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감의 달인 감상

대상작품: 매표법 mk2 (작가: 아침은삼겹살, 작품정보)
리뷰어: VVY, 2시간 전, 조회 5

아침은삼겹살 작가님 소설은 굴러가는 현장이 일품이다. 은어와 적당히 생략된 사실관계의 조합이 독자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추리해야 하게끔 만드는데, 난해하고 불친절할 수 있어 양날의 검이다.

매표법은 젊은 표를 매우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소재로 브로커, 미디어, 보험사가 계산기를 두드리며 난립하는 파격적인 줄거리를 보여 그 양날을 다스렸다. 중간중간 사회 저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사건들(투표권 가진 자와 이미 매도한 자의 법정공휴일 존부 문제 등)과 디테일(지나치듯 언급되는 단속에 잡혀간 사람 등)로 중간 에피소드를 채웠다. SF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재 활용이 강점이고, 언급한 생생한 묘사가 전개에 힘을 더한다(이것은 나도 꼭 배우고 싶은, 독자의 흥미를 돋우고 읽게 하는 힘이다).

가벼운 사회 진단식 에피소드가 나열된 구성이라 주된 서사가 따로 없다. 작가가 의도한 바이겠지만 꽤 재밌는 글이라 일찍 끝나서 아쉬웠다. 극중 비싸게 주고 산 표로 뭘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지 않는데, 그랬기에 더 깊이 나아갈 수 없었던 것이거나 거꾸로 더 깊이 파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랬거나인 듯하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극의 핵심 소재 한 면이 가려진 꼴이라 아쉽다. 위헌 판결이 빨리 이어졌으므로 누구든 대단한 권력을 모을 수야 없었겠다만, 기왕 말도 안 되는 법안을 창조한 것, 조금 더 직접적으로 그 힘을 휘두르는 모습도(혹은 휘두르고자 힘 모으는 자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끼워주었으면 어땠을지 싶다. 개인적인 주절거림이었고 상상의 활용과 전개가 돋보이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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