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맛을 3D 푸드 프린터로 재현해 낼 수 있고 배달처럼 전송도 가능해진 근미래. 서른두 살 생일을 앞둔 잡지 에디터 민주는 태어나서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엄마의 생일상’을 주제로 푸드 칼럼을 작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더구나 푸드 프린터까지 고장 나는 바람에 민주는 직접 미역국 끓이기에 도전하지만 장렬하게 실패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검색 엔진 ‘콩쥐’를 이용하여 미역국을 파는 식당을 찾아 발품을 팔며 돌아 다닌다. 애써 찾아낸 한 가게에서 훌륭한 미역국을 먹을 수 있엇지만, 그것은 민주가 기억하는 추억의 맛, 여동생이 생일에 끓여줬던 미역국의 맛과는 어딘가 달랐다.
「해피 버스데이, 3D 미역국!」은 인공지능이나 푸드 프린터 등의 기술이 발달한 미래에서 추억의 ‘손맛’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SF이다. 눈앞에 닥친 마감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푸드 프린터가 고장 나서 인공지능 검색에 의존해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현재 우리 상황과 비교하여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아서 공감이 되는 동시에 쓴웃음이 지어진다. 추억의 미역국을 찾기 위한 여정과 주인공의 가족사에 얽힌 전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느껴지는 애틋한 그리움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작품 중간중간에 나오는 감칠맛 나는 음식 묘사 또한 인상적이다. 가능한 식후에 읽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