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러 도시로 나간 부모님을 대신해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아주 오랜 나무가 잭의 외로움을 채워주던 매일매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잠든 할아버지를 살그마니 지나쳐 나무 곁에 앉아 책을 읽습니다. 한겨울, 손이 곱을만큼 추웠던 날들을 지나쳐 이제는 따뜻한 봄이거든요. 별자리를 보며 나무가 주는 온기를 쐬기에 충분한 밤이죠. 오늘 읽을 동화책은 하늘을 날 수 없어 슬픈 나무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마음 여린 잭은 나무새가 가여워 펑펑 눈물을 쏟습니다. 어쩐 일인지 책 속의 나무새가 어느 새 잭의 손에 앉아있구요. 잭을 사랑하는 나무가 잭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잎들을 떼어 잭의 손에 올려줍니다. “잭 너무 슬퍼하지 마. 나무새는 꼭 하늘을 날 수 있을 거야.” 잭이 나뭇잎 날개를 나무새에 달아주자 한껏 가벼워진 몸으로 나무새가 붕붕 기쁘게 하늘을 날아다녔지요. 고마움의 표시로 나무새는 자신의 나라로 잭을 초대합니다. 잭의 신비한 모험은 그렇게 시작이 되요.
버섯 모양으로 생겨 기지개를 켜는 수다쟁이 나무들, 반짝이는 호수, 비밀의 문이 있는 이곳에서 잭은 토끼 같은 생김새로 훈장이 가득 달린 옷을 입고 다니는 루니를 만나요. 잭은 루니를 통해 나무새가 초대한 곳이 페테이논 왕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초록사막에는 붉은 여우가 살고요. 북쪽 스노우 산에는 마녀가 병사들을 만들어 사람들을 괴롭히는데 아무래도 이 두 존재가 예사롭지 않아요. 잭과 크게 부딪힐 것 같은 예감이 든달까요? 페테이논 왕국은 스노우 산의 마녀 때문에 걸핏하면 눈이 내리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요. 마녀의 저주 때문에 왕국의 여왕님도 잠들어 버리셨대요. 루니를 따라 래빗족의 마을을 구경하러 간 잭은 온천을 가고 도토리를 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괴물새와 야누스족이 뒤쫓는 의문의 악몽을 꾸기도 해요. 그리하여 꿈과 관련한 한 가지 전설을 듣게 되는데요. 비밀의 문을 통과한 전사가 여왕의 눈물로 만들어진 전설의 검으로 마녀를 무찌르고 중간지대의 평화를 되찾게 될 거라는 거에요. 전 읽자마자 전사 = 잭이 매칭이 됐는데 잭이 너무 어린애여서일까요? 소설 속의 인물들은 아직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아요. 사자왕 형제들의 모험을 읽었다면 잭이 어리다코 결코 만만히 보지 않았을텐데 말예요. 잭에게 사자왕 형제들의 모험을 추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그 전사가 나였으면 좋겠어 라는 생각에서 한발작 나아가 내가 그 전사가 되어보이겠어! 라고 생각하게 됐을테니까요.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하고 상냥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동화 같은 판타지입니다. 주인공 이름이 잭이라서 잭과 콩나무의 다른 버전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어서 살짝 실망하기도 하고 더 살짝 흥미롭기도 했어요. 앞으로 펼쳐질 잭의 기나긴 모험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