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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스텔로 (19년 8월 6일)

분류: 수다, 글쓴이: stelo, 19년 8월, 댓글7, 읽음: 112

안녕하세요. 스텔로입니다.

[스텔로, 오늘의 리뷰]

어제는 두 편, 오늘은 한 편의 단편을 리뷰했습니다.

[스텔로의 좋은 문장 – 0회]

저는 리뷰에서 문장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아서 읽기 어려운 문장이 많거든요. 읽다 보면 턱턱 걸리는 문장에 숨이 막히고는 합니다.

하지만 좋은 문장이란 뭘까요. 좋은 소설이 무엇이냐는 질문처럼 어렵습니다. 짧은 문장은 읽기 쉽지만, 복잡한 이야기를 단문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또 호러 소설에 좋은 문장이라도 로맨스에는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신경 쓰이기 때문에, 일간 스텔로에 문장 쓰는 법에 대해 비정기로 연재해보려 합니다. 턱턱 막히는 문장을 어떻게 고쳐볼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도 대단한 작가는 아니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쓸모 있는 이야기를 전해보려 합니다. 먼저… 주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조셉 윌리엄스라는 영어학자가 [스타일 레슨]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과학적 연구들을 토대로 명확하게 글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 3장에서 이런 조언을 합니다. 보통 수동태 말고 능동태로 쓰라는 조언을 많이 하죠. 하지만…

이 문장을 수동태로 썼다면 훨씬 읽기 쉬웠을 것이다. 수동태로 쓰면 짧고 친숙한 정보가 문장 앞으로 나오고, 복잡하고 새로운 정보는 뒤로 간다. 우리는 이런 배열을 좋아한다.

이걸 언어학에서 Old -> New 원리라고 하는데요. 익숙하고 쉬운 말을 문장 앞에 둬야 읽기 쉽다는 거죠. 영어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어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기 위해서 소설 속 문장을 하나 가져와보겠습니다.

걸어나온 사람은 용병단 쪽 남자였다. 머리 하나만큼 야니카보다 컸다. 말 허벅지처럼 크고 두툼하고 가죽 가리개도 붙인 어깨였다. 투구를 쓰지 않은 번질거리는 대머리였다. 횃불 두 개를 올린 건 다가온 다른 사람이었다. 잘 관찰할 수 있게 된 예프넨과 보리스였다.

앞 부분을 뭔가 강조하는듯 독특한 맛이 나긴 하지만, 읽기가 힘듭니다. 수식어가 길어질 수록 그래서 뭐에 대해서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힙니다.

원문은 사실 이렇습니다. 앞과 뒤를 뒤집어놨죠.

용병단 쪽에서 한 남자가 걸어나왔다. 야니카보다 머리 하나만큼 컸고, 가죽 가리개를 붙인 어깨는 말 허벅지처럼 크고 두툼했다. 번질거리는 대머리에 투구를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다가와 횃불을 두 개 올렸다. 이로써 예프넨과 보리스도 그들을 잘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룬의 아이들 윈터러 1권] 전민희 저.

보면 독자가 알고 있는 구체적인 사람이나 고유명사를 앞에 뒀습니다. (용병단, 야니카, 예프넨과 보리스) 그리고 키, 어깨, 대머리 순으로 신체 부위를 앞에 둬서 읽기 쉬운 문장이 되었습니다.

st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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