재)가 연상되기도 하고,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년 1월 9일~1986년 4월 14일)의 의지를 잇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지오토 작가님의 작품들은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봤을 때 여성에 대한 성폭력, 여성에 대한 성차별 등등 여러가지 이슈를 논의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아합니다. 정작, 지오토 작가님은 일부러 페미니즘 관점으로 쓰려는 생각은 없는데 글을 쓰다보면 항상 페미니즘 이슈가 들어가는 소설을 쓰게 된다고 답하셨습니다. 저는 창작자가 작품을 창조할 땐, 무의식의 세계로부터 창조의 원재료가 생성되어서, 작가라는 중간과정을 거치고, 작품이라는 결과물로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물론, 근거가 있는 믿음은 아닙니다. 제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설일 뿐이지요.

작품으로 돌아가서, <겐지 님을 부탁해> 세계관 속에선 여성형 안드로이드들이 현실의 리얼돌과 비슷하게 성착취를 당하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리얼돌과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인간이 아니라 사물입니다. 그런데,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사물이에요. 인간 남성이 성적인 욕구를 해소할 목적으로 성착취를 하여도, 법리적 해석으론 무죄라는 것입니다. 인간 남성이 암컷 진돗개를 성폭행하면 판사는 재물손괴 및 동물보호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합니다. 암컷 진돗개는 생물이고, 인간과 가까운 반려동물이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리얼돌과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무생물이며, 각각 실리콘과 기계부품으로 만들었습니다. 도덕적 가치, 사회의 윤리적 규범, 법리적 근거, 판사의 판단 등에 따라, 리얼돌과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인간에게 성폭행을 당해도 그것이 범법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시를 들겠습니다. 1886년에 출간된 오귀스트 드 빌리에 드 릴라당(Auguste de Villiers de L’Isle-Adam, 1838년 11월 7일-1889년 8월 19일)의 장편소설인 『미래의 이브(L’Ève future)』에서 여성형 안드로이드는 감정을 가졌지만, 인간 남성에게 타자화되며 여성-기계로서 인간 남성의 욕망이 투사된 존재입니다.

 

1.

Je vais vous démontrer comment je puis me saisir de la grâce même de son geste, des plénitudes de son corps, du timbre de sa voix, du ployé de sa taille, de la lumière de ses yeux, du reconnu de ses mouvements et de sa démarche, de la personnalité de son regard, de ses traits, de son ombre sur le sol, de son apparaître, du reflet de son Identité, enfin.

그녀의 단아한 몸놀림이나 풍성한 신체, 살결의 향기로움이나 음색, 보들보들한 몸, 빛나는 두 눈, 그녀만의 몸가짐과 걸음걸이, 개성 있는 그녀의 눈빛과 표정, 지상에 어리는 그림자, 겉모습 등, 즉 그녀가 가진 ‘정체성’의 반영물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를 수학적으로, 그것도 바로 이 자리에서 ‘과학’이 현재 가지고 있는 놀라운 수단들, 어쩌면 오싹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확실한 수단들을 동원해서 증명해 보여드리겠습니다.

 

2.

Si l’Artificiel assimilé, amalgamé plutôt, à l’être humain, peut produire de telles catastrophes, et puisque, par suite, à tel ou tel degré, physique ou moral, toute femme qui les cause tient plus ou moins d’une andréide, ― eh bien ! chimère pour chimère, pourquoi pas l’Andréide elle-même?

만약 ‘인공’이 인간에 동화되어, 아니 그보다는 ‘인공’이 인간과 혼합되어 그런 재난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이런 재난들을 일으키는 모든 여자들이 다소간 안드레이드와 상통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좋다! 공상에는 공상이다. 그렇다면 왜 안드레이드가 그걸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3.

Ses paroles, son regard, son beau sourire, sa voix, sa personne même, telle qu’elle fut en cette heure, ne vous suffiraient-ils pas ? […] Celui qui aime ne redit-il pas, à chaque instant, à celle qu’il aime, les deux mots si délicieusement sacrés qu’il lui a déjà dits mille fois ? Et que lui demande-t-il, sinon l’écho de ces deux paroles, ou quelque grave silence de joie ? / Et, en effet, on sent que le mieux est de réentendre les seules paroles qui puissent nous ravir, précisément parce qu’elles nous ont ravi une fois déjà.

그녀의 말, 그 눈길, 그 아름다운 미소, 그 목소리, 그녀 그 자체, 그때 그녀의 모습 그대로라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 사랑을 하는 남자는 끊임없이 사랑하는 여자를 향해, 이미 몇 천 번이나 속삭인 달콤하고 귀중한 사랑해라는 말을 ‘되풀이’하지 않습니까? 그 때 남자가 여자에게 원하는 것이 사랑해라는 응답 혹은 기쁨에 넘친 침묵이 아니라면 무엇이겠습니까? / 사실 우리는 우리를 기분 좋게 해줄 말들만 ‘계속 듣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바로 그 말이 이미 한 번 우리를 기쁘게 해주었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오귀스트 드 빌리에 드 릴라당은 『미래의 이브(L’Ève future)』에서 안드로이드의 형상을 창조해냈으며, 안드로이드는 자의식을 갖고 있고, 스스로 목적을 설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자율적인 존재이기도 하며, 『미래의 이브(L’Ève future)』는 동시대첨단의 과학기술을 상상력의 소재로 이용해서 궁극적으로 과학기술 만능시대에, ‘인간적인 것’ 이 무엇인지 그 조건에 대한 풍부한 성찰과 인간 사회에서 제기되는 이슈들을 다룹니다. <겐지 님을 부탁해>에서도 주인공이자 여성형 안드로이드 ‘카멜리아’는 감성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인간보다 더 인간답다는 느낌을 받아서 재미있었어요.

