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네코 五月의 소설

대상작품: <도약> 외 9개 작품
큐레이터: 난네코, 5월 17일, 조회 66

목차

1. 작품 목록

2. 작품 설명

3. 리뷰어의 말

 

 

 

 

 

1. 작품 목록

 

 

 

 

 

2. 작품 설명

 

장르 : SF, 일반

분량 : 73매

소개 : 지우는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추천셀렉션 : 2024년 상반기 창작 지원 프로젝트 선정작

소설의 제목인 도약은 중의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약>이라는 제목은 작품 내에서 주인공 지우의 피겨스케이팅 프로그램 곡명인 ‘아인 로렌츠의 도약’에서 따온 것일 수도 있고, 주인공 정지우가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한 도약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도약(跳躍)은 명사로 몸을 위로 솟구치는 일 또는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주인공인 지우(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점프하는 것을 표현하는 할 수도 있고, 슬럼프에 빠져있던 지우가 와이 선생님(인공지능 피겨 스케이팅 코치, 인간이 아님)의 지도를 받으며 슬럼프를 이겨내고 정신적으로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표현한 제목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촉망받던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지우와 그를 지도하는 코치인 와이 선생님이 빙상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지우는 과연 아름답게 도약할 수 있을까요?

 

장르 : 호러, 역사

분량 : 129매

소개 : 아기장수 설화를 오컬트 코스믹 호러로 바꾼다면.

추천셀렉션 : 2021년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두 번째 밤>

이 소설은 프롤로그인 서(序), 이야기의 본론에 해당되는 주(主), 에필로그에 해당되는 후(後)라는 3부작 형태의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구비문학인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공포라는 정동(affect)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우리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에서 편도(amygdala)라고 불리는 부분이 ‘공포’ 같은 자극 처리를 포함한 정서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조선시대에 핍박받는 여성들에겐 삶의 매 순간이 공포일 것입니다.

조선은 임진년엔 왜구가, 병자년엔 청나라에게 공격당했습니다. 외세의 침략을 당하는 조선에서 더 약자인 여성들의 삶은 비참했을 것입니다. 그런 여인들에게 ‘아기 황제’는 구세주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황제라는 호칭은 고려시대면 모를까. 명나라/청나라의 속국인 조선에서 가장 높은 칭호는 왕입니다. 조선에서 왕이 될 수 있는 이들은 오직, 전주 이씨의 왕족 남성 뿐입니다. 최씨의 딸이자, 여성인 아기 황제가 과연 여성들의 해방자가 될 수 있을까요?

 

장르 : 호러

분량 : 13매

소개 : 이인화/현실감상실 장애는 일반적으로 심한 스트레스, 특히 아동기의 정서적 학대나 방치 또는 기타 큰 스트레스(신체 학대를 경험하거나 목격하는 등)에 의해 발생한다.

1984년 갑자년 생인 권숙자 씨는 2024년 기준으로 40세에 해당됩니다. 쥐를 자주 밟는 편이며, 어머니는 이미 작고하신 상태입니다. 쥐를 자주 밟는 일로 외과 의사를 찾아갔지만, 의사는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길 권했습니다. 그러나, 권숙자 씨는 정신과에 가는 것이 부끄러워서 가지 못하였습니다. 소설 속에선 권숙자 씨가 쥐를 밟는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주인공은 권숙자 씨이지만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닌,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묘사됩니다.

이는, 이인화/현실감 상실 장애는 자신의 삶을 외부에서 관찰하는 사람처럼 자신의 신체나 정신적인 과정으로부터 분리된 느낌(이인화) 및/또는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분리된 느낌(현실감 상실)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증상을 뜻합니다. 이 질병의 원인은 아동기의 정서적 학대나 방치, 신체적 학대, 가정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함, 부모 중 한 명이 심한 장애가 있거나 정신질환이 있음, 사랑하는 사람의 예상치 못한 사망 등이 있습니다. 권숙자 씨는 정말로 불행한 삶을 살아온 분일 겁니다.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장르 : 판타지

분량 : 167매

소개 : 마법대학에서 낙제점을 받은 리우가 ‘불사자의 노래’를 쫒게 되면서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추천 : 2024년 5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왕국의 항구에 위치한 소란 시립 마법대학. 그곳에 재학생인 리우는 주문 영창을 제출했다는 이유로, 지도교수이자 고대 주술을 연구하는 마이어 교수에게 낙제점을 받고 재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주문 영창 같은 노래를 작곡하는 건 음유시인 대학(학비가 비싼 귀족학교)에서 하는 것이지, 마법대학에서는 마법을 연구하라는 핀잔도 듣게되지요. 낙제를 받으면, 장학금을 못받게 되므로, 가난한 대학생인 리우에겐 금전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사건입니다.

