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탄생: 동대문구의 별 비평

대상작품: 식물의 탄생 (작가: 클레이, 작품정보)
리뷰어: 창궁, 2시간 전, 조회 8

누군가가 이 소설을 더러 어떤 소설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구현된 인간성 탐구 소설

이라고요.

 

줄거리 요약은 편집장의 시선으로 잘 정리가 돼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B의 식물과 여부나 식물화 원인, 과정 따위가 아닙니다. 그건 하나의 상징적 연출과 기묘함에 속해 있으면서, 이 소설의 가장 근본적인 뿌리이기 때문에 그걸 부정하는 순간 소설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랜덤 채팅으로 자신이 식물이 된다고 고백한 남자, 그걸 듣는 조건만남 여자. 식물에 적합한 남자와 동물에 적합한 여자. 식물과 동물이라는 의도적인 대비와 배치. 작중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건 이러한 정반합을 통해서 동물(짐승)적 삶 그 이상의 무언가(합)으로 나아가는 것이거나, 혹은 반(동물)을 아예 부정하고 정(식물)을 남겨두는 것으로 보입니다.(결말의 의미심장한 마무리)

B의 고백은 인간실격의 요조를 떠올리게 합니다. 정상성에서 벗어난 자신의 신체와 행동거지 때문에 ‘교정’과 ‘치료’를 받지만, 도무지 나아지질 않죠. 요조는 적어도 ‘흉내’라는 걸 통해서 인간답게 살아가고자 했기라도 하지만, B는 애석하게도 그러지 않고(어쩌면 못하고) 40살까지 쉬었음 청년이 되었습니다.(만 나이 39세면 각종 청년 복지 정책의 ‘청년 정의역’에서 정말 아슬아슬하게 ‘청년’ 끝자락으로 쳐줄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B가 ‘정상성’에서 벗어난 사람이기에 ‘식물’이 되고, 그와 대비되는 J는 ‘별 생각이 없지만’ ‘동물’로 배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B는 식물의 특성으로 ‘생각을 적게 하고 한 가지 생각에만 몰두한다’고 하며, 그와 대비되게 동물은 그렇지 않고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J의 여러 채팅창을 통해 의도적으로 부합하게 한 연출로 보입니다.

B는 자신이 식물이 된다는 고백을 마친 후, 자신을 옮겨달라고 부탁합니다. 실제로 그곳을 찾아가니 나무가 한 그루 있어 J는 그걸 업고 나오고요. 그런 뒤 J는 자신의 변화를 체감하며, 그 이상의 변화(식물화의 전조)까지 체감합니다. ‘동물’이었던 J마저 B의 고백과 옮겨 심기를 통해 ‘식물’로 나아가게 된 것이죠. 감화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러한 일련의 연출들은 제법 맞물려 돌아가는 듯합니다. B가 하늘을 바라보며 고백하는 어구들은 현란해서 제법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목록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