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바이러스의 항체는 사랑인가, 공모(비평)

대상작품: 아내의 좀비 (작가: 천변풍경,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4월, 조회 77

사랑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연애를 하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고 또 두번 다시

안볼 것처럼 매몰차게 돌아서놓고선 결국 결혼 날짜를 잡았더랬습니다..

연애를 오래하다보니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열정 넘치는 신혼생활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버린 결과인지도 모르죠, 그래도 둘이라 행복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나름 서로를 챙기고 행복하게 지냈던 거 같습니다.. 남들처럼 깨가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여유로운 신혼생활이었죠, 이런 여유에서는 서로에 대해 나름의 배려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잘 모른 체 결혼해서 느껴지는 시행착오를 그만큼 줄이는 효과가 있으니 말이죠, 서로에 대해 그만큼

많이 알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원하는 부분,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오래된 사랑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서 드러나는 지 알게되죠, 딱히 그 순간에 인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어느순간 아, 이래서 이 사람이

나에게 이런 배려와 사랑을 보여줬구나라고 알게 됩니다.. 그리곤 아이를 낳고 생활이 수고스러워지기 시작하면

그동안의 여유는 조금씩 사라지고 아이 위주와 생활 위주의 삶으로 변해가는거죠,

여전히 아내는 아름답습니다.. 누구보다 나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고 누구보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기도 하죠,

하지만 누구보다 날 증오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가깝고 너무 많은 것을 알기에 그에 대한 배신의

감정을 가질 수도 있으니 말이죠, 늘 그렇진 않겠지만 순간순간 미워질때는 잠시 외면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결혼생활의 한 방법이기도 하죠, 여하튼 그런 부부의 생활은 사랑과 증오가 가득찬 애증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좀비의 창궐로 인해 세상이 무너진 시간속에 홀로 남은 부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에 의해

묶여있죠,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보호합니다.. 묶어놓은 아내를 남편이 챙기는거죠, 이유인즉슨 남편이 아내의

친구를 사살할 때 실갱이 끝에 아내를 밀쳐 주택 옥상에서 떨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등뼈의 척추에 심한

손상을 당해 힘들어하고 자살을 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묶어놓은 것입니다..

근데 왜 친구의 아내를 사살했냐하면 좀비이기 때문이죠, 이 남자의 아내는 색맹입니다.. 색을 구별할 줄 모르죠,

그리고 좀비 바이러스는 단순한 좀비의 개념이 아닌 눈동자의 혈관 파열로 인한 붉은 눈동자로만 좀비인 지 파악이

가능한 것이죠, 좀비도 바이러스의 특징상 폭력성을 제외하고는 인간과 큰 차이가 없는거죠, 좀비는 무차별적인

폭력성에 기인하는 분노적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타인(좀비, 인간)을 모두 죽이려고 듭니다.. 좀비 바이러스는 전체

인구의 9할을 감염시켰지만 나머지 1할은 인간인 체로 남았고 이들은 좀비들이 서로 폭력적 파괴성을 중심으로 죽이고

죽이며 개체를 감소시킬때까지 숨어 지낼 수 밖에 없는 모냥입니다..
대단히 매력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좀비의 독창적 상상력은 그 확장성이 날로 새롭게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좀비의 이야기를 애정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런 독창적 좀비의 세계관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좀비이되 인간과 외형적으로는 눈동자의 색깔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르지 않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의 이야기,

그리고 이 작품은 단순한 좀비의 이야기보다는 남녀,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도 대단히 사랑스러운,,

읽는 동안에는 알 수 없는 이 부부의 삶에 대한 모양새는 상당히 아파 보입니다.. 실제로도 그러합니다만 마지막까지

읽고나면 작가가 의도한 부분과 아내의 이야기가 또다시 새롭게 보여지죠, 그리고 남편의 이야기도 흐름에 따라 우린

따라가지만 횡간에 담긴 그의 심리와 의도를 다시금 인지하게 됩니다..

단편으로서 좀비의 세상에 대한 주변상황의 설명이나 근거가 조금 부족한 면이 없진 않으나 작가가 보여주는 독창적인

좀비의 세계관과 한 부부의 모습속에서 대비적인 세상의 이야기가 무척 새롭습니다.. 저로서는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좀비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이번에 응모를 하셨는 지, 예전에 하셨는데 제가 읽질 못한건 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멋진 좀비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다보니 쓸데없는 내용이 많아졌네요, 작가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재미지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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