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작품을 엑세스 중입니다.

[이벤트] 낙원과의 이별 TMI 주간(결과 발표)

18년 3월

우선 꾸준히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영광스럽게도 <낙원과의 이별>이 릴레이 정주행 이벤트  세 번째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저도 작은 이벤트를 하나 해 볼까 합니다.

 

[이벤트 개요]

1. 참여 방법 : <낙원과의 이별>을 읽고 궁금했던 점에 대해 무엇이든 단문응원과 쪽지로 질문을 남겨 주세요. 이 공지글에 바로 댓글을 달거나 트위터 이용자이신 경우 멘션도 무방합니다. (단, ①앞으로의 전개와 관련된 질문 ②글을 전혀 읽지 않았거나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참여 기간 : 2018. 3. 17. 00:00 ~ 2018. 3. 25. 24:00

3. 리워드 : 참여하신 분들 중 2명을 추첨해서 커피 2잔 상당의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4. 답변 및 리워드 발표 일자 : 2018. 3. 27. 22:00 (※ 개인 사정에 따라 다소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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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결과 장아미 님이 질문 3개를, Lyeon 님이 질문 7개를 보내 주셨습니다. 사실 마지막 날까지도 이벤트가 없어서 시무룩해하고 있었는데…결과적인 이야기지만 새옹지마가 되었네요. 만약 이벤트가 흥해서 질문이 쏟아졌더라면 최소 2주일은 연중하고 답변만 쓰느라 골몰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질문은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장아미 님)

1. 선우는 사막에서 온 남자입니다. 설정상 남자 주인공의 출신을 그렇게 가져가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달리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남자 주인공의 고향인 아르투르 술탄국이 현실 세계의 북아프리카와 비슷한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범위를 좁혀보자면 튀니지쯤 되겠네요. 사실 사막이 아니라 열대우림 기후였더라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제국군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든 전쟁을 치르기에는 죽을 맛이었겠지만요.

 

2. 작가님께서는 다가올 한달 간 무인도에 갇힐 운명입니다. <낙원과의 이별>의 등장 인물 중 단 한 명과 동행할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진원입니다. 일단 신력 덕분에 물 수급이 무제한이고 어려서부터 혹독한 생존 훈련을 받았으니까 옆에 빌붙어 있기만 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성격이 좋아서 한 달 동안 아무리 가혹한 환경에서 같이 지내도 거의 싸우지 않을 테고요. 무엇보다도 아무리 폐를 끼쳐도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질 일이 없을 겁니다. 사실 마지막이 가장 중요해 보이네요!

 

3. (쉬어가는 문제) 작가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등장 인물 가운데 가장 쇼맨십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예컨대, K팝 스타 나가서 1등 할 것 같은 캐릭터는?

죽은 사람을 포함해서는 한소공이 제일입니다. 시종일관 냉정하고 진지하기만 했던 세종황제의 치세를 그나마 생기 있게 만든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권력에 취해 있다가 숙청당하지만 않았어도 제국의 연예와 유흥 분야가 50년은 더 빨리 발전했을 겁니다.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강신형 교수가 으뜸입니다. 아마 강 교수는 타고난 풍류가객의 기질을 감추고 교수랍시고 근엄한 척 하느라 퍽 힘들었을 겁니다. 황녀들 중에서 꼽으라고 하면 6황녀 효원 말고는 마땅히 그럴 사람이 없네요……이쪽은 굳이 따지자면 튀고 싶은 열의만 차고 넘치고 능력은 별로인 쪽이지만요.

 

 

(Lyeon 님)

1 마법학교 사관들은 어떤 마법을 쓸 수 있는지요?

