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의 내 모습을 들킨 것 같은 ‘잠자리의 번뇌’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불면 (작가: 유별한, 작품정보)
리뷰어: youngeun, 23년 10월, 조회 19

몸은 피곤한데 쉽게 잠이 들지 않는 날들이 있다.

양 한 마리, 두 마리를 세어가며 잠이 들고자 갖은 노력을 다 해봐도 소용없는 그런 날.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일부러 잠을 자지 않은 채 버티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누군가에게 잘못된 언행을 하지 않았는지 과거의 내 모습을 점검하고 곱씹어보는 과정들과

내일, 모레,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 등 많은 이유들 중 하나이지 않을까.

 

이 작품에서 나오는 주인공 또한 ‘행복하게 살라 하셨다.’ 라는 엄마의 말을 시작으로

행복의 의미, 학교생활, 내가 가장 행복했을 때, 친구들과 있었던 일, 내가 가게 될 대학교 등

떠오르는 생각들이 꼬리의 꼬리를 문 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 작품을 보며 가장 공감된 문구가 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많이 웃는 것. 예의를 차릴 정도로만 돈이 많은 것. 아, 그걸 살까. 그렇지만 돈이 없다.

숙제 없이 마음 편히 쉬는 것. 휴일이 다닥다닥 붙인 것. 내일도 학교에 가야 한다.’

중학교 시절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해 봤을 법한, 그리고 실제 잠이 들기 전 앞뒤 분간 없이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 표현한 부분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중학교 시절 가장 민감한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 친구들 이름과 얼굴을 떠올리고 부끄러웠던 상황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글을 읽는 나조차도 얼굴이 뜨거워지는 묘사가 인상 깊고 공감되었다.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처음으로 떠올린 문장은 ‘생각이란 참 신기하다.’였다.

평소에도 자주 떠오르고 의식했던 생각들이 어느 순간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 속 감정들까지 건든다.

그 감정을 마주하면 고통스럽고 부끄럽기 때문에 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감춰두었던 것들까지도.

해가 떠있는 낮에는 사람 뒤 그림자처럼 모습을 감춰왔던 것들이

밤이 되는 순간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하나의 인물로 자신의 실체를 드러낸다.

새벽엔 감성이 풍부해지고 사람의 마음이 약해지는 이유와 관련이 있을까.

 

잠이 들지 못할 정도로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상상 속에 빠져 허우적대지만 나는 알고 있다.

지금 당장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것.

과거는 후회, 미래는 걱정이고 그 사건을, 나를 마주해야만 답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나의 잘못, 나의 언행, 부끄럽고 후회하는 내 모습은 오로지 나만 감싸줄 수 있으니까.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나만의 노력이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은 결국 나의 삶을 잘 살기 위한 나의 다짐이지 않을까.

 

나의 생각 또한 정답은 없지만 잠이 오지 않는 이유 증 가장 큰 부분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오늘 하루가 1%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혹시나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주인공과 그리고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면 말해주고 싶다.

‘오늘 너의 하루는 완벽하고 빛났다. 넌 괜찮은 사람이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다.’ 라고.

스스로를 토닥여가며 잠을 이룬다면

개운해진 몸을 이끌고 좀 더 나은 하루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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