커피하우스에서 한숨을 쉬던 와중에, 순찰대가 리우를 찾습니다. 마이어 교수가 의문스러운 습격을 받아서 중태에 빠졌기 때문에 참고인으로 불려가게 되었지요. 순찰대의 기사 산티아고에게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불사자의 노래라는 것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불사자란 재의 시대를 끝낸 호미르를 뜻합니다. 호미르가 노래라도 불렀다는 것일려나요? 도대체 불사자의 노래가 뭐길래 관련된 사람들이 피습을 당하는 것일까요?

 

장르 : 기타

분량 : 58매

소개 : 빛조차 닿지 못하는 깊은 암해 속, 그의 목소리는 그 바닥에 닿았을까.

무명이 태어난 곳은 작은 섬마을입니다. 무명은 바다를 동경했고, 넓은 바다와 갈매기들이 무명의 친구였습니다. 어른들과 달리, 무명은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무명에게 바다는 벗이자 놀이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16살 여름이 되던 해, 학교가 일찍 끝나자 무명은 해안가를 홀로 거닐며 오전의 끝자락을 즐깁니다. 굵은 빗줄기가 바다를 향해 쏟아진다면, 깊은 심해 속에는 여전히 고요한 정적만이 남아있을까.’

장마의 첫날. 비를 많이 맞은 무명은 독한 감기에 걸립니다. 고열과 두통을 지워내는 감기약을 먹고, 서서히 밀려오는 졸음 속으로 빠져듭니다. 그후로 무명의 삶도 변화를 맞이합니다. 깊고 어두운 심해에 가라앉는 것처럼 말이지요. 과거의 기억은 과거일 뿐이라 생각한 체. 그저 그 시절의 기억은 저 깊이 묻어둘 뿐입니다. 무명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무명은 진정으로 바다와 하나가 되었을까요?

 

장르 : 판타지

분량 : 397매

소개 : 기사와 궁수와 마법사가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모험길에 올랐다. 각자 다른 꿍꿍이를 마음속에 간직한 채.

추천셀렉션 : ‘옛날 옛날에’ 소일장 참여작

옛날 옛날 어느 나라에 살던 왕은 큰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왕의 병명은 알 수 없지만, 치료법은 있었습니다. 첫째로, 3개월 내내 신에게 공물을 바쳐야 합니다. 둘째로, 왕의 외동딸인 공주의 남편감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공주의 남편이 될 사람은 바르고 신실하고 용기있는 사내여야 합니다. 공물을 바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공주의 남편감을 찾는 것은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왕에게 있어서, 공주는 하나뿐인 금지옥엽이자 왕국의 후계자니까요. 신분과 재산과 직업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올바름과 신실함과 용감함 만이 부마에게 필요한 조건이었습니다. 왕의 신하들은 한 달 간, 부마 후보들을 선별하여 최종적으로 3명만을 추려냈습니다. 한 명은 기사, 또 한 명은 궁수, 나머지 한 명은 마법사입니다. 왕은 드래곤의 보물을 가져오면 사위로 삼겠다고 선언합니다. 과연 3명의 용사 중에서 누가 공주의 남편이 될까요?

 

장르 : 판타지, SF

분량 : 119매

소개 : 2999년 전 지구를 지배하는 독재자가 먹는 음식의 기미를 보는 안드로이드 ‘카멜리아’는 갑작스럽게 괴한의 습격을 받고 1020년대 교토 궁정에서 깨어납니다. 카멜리아는 자신을 설계한 조앤 츠바키 파슨스 박사가 심어둔 언어 분석 기능을 통해 자신이 일본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겐지 이야기’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겐지 이야기 속에서도 카멜리아는 겐지가 먹을 음식에 독이 있는지 검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주인공인 카멜리아(안드로이드)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카멜리아 시점에서 975년 뒤인, 2999년이라는 미래사회가 묘사됩니다. 미래인들은 필요한 영양소가 든 알약으로 식사를 대체하고, 최대한 실물과 가깝게 구현된 가짜 음식을 먹습니다. 하지만, 독재자인 VIP는 알약과 가짜음식이 아닌 진짜 음식을 먹지요. 그래서 독이 들었는지 기미를 보기 위한 안드로이드가 필요합니다.

독재자 VIP의 연회음식의 독 감별을 마친 뒤, 카멜리아는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카멜리아의 아파트 문을 열고 5명의 인간 여인들이 들어와서 카멜리아의 리셋 버튼을 누르고 공장 초기화 상태로 만들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로서 의식을 잃은 카멜리아. 카멜리아가 눈을 떴을 때, 그곳은 2999년이 아니라 <겐지 이야기>의 배경인 1020년대 일본 궁정입니다. 과연 카멜리아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장르 : 일반, 기타

분량 : 53매

소개 : 창작 그리스 비극 대본

클뤼타임네스트라의 집에서, 7명의 등장인물(클뤼타임네스트라, 오레스테스, 엘렉트라, 헬레네, 아폴론, 아테나, 코러스)이 연극 대본을 읊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복수를 노래하는 클뤼타임네스트라. 그녀는 미케네의 왕비이지만 아가멤논 때문에 첫 남편과 첫 자식을 잃은 불행한 여인입니다. 클뤼타임네스트라는 위대한 마녀처럼 용을 부리지도 못하고, 하늘을 나는 마차도 끌 수가 없습니다. 그녀는 아가멤논과 재혼합니다.

