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그들의 완벽한 케미 공모(비평) 공모채택

대상작품: 낙원남녀 (작가: 나혁진 출판, 작품정보)
리뷰어: 잭와일드, 17년 2월, 조회 124

인물, 사건, 배경은 소설 구성의 3대 요소라고 하지만 그 요소들의 중요성이 추리소설만큼 중요시되는 장르도 드물 것이다. 생각해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은 정형화되어 있다. 시대적, 상황적 배경이 이야기를 펼칠 무대를 만들고 독자들의 관심을 끌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머리 좋은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주인공과 대결구도를 이루는 매력적인 악당 (villein)도 빠지지 않고 나타난다. 추리소설은 고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형식의 끊임없는 변주 속에서 발전해왔다.

추리소설의 매력적인 인물들은 저 유명한 셜록홈즈와 아르센 뤼팽을 필두로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필립 말로우야말로 추리소설이 배출한 걸출한 캐릭터로 꼽히고 있다. 이는 사건과 배경에 대한 전통적인 서사를 생략하고 사실과 본질을 꿰뚫어 보는 냉혹한 시선을 강조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에 맞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로우는 도시적인 이미지 속에 고독과 냉소를 가진,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은 캐릭터였다. 또한 변변찮은 사무실에 여비서도 두지 않은 말로우는 인생은 비정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비정함만으로는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는 말을 남긴 가난하지만 인간적 매력이 있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본 작품 낙원남녀도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추리소설이다. 본격적으로 사건을 전개시키기 전에 작가는 강마로와 유지혜라는 주요 인물의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공을 들인다. 잘생긴 외모를 갖췄지만 지적으로 뛰어나고 냉철한 면모 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돋보이는 강마로와 현실에 지치고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가진 하지만 진실에 대한 진지한 탐구심을 가진 유지혜는 그 자체로서 돋보이는 캐릭터를 형성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그들이 사건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콜라보를 이루며 보여줄 케미가 기대가 된다. 밝은 면 보다는 시대적 사회적 어두운 면이 보다 더 부각될 것이 분명한 사건의 진실 앞에서 그들이 어떻게 사건을 극복하고 해결해나갈지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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