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숙취로 인한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에 “나”는 말 그대로 “네 발로 기어” 엘리베이터를 탄다.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 나는 고물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내가 사는 12층 오피스텔 건물은 배달부들의 기피 대상인지라 배달조차 쉽지 않다. 네 발로 엘리베이터에 탄 채 몸을 구부리고 있는 내게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여자가 거꾸로 얼굴을 쑥 들이밀고, 나는 그녀와 다소 평범한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승강기에서 내린 후, 불현 듯 나는 깨닫게 된다. 여자의 발 방향, 얼굴을 들이밀 수 있는 각도, 그 이상한 자세가 결코 일반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음을. 과연 이 건물에는 무엇이 살고 있는 것이고, “나”는 이 정체불명의 위기(더하기 술의 유혹)를 이겨내고 본래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제목부터가 어쩐지 강렬한 궁서체로 읽히는 「이 쯤 됐으면 끊는 게 맞다.」는 술을 끊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사실 문학 작품 혹은 다양한 예술 작품 속에서 ‘알코올 중독자’라는 캐릭터는 다소 전형적으로 소비되는 편이다. 크게 “술로 현실(슬픔 혹은 좌절)을 잊으려는 비극적 인물(예술가)”이거나, “사회(보통은 가정)에 파괴를 일으키는 가해자”라는 두 가지 큰 틀로 그려지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그 어느 쪽에도 속해 있지 않다. 부인과 이혼을 했으니 그의 가정 자체는 파괴되었으나, 작품을 읽다 보면 그의 음주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어 자연스럽게 헛웃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작품의 분위기가 최근의 경향성(알코올 중독자 캐릭터의 고통에 연민하게 되는 쪽)에 좀 더 부합하기에.
여담이지만, 교통사고로 인해 죽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술 때문에 죽는 사람이 많을까? 생각보다 세상의 많은 이들이 알코올 남용으로 직·간접적인 사망을 맞이하는데, 2019년 WHO의 자료에 따르면 연간 약 260만 명이 알코올 섭취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사망자의 5%에 가까운 수로, 거의 20명 중에 1명이 술 때문에 사망하는 것이다. 이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연간 약 110만 명)의 2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 두 숫자는 실제로 완전 독립적인 수치가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알코올 섭취가 도로 위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19년 알코올 관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약 30만 명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알코올로 인한 전체 상해 사망자(70만 명)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 본작은 제9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