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반려를 죽이고 그 시체를 태운채 어디론가로 질주한다.
허나 이것은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사람의 이야기 또한 아니다.
처음 이야기를 접하며 뭔가 스릴러물인가 생각했는데
글을 읽어나가다보니 이것은 주인공인 제이크 나름의 속죄이자
죽은 연인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사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방법은 여전히 소름끼치지만요.
아마도 SF의 개념이 공상과학으로 치부되지 않는 시대이기에 가능한 발상이겠지요.
주인공은 나름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수단은 죄다 사용합니다.
인간의 도의를 저버리더라도 해야만 하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결국 그러한 댓가를 치룬 연후에 그는 원하는 만남을 이루어내지만, 그가 바라던 모든 것은 거기에서 그치고맙니다.
그에게는 계획이 있었지만 상대에게도 계획이 있었거든요.
언제나 개발자는 버그를 대비하는 법.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도달하여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결말대로 갔다면 발생했을 이야기 중간의 의구심을 날리는 한편
동시에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괜찮은 결말로 연결해주었습니다.
다 읽은 뒤엔 그런 결정을 내려야만하는 아버지의 마음에 대해 잠깐 생각해보게 되는데,
참으로 이것이 부정이구나…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서워 울며 품 안에 뛰어는 아이에게 그건 그저 꿈일 뿐이고 모든 게 다 괜찮아질거라며
침대로 돌려보내 다시금 꿈나라로 돌아가게끔 하는 건 모든 아빠의 의무니까요.
개인적으로 초반의 긴장감으로 시작해 중간의 장치를 이용해 한 번 뒤틀고,
마지막에 결말로 진하게 남기는 여운이 괜찮았습니다. 몰입감도 괜찮은 편이었구요.
다음에 작성하실 글이 무엇이시건, 기대되는 글이었습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