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자유게시판의 글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리뷰 공모에 응해 주신 Ello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작품에 비해 분에 넘치게 좋은 말만 써주셔서 송구한 마음이 크네요. 제겐 너무 소중한 리뷰이지만 쟁쟁한 수작들의 리뷰에 묻히는 건 아닐까 하는 원작자로서 죄송한 우려의 마음도 담아서… 아무도 묻지 않았고 아무도 궁금하진 않겠지만 피드백을 쓰고 싶어졌습니다ㅎㅎ
리뷰에 대한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britg.kr/review-single/12538/
말씀하신 것처럼 멸종의 코앞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투영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포기하고 쾌락만 찾는 이들도, 종교에 빠지는 이들도, 비뚤어진 이기심을 발휘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들이 만나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사실 이 부분은 아내의 제안이었는데, 초안 때는 기계종들끼리만 치고받는 졸작 SF였던 이 작품을 덕분에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녹여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강간의 천국이 되어버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 대해서는… 지금 보니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할 걸 그랬어요. 그랬다면 플롯 구조에서도 위기감이 강렬해지면서 극복하는 에너지도 커지고 좀 더 감정이입도 되었을 것 같은데, 음… 아무튼 제가 어두운 세계의 표현에는 많이 약한 것 같습니다. 나름 각잡고 암울하다고 썼는데도 주제 의식도 결국은 ‘사랑’이니까요. 작가로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ㅜ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라미터O는 사람에게 주어진 ‘사명’ 내지는 ‘삶의 목표’ 같은 걸 비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싶었는데, 망한 것 같아요. 사실 아무도 삶의 목표를 남이 정해주지 않으니까요. 물론 인류 보편적으로 주어진 사명이 (만에 하나 그런 게 있다면) 뭔지, 멸망의 코앞에 이른 사람들에겐 궁금한 일이긴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독자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었네요 ㅎㅎ
아무튼 굉장히 길고 알찬 리뷰 감사드리고 싶어요 ㅜㅜ 공모였긴 했지만, 리뷰를 받는다는 건 이런 기분이었군요! Bornwriter 님 말씀대로 매우 기못찌 하네요 ㅎㅎㅎ 즐거운 주말을 선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