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집 자제로서 라면 끓이는 데는 일가견이 있던 ‘나’는 군대 선임에게 시달리던 중 군복을 입은 창백한 귀신을 목격한다.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귀신은 내가 야식으로 끓이던 라면 맛을 본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여 애타는 눈길로 ‘제삿밥’을 기다리는데. 귀신에게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먹여 보는 나날이 이어지고, 점차 정을 느끼던 나는 참혹한 죽음을 맞이한 듯한 귀신의 사연을 궁금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갓 군에 입대한 신병과 라면에 탐닉하는 귀신의 경쾌한 만남을 다룬 「군대 귀신과 라면 제삿밥」은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도 때로는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하고 때로는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제삿밥’으로 바쳐지는 각종 인스턴트 라면에 관한 묘사도 읽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