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전형적인 개척 행성의 좌절적 풍경 묘사로 시작된다. 시샬락의 엄마는 무료 주택을 비롯한 다양한 복지 혜택을 담보 받고 지구에서부터 40년을 동면 상태로 날아와 새 행성에 정착한 1차 이주민이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행성은 한낮에는 100도를 넘나들고 밤이 되면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극단적 기후에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척박한 황무지였고, 이주민들은 크레딧과 평점 체계로 유지되는 노동을 반복해야 할 따름이었다. 새 행성에서 태어나 소위 ‘뉴비’로 통하는 시샬락은 2차 이주민으로서 지구에서 살아 본 적도 없지만 엄마가 보여 주는 영화를 보며 그 또한 지구로의 귀환을 꿈꾸게 되었다. 한편, 역시 1차 이주민으로 새 행성에 입주한 카리스는 응급구조 대원으로 일하는 중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소식을 늘 강수 확률이 49%라고 전하는 지구의 절망적인 뉴스마저도 유료로 구독하며 지구를 그리워하는 그 역시 평점을 유지하기 위한 노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 특정 섹터에서 접수된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향한 카리스는 그곳에서 무리하게 필터 청소 노동을 하고 있는 시샬락을 마주한다. 그런데 이 친구, 볼수록 뭔가가 좀 이상하다.
언뜻 발랄한 인상을 주는 듯한 「오늘도 강수 확률은 여전히 49%」라는 제목은 결코 비가 내리지 않는 척박한 환경을 묘사한 자조적인 현상과 풍경을 가리킨다. ‘지구가 더 이상 거주 불능의 행성이 된다면, 그 대안으로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행성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오랜 질문과 가능성에 대해 이 작품은 정석적이면서도 섬세한 이야기로 하나의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항의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이 오로지 인공지능을 상대로 크레딧과 평점 시스템으로 통제되며 살아가는 새 터전의 모습이 이렇게 절망적이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개척 행성의 생활상을 농도감 있게 그려진다. 그러나 시샬락과 카리스라는 두 인물의 시선으로 교차되는 이야기는 그렇게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물론 제목에 뿌려 둔 복선을 수거하는 듯한 결말부가 너무 매끄러운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절망보다는 희망이 나으니까.
※ 본작은 제9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