진원이 잠깐 다녔다가 짤린 군관학교에서는 사실 마술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일반군에서 필요한 장교 양성이 목적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국법이 인가받은 마술사 외에는 마술을 사용하지도 가르치지도 못하도록 철저히 금하고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원론적으로, 일정한 수준의 마력을 지녔음을 증명하기만 하면 누구나 마술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술 능력을 심사하는 황제 직속 기관인 비전원(秘典院)이 마술사 일족의 손아귀에 있는데다 마술을 배울 수 있는 방법도 마술사의 도제로 들어가는 길뿐이라 현재로서 마술은 마술사 일족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습니다.

마술사 일족에는 총 10개 씨족이 속해 있고 마술사들끼리만 혼인하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술 능력자의 9할 9푼은 태어나면서부터 마술사 일족이고 이따금 민간에서 나타나는 1푼도 혼인이나 입양 등을 통해 마술사 일족에 속하게 됩니다. 또한 민인(悶人), 즉 마력이 없는 사람과 혼인하는 자체가 마술사들에게는 큰 수치입니다. 마술사가 민인과 혼인한다면 세상을 뒤집을 수도 있는 뜨거운 연애의 결과이거나 정략적 목적 단 두 가지 이유뿐입니다.

대한제국 초대 태조황제의 모후인 인수유황후도 마술사 일족의 수장 자리를 두고 벌어진 권력 다툼에서 패배한 끝에 평생 마력을 봉인당하거나 제2대 한국공, 즉 현조황제와 혼인하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강요당했습니다. 2대 안종황제와 양의헌황후의 혼인은 지지 기반이 약했던 안종황제가 마술사 일족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략적인 목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안종황제 스스로가 엇나가면서 그와 결연한 마술사 일족마저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끝났고 그런 까닭으로 마술사 일족은 지금도 황실에 목줄이 매인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마술의 종류는 크게 분류하면 원소마술과 초상마술 두 가지로 나뉩니다. 보통 갓 마술의 길에 입문한 초보 마술사들은 4대 원소를 다루는 법을 고루 배우고, 어느 정도 숙련이 되면 각자 타고난 자질에 따라 주력 계열을 한두 가지씩 선택하게 됩니다. 대다수 마술사들은 대체로 두 가지 계열 이상을 특출나게 다루기가 힘듭니다. 피를 토할 만큼 수련을 거치거나 타고난 자질 덕분에 4대 원소 사이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마술사들만이 초상마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2 왕가의 친인척과 귀족들 사이에 유행한다는 모임에선 구슬로 팔찌를 만든다 공예말고 또 어떤 취미활동을 했나요? 그들의 취미가 궁금.

일단 본문에 언급되기로는 구슬공예, 꽃꽂이, 카리야 자수, 뜨개질, 화향(향수와 화장품) 제조, 조리 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활동들은 전쟁으로 인해 물자가 부족하니 사치를 자제하고 직접 물품을 만들어 쓰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거라 진짜 취미라고 보기에는 좀 어렵겠네요.

제국의 상류층들은 예술, 학문, 운동, 수집 등 상상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깁니다. 주요 인물 몇 사람만 이야기해 보자면 진원은 독서가 취미이고 선우는 공부가 취미입니다. 정원 가꾸기에도 흥미를 보였지만 전의서에 입학하는 바람에 약초밭은 그대로 버려졌네요……혜원은 공부가 힘들어서 도피 차원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다가 자질이 너무 뛰어나서 그만 직업이 되어버린 경우이고, 정원의 조리 솜씨는 취미를 뛰어넘어서 제국 제일의 숙수들과도 능히 겨룰 만 하다는 찬사를 듣는 특기입니다. 규원은 일중독자라서 일부러 즐기는 걸 따로 만들지 않았지만 차를 좋아하는 진원과 붙어 있다 보니 어느 새 다도가 취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3 진원 외엔 수기를 다루는 마법능력이 딱히 동기들 사이에서 두드러지지 않고-산후 몸을 추스리는 기간이 짧다든가, 남다른 회복력을 제외하면- 황제에게도 어떤 능력이 있다, 특별히 언급하지 않으셨기에 진원만 특별히 능력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신력은 분명히 유전되기는 하지만 발현되는 양태나 자질의 고하는 사람마다 다 다르고 일반 대중에게는 원리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황실의 피를 이어받은 황친들은 뛰어난 체력과 완력, 출산 능력, 탁월한 회복력 등을 대부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은 신력이 신체를 강화하는 데 그치고 강력하게 발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진원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수신의 표식을 갖는 사람은 더욱 희귀합니다.

