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공정한 사회일까? 영화 내부자들의 이병헌의 대사처럼 대한민국에도 정의 같은 달달한 것이 남아 있긴 한 것일까? 먼저 공정함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원숭이와 코끼리, 물고기로 이루어진 집단에게 공정해야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나무에 오르는 똑같은 과제를 부여한다면 과연 공정한 것일까? 우리는 모두 선천적으로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고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후천적으로 재능을 계발한다. 만약 우리가 물고기의 재능을 나무에 오르는 것만으로 판단한다면 물고기는 일생을 자괴감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공정한 사회는 원칙의 공정성과 절차의 공정성이 준수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공정한 사회는 원칙을 기준으로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여야 한다. 사회 구성원이 합의하여 만든 게임의 규칙이 존재해야하고 그 룰을 통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공정한 혜택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원칙의 공정성을 뒷받침해줄 투명한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6년 동그라미재단의 기회불평등 조사에 따르면 62.6%가 우리사회는 공정하지 않다고 답하고 있다. 공정하다고 답한 사람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노력 보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헬조선‘, ‘N포세대‘, ‘수저계급론‘ 등 늘어나는 신조어는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헬조선‘과 함께 거론되는 ‘노오력‘이라는 신조어도 존재한다. ‘노력‘과 ‘노오력‘은 엄연히 다르다. ‘노력‘이 달성가능한 목표를 위해 개인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노오력‘은 개인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목표 그 이상을 요구한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달성할 수 없는 목표치를 설정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그것을 개인의 능력과 태도, 열정의 부족으로 돌리는것… 이것이 ‘노오력‘의 실체다.
자각몽 (Lucid dream)은 타임 리프 (Time Leap)와 더불어 판타지 소설의 단골 소재이다. 본 소설 파수꾼의 핵심 키워드를 꼽는다면 드림워커일 것이다. 여기서 드림워커란 꿈 속을 배회하는 자 (Dream walker)를 의미하는데 소설을 읽어 나갈수록 나도 모르게 꿈이 시키는 일을 하는자 (Dream Worker)의 의미로 소설내용이 전개되길 바라고 있었다.
꿈과 현실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한창 장밋빛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주인공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꿈속을 걸을 수 없다.”는 말을 하며 현실에서 찾지 못한 이상향을 꿈속에서 찾고 있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잘 표현했듯 이 소설은 현실세계의 불공정성을 판타지라는 틀 속에서 학교로 축약해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는 없지만 주인공인 아이들이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꿈을 매개로 전진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