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 언급작 → 본심 진출작 순으로 정리했으며, 순서는 심사평 순서에 따릅니다.
(취지에 걸맞게 당선작들은 전부 제외했습니다)
======= 예심 언급작 =======
유명한 소설가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다가 타임리프하는 『수상한 소설가의 수상한 연애일기』는 옛 로맨스 소설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스릴러보다는 밝고 유쾌하다는 인상이었다.
크루즈에 발생한 살인 사건을 정신과 의사가 해결하는 『산호세의 마녀(Witch of San Jose)』는 상황과 설정은 흥미로우나 추리스릴러에 더 가까운 작품으로, 로맨스 색채가 부족하고 플롯이 미흡했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유모가 사랑에 빠진 아가씨의 일상을 전하는 「히긴스 부인의 편지」는 사랑 이야기가 있는 고전 호러 소설이었으며, 피에 매혹된 암살자와 재단사의 비극을 그린 「우리들의 세상 위에서」는 장르의 균형은 나쁘지 않으나, 감정선이 매끄럽지 않고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부족했다.
부모의 재혼으로 맺어진 의자매 사이의 이상 징후를 그린 「팥쥐, 콩쥐」, 환경재앙으로 발칵 뒤집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인 「친애하는 오영에게」, 인간과 복제로 되살아난 안드로이드의 관계를 다룬 「나무―또 다른 존재」도 각각의 독특한 설정과 흥미로운 전개로 강한 인상을 주었으나 로맨스 색채가 두드러지는 편이 아니라 아쉽게도 본심에는 올리지 못하였다.
「아이는 황새가 물어다 주는 거야」는 서정적인 분위기와 관계의 깊이는 잘 묻어나는 편이었으나 스릴러적 요소가 지나치게 부족했고, 「귀한 신부」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현실 풍자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귀기와 낭만이 넘치는 한여름의 캠퍼스 라이프」는 고스트 버스터즈를 연상시키는 퇴마물이 캠퍼스를 배경으로 펼쳐지지만 대부분 파편적인 사건과 평면적인 캐릭터, 다소 올드한 감성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이야기 밖으로」는 흥미로운 소재였으나 후반 흐름이 다소 아쉬웠다. 「신의 피조물」은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장편소설이었으며, 「환생 프로젝트」 역시 흡인력이 출중했으나, 부족한 로맨스에 대한 고민이 컸다. 마지막까지 고민했으나 결국 최종심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브릿G 내에 작품 없음]
『너를 붙잡고, 너에게 붙잡히고』는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한 주인공이 첫사랑을 살인범이라고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스릴러로, 작품 플롯이나 여러 요소들이 로맨스릴러 공모전 요강을 충실히 만족하는 작품이었다. 반전이나 개연성이 나쁘지 않았으나, 짧게 끊어지는 묘사 때문에 몰입이 조금 어려웠던 점이 아쉽다. 『운명에게』는 예지몽이라는 요소를 활용한 스릴러로, 전체적인 흐름에 비해서 결말이 다소 갑작스럽고 가볍게 다가왔던 점이 아쉽다. 색채가 분명한 주인공들과 철학적인 사색이 느껴지는 대화는 매력적이었으나, 독자가 캐릭터에 이입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슈가타운』은 전개가 거침없고 진행이 매끄러운 로맨스였으나,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이유와 함께 로맨스릴러 공모전에서 원하는 스릴감이 부족했다.
======= 본심 진출작 =======
단편 「달에서 온 32번째 메시지」는 별들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연인들이 감정이 인공지능 통신기 에코로 미묘하게 뒤틀리는 치밀한 서사가 돋보입니다. 물리적 공간 차로 헤어진 연인간의 불안정한 교류와 에코로 인한 통신의 왜곡, 인공지능과의 사이에 싹트는 감정을 암시하는 데서 불안감이 증폭하는 것도 좋았는데 그 부분의 마무리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반전으로 납작하게 만들어 버린 게 아쉬웠습니다. 설정도 서사도 인물도 완성도가 높았습니다만 본 심사의 중점인 로맨스와 스릴러가 약하여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SF로서 완성도 높은 좋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달에서 온 32번째 메시지」는 다소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높은 작품성과 정밀한 플롯에도 불구하고 해당작이 로맨스보다는 수준 높은 SF에 가깝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단편 「태이에게」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 만점의 결혼생활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건을 벌이는 인물들의 동기가 부족하고 1인칭 시점에서의 서술이 매끄럽지 않아 집중력을 떨어트렸습니다. 결혼이라는 동상이몽의 허점을 스릴러로 잘 표현하였습니다.
「태이에게」는 흥미진진한 작품이었습니다. 커플의 서로를 향한 집착적인 사랑이 잘 짜인 플롯을 통해 양파 까듯 나오는 점은 재미있었으나 살인에 대한 동기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며,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잘 안 되는 점이 아쉽습니다. 감정선을 중요시하는 로맨스 공모전보다는 스릴러 공모전에 걸맞은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작품의 사랑 이야기는 좀 더 광기 어린 쪽으로 흘러가거나, 아니면 아예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장편 『고스트 신드롬』은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와 호러와 유머를 적절히 가미한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스릴러가 잘 표현되고 문장력도 좋았지만 소재와 묘사에서 성 인지 감수성 면에서 아쉬움이 들며 재미까지 반감시키는 점이 안타까움을 남깁니다. 그 부분을 개선하면 훨씬 대중적이고 좋은 작품이 될 거 같습니다.
『고스트 신드롬』은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이 작품을 과연 로맨스로 봐야 할지 의문이 듭니다. 로맨스에는 맞지 않아도 코믹 호러로서는 손색없는 작품이었으며, 전형적이고 뻔한 전개조차 매력적이었습니다. OSMU하기 좋은 대중적인 작품입니다.
단편 「나비」는 이복자매의 혼인을 가로채 사랑과 행복을 이루려는 욕심이 불러온 인과응보를 그린 작품입니다. 문장이 유려하고 완성도가 높지만 인물들이 전형적이고 로맨스와 스릴러가 약했습니다.
「나비」는 실체 없는 공포감 조성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초반에서 으스스한 분위기 조성이 곧 무언가 일어날 듯, 일어날 듯한 긴장감을 꾸준하게 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다만 결말의 반전으로 인해 로맨스로서의 요건이 다소 퇴색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단편 「(ŏ_ŏ ; )ノԅ(ᴗ͈ˬᴗ͈❁)」은 오르페우스 신화에 기반한 유려한 묘사가 빛나는 저승담입니다. 저승까지 아내를 찾으러 가는 남자의 행동을 뒷받침할 만한 로맨스가 없고 저승길에서의 여행동안에도 사랑 이야기보다 여행기의 성격이 강합니다. 전체적으로 로맨스보다 가족애 형재애가 더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밀도 높은 문장과 완성도에 비해 캐릭터의 개성이 부족하고 이야기가 전형적이어서 아쉬웠습니다.
「(ŏ_ŏ ; )ノԅ(ᴗ͈ˬᴗ͈❁)」는 서정적인 옛이야기 구조를 갖춘 작품으로, 로맨스보다는 설화나 옛이야기 쪽이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였지만 스릴이 다소 약하고, 주된 로맨스를 구성하는 인물들 간의 이야기가 부족한 점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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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함께 하는 이때, 이 아까운(?) 작품들을 거실 바닥에서 뒹굴거리며 읽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ㅇ_<
이상, 오늘도 일하기 싫어서 뒹굴거리는 뼈수집가가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