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흔들리며 100회가 되었습니다.
브릿G가 처음 만들어질 때 시작해 지금에까지 왔으니
아마 여기서 가장 손이 느린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사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물리적인 시간의 부족과 심리적인 여유의 부재와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가까운 고양이의 죽음과
단순한 무력감의 망망대해와 치열한 참담함의 골짜기를 지나느라 그렇게 늦었다면 핑계일까요.
(지금은 약을 먹고 억지로 자지만) 단 한 순간도 잠 못드는 밤들이 그렇게 많았습니다. 선천적 불면증.
그냥 지날 수도 있는 밤인데, 그런 때면 머릿속에 찰랑이는 소음들로 모든 순간을 괴로워했어요.
그렇게 시달리던 어느 날 그 소음 속에서
내가 나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에 이현이라 이름을 붙이고
내가 세상을 미워하는 마음에 소영이라 이름을 붙이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 승원이라
세상을 주무르고 싶은 마음에 희범이라 이름을 붙이고
이름을 붙이고, 이름을 붙이다보니
이름들이 움직여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으면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
양반이 중인을, 중인이 평민을, 평민이 빈민을, 사내가 계집을, 인간이 인간의 형상으로 온 신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아서 어둠 속에 괴담이 되어버린 사연들.
그걸 글로 써서 뭘 어쩌자는 건 아니었어요, 그냥 그래야만 놓여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쓴 것이 지난하게 느리게 100회가 되었습니다.
100이라는 건 기념해야 하는 숫자라고 배워서 이렇게 브릿G의 골목 한 귀퉁이에 기록을 남겨봅니다.
이걸 글로 써서 뭘 어쩌자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래야만 다시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느리겠지만
지난하게 느리게 완주, 하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어떤 형태로 찾아와서 무엇이 되었습니까.
너무 좋아하는 노랫말이라 다시 한 번 링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
주목하십시오, 얘길 하나 해드리죠
나이 든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는 명예와 명성을 위해 예술가가 되지요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게 용감하지 못합니다
친구도 가족도 그에게 말합니다
‘이봐, 그냥 취직을 하지 그래?
넌 대체 왜 그러고만 있는 거야
꼭 그렇게 별나게 굴어야 돼?
우리가 보기엔 니가 하고 있는 거 진짜 별로야
그런 걸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우리 생각에 넌 그냥 문제가 많은 것 뿐이야
결국엔 그게 널 병들게 할 거야’
예술가는 꽃길을 걸으며
가만히 햇살을 느껴봅니다
깨어있는 시간엔 종일 그러고만 있죠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홀로 걷는 예술가의 등 뒤에서
누군가 비웃으며 지나갑니다
‘저 사람은 자기가 무슨 예술가인 줄 아나봐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그리고는 티비 앞에 둘러 앉아 떠들죠
‘그래, 이런 게 진짜 재밌는 거지’
그들은 다시 예술가를 향해 말합니다
‘저 친구도 좀 즐길 줄을 알아야 해’
들어보세요,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죠
나이만 들어가는 어느 예술가의 이야기예요
어떤 사람들이 명예와 명성을 좇는 동안
가만히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 어느 예술가의 이야기 / 엠 워드 (대니얼 존스톤 커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