 

 

 

 

 

 

2. 히카리 겐지와 1020년대 교토 궁정

 

(p. 52) “새카맣게 긴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색색의 옷을 덧입고 얼굴에 하얗게 분을 칠한 소녀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저 소녀는 누구고 왜 1020년대 일본 궁정에서 쓰던 말을 하는 거지?”

(p. 69) “사방은 벽이 아닌 문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그 문에는 검정색 종이에 금박을 칠한 그림이 붙어 있어서 마치 벽인 것 처럼 보이게 해 놓았다. 그리고 휘장이 드리워져 있었다.”

 

<겐지 님을 부탁해>에서 주인공 ‘카멜리아’는 1020년대 일본 교토, 히카리 겐지의 육조원에서 깨어납니다. 『겐지 이야기(源氏物語)』의 주인공인 히카리 겐지는 여러 여성들을 거느리는 바람둥이 남성 캐릭터입니다. 마찬가지로, <겐지 님을 부탁해>에 등장하는 독재자, 루카스 포셋도 여성편력이 심한 인간 남성입니다. “소맷자락 젖는 진흙탕물인줄 알면서도 그 속에 발을 내딛는 촌부와 같은 저는 자신의 불운이 사무치게 느껴집니다(袖ぬるるこひぢとかつは知りながら下り立つ田子のみづからぞうき).”

혹은 “황폐한 저택의 밤이슬로 흠뻑 젖은 뜰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못지않게 숨죽여 울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마치 옛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荒れたる家の露しげきをながめて虫の音に競へる気色、昔物語めきておぼえはべりし).” 또는 “봄날의 밤에 어둠은 어찌하랴 매화꽃 빛깔이야 보이지 않아 향기는 숨겨지나(春の夜の闇はあやなし梅花色こそ見えね香やは隠るる).” 이처럼, 1020년대 교토 궁정에서는 와카처럼 문학적인 말을 사용합니다. 시적인 운율과 노래가락처럼 아름답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련된 시각자료도 첨부하겠습니다.

 

[Figure 1] Ryūjo (Tatsujo) (Japanese, active late 16th century), Illustrated Handscrolls of The Tale of Genji (scroll 2, section 22)Five handscrolls; ink and color on paper (illustrations); ink on paper (texts), 31.8 × 1063.1 cm, painted by 1594,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2] Ryūjo (Tatsujo) (Japanese, active late 16th century), Illustrated Handscrolls of The Tale of Genji (scroll 3, section 12)Five handscrolls; ink and color on paper (illustrations); ink on paper (texts), 31.8 × 1063.1 cm, painted by 1594,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3] Ryūjo (Tatsujo) (Japanese, active late 16th century), Illustrated Handscrolls of The Tale of Genji (scroll 4, section 6)Five handscrolls; ink and color on paper (illustrations); ink on paper (texts), 31.8 × 1063.1 cm, painted by 1594,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4] Ryūjo (Tatsujo) (Japanese, active late 16th century), Illustrated Handscrolls of The Tale of Genji (scroll 5, section 16)Five handscrolls; ink and color on paper (illustrations); ink on paper (texts), 31.8 × 1063.1 cm, painted by 1594,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5] Tosa School, Scenes from The Tale of Genji (album a, leaf 5)Pair of albums (accordion fold) with 54 illustrations; ink & color and gold on paper, 21.8 × 20 × 6.3 cm, painted by early 17th century,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6] Tosa School, Scenes from The Tale of Genji (album a, leaf 21)Pair of albums (accordion fold) with 54 illustrations; ink & color and gold on paper, 21.8 × 20 × 6.3 cm, painted by early 17th century,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7] Tosa School, Scenes from The Tale of Genji (album b, leaf 7)Pair of albums (accordion fold) with 54 illustrations; ink & color and gold on paper, 21.8 × 20 × 6.3 cm, painted by early 17th century,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Figure 8] Tosa School, Scenes from The Tale of Genji (album b, leaf 23)Pair of albums (accordion fold) with 54 illustrations; ink & color and gold on paper, 21.8 × 20 × 6.3 cm, painted by early 17th century,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3. 마치면서

제가 심사 탈락, 면접 탈락, 서류 탈락 등 여러가지 실패의 경험들로 인해 정신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느라 글을 적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었습니다. 어찌저찌 리뷰글로 54매를 작성하긴 했지만, 지오토 작가님께 선보이기에 개인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오토 작가님의 소설은 제가 항상 구독해서 열심히 읽고 있사오니, 절필하지 마세요! 대작가 대문호 지오토 작가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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