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시렸던 겨울이었다.
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당신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시렸던 겨울이었다” 소설의 이 첫 문장을 읽고 나서 이미 저는 이 소설에 반해버렸던 것 같습니다. 당신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서, 시렸던, 겨울이라니. 이별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 문장에서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 이 소설을 마지막까지도 애틋하고 시리고 아름답고 또 좋았습니다.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이 책을 읽는 내내 제가 한때 좋아했던 이도우 작가님의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어딘가 조금은 안쓰럽고, 궁금하고, 설레고, 그러면서도 겨울의 따뜻함이 생각나는 그런 소설말이죠. 이 소설은 75장의 짧은 소설이지만 이 모든 감정들과 분위기를 문장 하나 하나에 다 녹여, 독자로 하여금 그 느낌을 온전히 다 느낄 수 있도록 그려낸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장 하나 하나 놓칠 문장이 없었습니다. 한 문장을 읽고 감명을 받으면, 또 그 다음 문장을 읽고 감명을 받고 또 곱씹어보고 마음에 담느라 천천히 감상을 하게 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뒷 내용이 궁금해서 마음은 급해졌던 그런 소설이었죠.
문장만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 소설은 상실과 이별, 그리고 마음의 성장, 치유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심지어 상실이란 것은 주인공인 선혜에게 슬픔이 아닌 죄책감의 감정을 남기게 됩니다. 이 죄책감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못하고, 선혜 혼자서 온전히 감당하게 되는 그런 감정이었죠. 그러다 어느날 문득 선혜에게 다가온 현서. 현서 또한 선혜에게 또 다른 상실과 이별의 상처를 남길 것만 같았습니다. 독자로서 저는, 어쩐지 선혜에게 이입을 해버린채 현서마저 그저 떠나버리면 선혜가 더이상 일어나지 못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현서가 중간에 왠지 밉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물론 결론적으로 선혜는 현서를 통해 위로를 받고 감정적인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현서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조금 엉망진창인 듯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선혜가 혼자서, 오롯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려는 모습에 응원을 하게 되기도 했죠. 버텨내는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려는 선혜의 모습을 보았을때 선혜가 우려보다 강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좋았습니다. 상실을 겪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주변에서의 상실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했을 때, 저라면 많이 무너져버렸을 것 같았거든요. 그치만 역시 선혜와 현서의 관계를 보며 결국 우리 모두는 약한 사람이든 강한 사람이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며, 그것이 사랑이 되었든 우정이 되었든 선의가 되었든 우리 서로를 통해 위안을 받고 치유를 받는 존재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되었죠.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마음이 잔잔하게 몽글몽글 해졌던 소설이었습니다. 로맨스를 즐겨 읽지 않는 독자에게도, 이 소설은 잔잔하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다보니 끝까지 읽게 될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읽다보면 문장에 반해버려서 점점 천천히 읽어내려가게 될 지도 모르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