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맘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1. 이 소설의 장점
1) 묘사가 훌륭하다.
도시에 살면서 자연이라는 거 느끼기 쉽지 않은데 글을 읽는 동안 풀 내음 같은 걸 맡을 수 있습니다.
2) 옳음을 고민하는 감정선
주인공 관우와 천연기념물 제조가 그리고 진벽회가 서로 간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생각을 키워가며 독자들을 고민하게 하는 맛이 있습니다.
3)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소설
가장 장점이라고 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른 소설과 다릅니다. 그로 인해 자료가 별로 없었는지 설정이 두루뭉술하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충분히 더 재미있게 각색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2. 건의사항
1) 제목이 너무 착하다.
관우보다는 확실히 제조가 할아버지가 더 주인공에 가깝고 캐릭터적으로 매력이 더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 쪽의 일을 해서 천연기념물이라는 단어가 제조가와 붙으니 꽤나 어색했습니다. 지정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는 저의 고정관념이겠지요. 작가분의 고민과 노력이 소설 내내 느껴짐으로.. 아마 더 좋은 단어를 안 찾은 게 아니라 못 찾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장르에 대한 생각
저는 이 소설이 영화 미이라나 인디아나 존스 같은 탐험 물 즉 어드벤처 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가뿐한 마음으로 새로운 곳에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3) 초반에 중국 사람들이 나오는 부분
소설 초반부에 꽤나 많은 묘사와 서사가 진행됩니다. 좀 진행되는가 싶을 때 갑자기 중국 쪽 얘기가 나와서 흐름이 끊겼습니다. 끝까지 읽어본 결과 그 부분이 그 순간에 삽입되어야 하나 싶습니다. 만일 이 소설을 처음 읽는 분이 시라면 넘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4) 묘사와 서사는 ok 근데 대사는?
주인공 관우는 제조가와 진벽회 장로와의 대화로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고민 의미 등이 전달됩니다. 무대가 중국이어서 인 것 같지는 않고, 대사가 무협지 같다고 느꼈습니다. 필요 없이 어려운 한자어도 대사에 섞여있어서 ‘저런 말을 사람이 쓰고 바로 알아들을 수 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주인공 포토그래퍼 관우의 급한 성장
뭇 소설들이 쓰는 출생의 비밀이라던지 원래 잘난 인간이라던지 그런 부가 설명은 전혀 없고 공모전 차 촬영을 가서 너무 똑똑해져 버린 주인공이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소설이 어떤 목표(공모전이나 출판 같은)를 달성하기 위해서 작가님이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량의 자유가 마음속에 있었다면 천천히 성장하는 그의 모습에 더 많은 독자가 공감했으리라 생각합니다.
6) 신문보다는 더 자연스러운 연결은 어떠했을까?
주인공이 알바를 구하고자 신문을 펼쳤고 장난삼아 광고를 낸 제조가를 만났다. 이것보다는 관우가 공모전을 준비하기 위해 더 특별한 곳을 찾던 중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숲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조가를 만나는 부분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고집 있고 용기 있는 관우가 제조가의 파괴 행동에 화내고 설득하고 모습이 그려지네요.
3. 읽고 나서 제 글에 적용하고 반성한 점
1) 80억에 관해.
제가 쓰고 있는 소설에도 주인공이 80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 이 정도면 인생 쓸데없이 살아도 되겠다’ 했던 금액이죠. 쓸 때는 몰랐는데 보는 입장이 되니 액수를 보자마자 몰입이 깨졌습니다. 제 소설에 그 부분을 지우고 맥거핀 쪽으로 수정했습니다.
2) 엔딩에 관해
저는 제 소설의 엔딩을 이 소설과 비슷하게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 더 생각하니 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엔딩같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끝을 쓰게 될 때 한번 더 고민할 것 같습니다.
3) 소개 부분
프롤로그 부분과 별개로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소개 부분이 너무 어렵고 장황합니다. 게다가 치명적인 스포도 있고요.. 중간 정도 읽고 소개를 읽었을 때 충격을 먹었습니다. 주말 아침에 보는 비디오 여행 같았거든요.
제 소설도 소개 부분에 너무 많은 내용이 있어서 다 줄이고 한 줄로 끝내버렸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여행하는 분들의 짐을 덜어드리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평
읽으면 배신하지 않는 소설
웹에서 누군가의 소설을 읽으며 가장 불안한 것은 ‘내 귀한 시간을 투자할만한 작품인가?’일 겁니다. 저도 그래서 웹 소설을 쓰면서 웹에서는 소설을 안 보는 사람이었죠. 이 작품은 출판까지 되었던 작품이기에 검증된 소설임은 의심할 여지는 없습니다.
+ 마지막에 다 읽고 프롤로그를 다시 읽어보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