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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무저갱
이스트라이즈
판타지, 호러
어떤 남자가 추락하고 있었다. 바닥도 없는 무저갱으로. 추락에 의한 죽음보다는 차라리 아사가 빠를 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 바닥이 오면 그것은 죽음일까, 생존일까. 절망일까, 희망일까. 가늠하던 남자에게 다가온 곳은 녹색의 빛과, 딱 한 번의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뿐. 희망을 ‘물어뜯으며’ 살아가던 남자는 결국 ‘사람’이라는 소원을 빌게 되고, 한 여자를 맞닥뜨리게 되며 모든 것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 그렇게 남자는 지옥에서도 죄를 지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판타지’라는 장르답게 이 작품은 알레고리로 가득하지만, 그 알레고리에 대한 해석은 무궁무진하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또 다른 인물들에 대한 각기 다른 판단 역시 가능한, 해석의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삶이라는 건 모두 추락하는 일, 하지만 동시에 비상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의미로 해석해 본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그 땅 아래에는
이규락
호러
대학 시절 동창으로 최근 사이가 가까워진 현수와 민정은 함께 기흉산 등반에 나선다. 힘들지만 추억을 되짚어 보며 보람찬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쏟아지는 빗줄기와 함께 낯선 할머니가 등장한다. 비 피할 곳을 알려주겠다며 앞서 나가는 할머니가 혹시 길을 잃거나 치매가 아닐까 걱정하며 따라가는 두 사람. 이윽고 도착한 곳은 마치 방치된 군부대 시설 같은 공간이었다. 이상한 낌새를 느끼며 현수가 문손잡이를 당겨 연 순간, 할머니가 안쪽 계단을 질주해 내려간다. 제목에서부터 무언가 초현실적인 수상한 것이 등장하리란 강렬한 직감이 든다. 평범한 등산객인 두 인물은 미심쩍은 낯선 이와의 만나 비밀스러운 아지트를 발견하며 어딘가 비현실적인 기이한 차원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폐소공포를 자극하는 듯한 오싹한 묘사가 소름을 돋게 한다. 계단 밑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이끌어 내는 그 어둠의 정체를 직접 확인해 보시길.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단두대의 마리 앙투아네트
Younggam
추리/스릴러
‘김민아’는 설립한 지 6년 된 유망한 탐정 사무소에 입사 지원한다. 피해자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 탐정 사무소에 지원한 김민아는 다른 면접자인 ‘최시온’과 함께 면접관의 차를 타고 으슥한 산길을 올라 면접장으로 향한다. 면접관은 6년 전 남자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사람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아 해결한 사건을 이야기하며, 두 명의 면접자에게 사건 현장을 재현한 컨테이너 안에서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 보라고 하는데. 어느 탐정 사무소에 치르는 독특한 면접시험 현장을 그린 「단두대의 마리 앙투아네트」는 트릭과 반전을 거듭하며 즐거움을 주는 추리 단편이다. 대사, 설정 등 이야기 전반에 고전 소설 같은 연극적인 성격을 느낄 수 있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정교하게 구성된 물리 트릭이 특히나 빛나는 작품이다. 난해한 사건을 해결하고 신원 미상의 협박범을 추적하는 탐정 사무소의 다른 사건도 만나볼 수 있을까? 본격 추리 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 본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송주 23호의 샘
달리
SF
6년 동안 중소형 선단 ‘가시밭’의 소속 크루로 일하며 성과와 경력을 인정받아 시니어 엔지니어로 승진한 윤샘은 고대하던 개인용 우주선을 지급받게 된다. ‘송주 23호’라 이름붙인 개인 우주선의 제작이 완료되는 날 휴가를 계획했던 그녀는, 뜻하지 않게 항로 이용 권한이 거부당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이유는 ‘송주 1호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함’이라는 항해 테마가 불순하다는 것. 송주 1호의 업적이란 오래전 김송주라는 여성 위인이 원시적인 도약법과 항법으로 처음 먼 항성계까지 이동한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는데, 직접 만든 우주선을 이용해 외계로 나아간 최초의 지구인이었음에도 의도적인 논란에 파묻힌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윤샘은 조건부 도약으로 여러 항성계를 돌며 이례적인 조치에 대한 부당함을 곳곳에 알리기 시작하는데…….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투영하는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달리 작가의 SF 단편 「송주 23호의 샘」은 소수자에 대한 백래시가 꾸준히 존재하는 세상에서도 언제나처럼 한 줄기 희망을 그려내는 이야기다. 여성 위인의 업적에 대한 과오를 깎아내리는 지속적인 시도 속에서도 모계 혈통과 여러 행성을 넘나들며 단단하게 이어져 내려오는 유산을 지키려는 노력에 대한 메시지가 감동적인 작품이다. *본작은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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