그러다가도 간혹 황실 직계에서 멀리 떨어진 일가에서 뜬금없이 강력한 자질을 지닌 자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조금이라도 강한 신력을 물려줄 자식을 낳을 목적으로 황친들 간의 정략혼인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직계 황족은 반드시 황친과 혼인해야 한다는 규정도 이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황친들이 같은 황친 다음으로 선호하는 배우자 후보는 원 왕실의 왕족들인데 이들도 대대로 신력이 유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원처럼 아예 신관과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는 경우도 있지만, 태어난 아이가 딸이라면 예외 없이 교단에 속한 몸이 되고 아들이어야만 가통을 물려줄 수 있기 때문에 흔하지는 않습니다.

진원처럼 신력이 강력하다면 통제하는 방법을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지나치게 강한 신력이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마저도 해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력의 강약 자체는 타고난 심혈의 용적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아무리 수련을 거듭해도 늘릴 수가 없습니다. 다만 심혈을 단련해서 더 단단하게 만들면 한꺼번에 대량의 신력을 써도 상처를 입지 않고 회복력도 상승합니다. 심맥을 단련해서 몸 곳곳에 촘촘하게 가지를 뻗어 나가면 보다 정교하게 신력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진원은 심혈의 용적도 크고 신력을 다스리는 수련의 깊이도 상당하지만 신술(神術), 즉 실제로 신력을 쓰는 술법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신력 사용이 상당히 투박한 편입니다. 제대로 신술을 배우고 강력한 신력을 갖춘 신관들은 문자 그대로 기적처럼 보이는 일도 해낼 수 있습니다.

 

4 복식은 고려왕조와 비슷한가요?

실제 역사와 견주면 시대는 18세기 중후반 무렵입니다. 따라서 조선 후기 복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명·청나라나 일본, 서양 복식도 제 마음 내키는대로 가져와서 쓰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대한제국 말고도 여러 나라가 있고 서로 교류하는 이상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 빵도 들어와 있나요? 흑차가 있다면, 어쩐지 오븐도 있을 것 같고 그러하여…

제국 서부는 밀이 주식물이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빵이 있었습니다. 빵이라는 단어는 제국 내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제법이나 모양에 따라 부, 보, 포, 병, 혼, 운, 권, 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다만 700여 년 넘는 세월 동안 쌀을 주식물로 삼는 제국 동부가 주도권을 잡아 왔고 현 황실의 선향(先鄕)인 경주 역시 동부에 속해 있는 관계로 식사라고 하면 밥이 기본입니다. 빵은 떡과 비슷한 별식으로 간주되고, 빵을 주식으로 삼는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취향이 다소간 특이하다는 반응이 돌아올 겁니다.

예외적으로 군대는 현재의 황조가 세워지기 훨씬 오래 전부터 빵을 전투식량으로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특히 제국 바깥의 속주에서 복무했다면 빵을 그리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군인 출신 인물이나 군 복무 경력자라면 누구나 빵에 대한 끔찍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겁니다.

 

6 혹시 진원 시대의 지도도 준비하고 계신가요?

괴발개발로 그려둔 건 있지만 글을 쓸 때 참고만 하고 있고 공개할 수준은 못 됩니다…….

 

7 언젠가 봉황이나 용 같은 신물들도 등장할 예정인가요?

신물은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벤트 덕분에 예전에 끄적거리다가 내팽개쳐 둔 설정들도 오랜만에 찾아보았네요. 앞으로도 전개와 관련되거나 설정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질문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답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