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를 보기만 해도 돈이 들어온다. 1초에 2원, 한 시간에 7,200원. 잠깐 봤을 뿐인데 어느새 통장에 5만 원이 쌓인다. 이런 앱이 있다면, 안 깔 자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직장 선배의 권유로 쇼츠 수익 쉐어 앱 ‘slop’을 설치한 예은은 쇼츠를 넘길 때마다 나오는 중간 광고를 보는 대가로 돈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프리미엄 알고리즘을 켜는 순간, 피드에는 조금씩 이상한 영상들이 뜨기 시작한다. 진짜인지조차 알 수 없는 고어한 영상들에 거부감이 드는 것도 잠시, 적립금은 몇 배로 불어나 어느새 예은의 직장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AI slop’은 AI가 만들어 낸 저품질 콘텐츠를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작중 나오는 쇼츠들은 모두 AI가 만든 듯한 영상으로 묘사된다. <계란 토스트 모양으로 만든 슬라임, 유리로 만든 과일 썰기, 살을 빼려면 런닝을 멈춰야 한다는 경고, 물감으로 색을 섞어 새로운 색을 만들기, 아이돌이 간 클럽의 비밀, 식당에서 손님을 내쫓은 이유, 생수 뚜껑의 위험성> 등등 묘사되는 쇼츠들의 현실성이 압권이다. 작품은 쇼츠에 중독된 개인과, 그 개인의 알고리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플랫폼 사회를 낱낱이 해부한다. 개개인의 알고리즘이 돈이 되는 시대, 우리는 너무 무심하게 쇼츠를 소비해 온 것은 아닐까. 더구나 그 쇼츠가 AI가 만들어 낸 콘텐츠인지조차 모른 채 소비하고 있었다면? 전업 쇼처(Shorter)가 되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연봉을 손에 넣은 예은. 쇼츠를 보며 더 많은 돈을 벌수록 정작 더 짧아지는 것은 그녀의 삶이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 본작은 제9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