아가멤논과 클뤼타임네스트라 사이에선 이피게네이아(첫째이자 장녀), 엘렉트라(둘째이자 차녀), 오레스테스(셋째이자 장남)이 태어납니다. 그런데 장녀는 아가멤논에 의해서 제물로 바쳐지고, 차녀와 장남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이려고 합니다. 클뤼타임네스트라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결혼과 가정의 여신인 헤라처럼 아내이자 어머니의 역할에 충실했지요. 과연 클뤼타임네스트라의 복수는 어찌될까요?

 

장르 : 로맨스

분량 : 71매

소개 : 성화여고엔 오래 된 사립학교 답게 그 학교 관계자들만 아는 괴담이 몇 개 전해 내려왔다. 그 중 하나가 ‘검은 편지 봉투’ 괴담이었다. 올해 검은 편지 괴담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소라였다.

추천셀렉션 : 2021년 블랙화이트데이 소일장 참여작 모음

소라는 화이트데이를 기념하는 검은 편지 봉투를 발견합니다. 소라가 재학 중인 사립 성화여자고등학교에선 ‘검은 편지 봉투’에 관한 괴담이 있습니다. 펜팔을 쓰는 것이 유행하던 어느 시절, 어떤 여학생이 발렌타인데이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려고 편지를 썼지만, 건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편지를 건네지 못한 여학생의 친구(무당집의 딸)이 편지를 버리지 말고 검은 봉투를 구해다가 그 속에 편지를 담아 교복 안주머니에 품고다니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합니다.

여학생은 무당 집안의 딸인 친구의 조언을 따랐고, 화이트데이가 되어서 좋아하던 남학생에게 고백을 받습니다. 여학생이 고마워하자, 무당 집안의 딸인 친구는 복비인 셈으로 편지를 담았던 봉투를 달라고 합니다. 무당집안의 딸인 친구는 후배에게, 후배는 자신의 후배에게, 검은 봉투를 대대로 물려주며 학교 전체에 퍼진 기묘한 괴담으로 입소문이 납니다. 검은 편지 봉투를 습득한 소라에게도 사랑이 이루어질까요?

 

장르 : 추리/스릴러, 일반

분량 : 24매

소개 : 죽은 동창의 발톱에는 타투가 그려져 있었다.

추천셀렉션 : 2024년 제3회 불릿G 총알탄 타자기 소일장 참여작 

남수의 죽은 동창의 발톱에는 타투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동창의 사인은 자살인지도 타살인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의문스러웠지요. 심지어 동거인은 참고인 조사를 받던 도중에 자살하게 되고, 유가족에게선 그가 만성 우울증 환자라는 말을 듣습니다. 죽은 사람은 왜 발톱에 타투를 했을까요? 남수는 변화무쌍한 사람의 속마음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도착하자, 남수의 8살이 된 딸아이가 아빠인 남수를 반겨줍니다.

그런데, 딸아이는 학교에서 가족 모두가 손에 봉숭아를 물들이는 숙제를 받았다고 합니다. 엄마와 딸은 손톱을 물들였으니, 이제 아빠인 남수만 봉숭아로 손톱을 물들이면 됩니다. 남수는 남자가 손톱 물들이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서, 거부합니다. 그러다, 문득 남수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발톱에 봉숭아를 물들이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이 발톱에 그림을 그리고 매니큐어를 칠할 수도 있지요. 과연, 발톱엔 왜 타투를 그렸을까요?

 

 

 

3. 리뷰어의 말

 

이상으로, 10개의 작품들을 읽고 소개합니다. 유색보석처럼 반짝거리면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빛나는 작가님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기뻤습니다. 어떤 소설은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고, 어떤 소설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요. 리뷰어 큐레이션의 주제는 저의 정동(affect)과 기분(mood)이라는 다소,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별되었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작가님들 각각의 문체와 묘사, 주제의식과 흐름의 개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학이 주는 기쁨과 아름다움에 감동했지요. 제가 근래에 힘든 일이 있어서 글을 못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님들의 작품을 큐레이션하면서 짧게나마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리뷰어 큐레이션을 작성할 수 있는 원동력은 작가님들이 보여준 아름다운 이야기들입니다. 소중한 작가님들께서 절필하지 않고 계속 작품을 연재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을 마칩니다. 경애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난네코 근상(謹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