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픽 2204WK1

대상작품: <영원한 것을 동경해서> 외 4개 작품
큐레이터: 오메르타, 22년 4월, 조회 150

옴픽은 편집부 추천작이 발표되는 매월 1, 3주 수요일에 제가 뽑는 추천 작품 다섯 편의 목록입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부 추천작 예상 목록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이곳에 공유하려 합니다. 

실제로 편집부 추천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샤유

학교가 모두를 위한 교육의 장이 아닌, 우월한 유전자들의 교류의 장소가 된 먼 미래. 머리 좋은 아이로 인정받아 운 좋게 학교에 들어갈 기회를 얻은 서린은 아주 오랜 세대 전에나 의미가 있었을 ‘한국’ 이름을 반가워 하는 민주를 만나요. 민주는 은하계 전체를 가로지르는 거대 운송 기업 생명선의 회장이었죠. 이후 서린은 무언가 영원히 남을 것을 만들고 싶은 열망에 연구를 진행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민주와의 감정도 점차 쌓여가요.

‘영원’과 ‘인간성’의 대비, 그리고 블랙홀의 이미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특히나 훌륭한 작품입니다.

 

 

피스오브마인드

남편과 집에 무심했던 김이사가 이십 년 가까이 근속한 회사에서 잘려 아주 오랜만에 집에 돌아갑니다. 그런데 문이 열리질 않아요. 도어록이 고장난 것도, 비밀번호를 착각한 것도 아니었어요. 모르는 여자가 문을 열고 나와서 자기네가 어제 이 집으로 이사를 왔다네요. 황당함에 남편에게 전화를 하니, 당신 유능하니까 알아서 찾아오래요. 흥신소와 타로점과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는 친구의 속삭임 사이에서 김이사는 집을 찾아갈 수 있을까요?

 

 

빗물

프로파일러가 된 주인공은 방화 살인 사건 현장에서 자신이 졸업한 여고의 졸업반지를 발견합니다. 피해자의 이름이 김승규라는 사실까지 겹쳐지면 우연일 수가 없지요. 우체통에 들어있던 쪽지에는 ‘범인은 그 남자를 가장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요. 

이제 현재의 사건은 십육 년 전 주인공의 학교에서 친구 최정연이 강간을 시도하던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과거로 연결됩니다. 김승규가 바로 당시 범인으로 붙잡혀 소년원에서 짧은 형을 살고 나왔던 자였습니다. 현재 그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일까요? 그의 우체통에 쪽지를 남긴 사람은 누구일까요? 끔찍한 전말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박낙타

이래저래 할 만한 것을 찾다가 사진을 찍게 된 나는 평범한 자신이 견딜 수 없이 싫어요.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는 것만 같거든요. 반면 언니는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에요. 지능 비대증에 걸려 어마어마한 업적들을 이루고 곧 생을 마감할 언니에 대한 나의 감정은 연민, 증오와 혐오, 질투와 분노가 뒤섞여 있어요. 죽음을 앞둔 어느날, 언니는 내 사진들이 좋다며 자기도 찍어달라고 해요. 여기에서 놀랍고도 애잔하고 가슴시린 반전이 있는데, 직접 확인하시죠!

 

 

서재이

기계 인간 휴머노이드의 작은 행성 올드 타운에 사는 나나는 여타의 휴머노이드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자신이 연료로 사용할 음식을 직접 고를 수 있는 휴머노이드들은 대부분 가장 흔한 커피 혹은 알약 한 알을 골랐는데, 나나는 효율을 버리고 감자칩을 선택했거든요. 봉지에 남은 감자칩 부스러기를 입안에 털어 넣은 나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수요가 적은 감자칩의 생산이 중단된다는 뉴스였습니다. 감자칩이 없어지면 나나는 연료가 없어 죽게 되고, 연료 교체 수술은 너무 비싸서 나나는 수술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요. 찬장에 남은 감자칩은 겨우 서른 봉지. 과연 나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