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속에서도 남아 있는 희망의 목소리. 공모(비평) 공모채택

대상작품: 네버마인드, 지구 (작가: 헤이나, 작품정보)
리뷰어: 향초인형, 20년 9월, 조회 96

「 네버마인드, 지구」의 배경이 코로나 이후의 지구로 설정되어 코로나를 겪는 지금 세계에서 조금씩 제기되고 있는 환경 오염 문제가 시의적절하게 표현되어 있는 점이, 소설의 시사적인 점을 부각시켜 소설이 현실의 재창조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환경 오염 때문에 미래세대가 결국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미지의 생활을 겪어나가야 할 필연적인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점도 현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음악에 대한 취향이 일관성 있게 묘사돼서 주인공인 지희라는 캐릭터를 더 감성적이고 흥미롭게 유도한다고 느꼈습니다.

샹송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도 신선하고 두 줄의 가사가 특히 소설 전체의 메시지를 살짝 엿보게 하면서 소설의 전개를 끌어가는 동력으로 활용된 점도 좋았습니다.

특히 SF소설상 우주선에서의 생활을 가상으로 상상해야 되는데 묘사도 구체적이고 로봇이나 선원들의 대화 그리고 우주선에서의 음식에까지 디테일한 설정이 치밀해서,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재밌었습니다.

선원과 민간인 사이의 서먹한 관계 구도도 입체적으로 변해가면서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기계승무원인 에드와의 대화를 즐거워할 정도로 지희가 외로움을 느끼고 친밀한 인간 관계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과정이 인간이 가진 외로움이란 본질을 슬프면서도 성찰할 수 있게 해주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지구에 대한 미련이 남아 냉동수면을 거부했던 사실이 서서히 진행되는 이야기를 따라 드러나서 메시지에 대한 전달력이 천천히 스며들어 공감이 더 쉬웠습니다.

지구에 남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에 간직함으로써 마침내 냉동수면을 결심하기까지 전개되는 부분에서야 엄마와의 이별이 너무 건조하게 그려진 것이 아닌가 하던 의혹이 해소되었습니다.

마지막 리처드의 테이프를  통해서 엄마를 더욱 그리워하며 엄마가 남긴 말을 가슴에 담고 새로운 페니안에서의 생활을 긍정하며 끝내는 결말이 디스토피아의 세계 속에서도 한가닥 희망을 인류에게 남기는 것 같아 특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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