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챗GPT로 소설을 쓰는 방법에 대한 키워드는 넘쳐나지만,
정작 구체적인 과정이나 작업 방식에 대한 내용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실제로 작업하면서 사용한 방식을 정리하고,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한다.
처음 챗GPT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소설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그때 TRPG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게임을 시작하기 전 장르, 배경, 인물 설정을 먼저 짜기 시작했다.
그때 설정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장르: 미스터리
배경: 근대화 시대 영국, 빈부격차로 암울한 분위기
주인공: 몰락 가문의 후계자, 냉소적이고 자존심 강함, 약혼녀가 있음에도 유명 여가수와 몰래 사귐
주인공과 약혼녀, 여가수의 삼각 관계를 중심으로, 세 사람이 같은 장소에 모여 갈등이 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실제 전개를 진행하다 보니 인물 간 감정을 깊이 다루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즉각 반응하고 대처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서서히 관계가 쌓이고 갈등이 폭발하는 빌드업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에, 소설로 노선을 바꾸게 되었는데…
소설로 전환한 후에는 인물의 감정과 관계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에 맞춰 캐릭터 설정을 새로 추가하거나 수정하면서 현재의 작품<잔향: 누구를 위한 향기인가>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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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짤때 처음부터 세세하기 설정하지는 않았다.
우선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대략적인 인물을 잡고, 챗GPT와 대화를 이어가며 점차 세부 설정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캐릭터 엘릭스를 처음 설정할 때는 이렇게 했다.
엘로이즈의 쌍둥이 오빠.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성격, 가문의 골칫거리.
검술에 능해 누구도 이기기 어려움. 동생 엘로이즈를 지극히 아낌.
세바스찬이 가문을 잇는 것에 불만
챗GPT가 이를 정리해준 뒤, 성격, 취미, 가치관, 직업, 트라우마 등을 하나씩 추가하며 캐릭터를 구체화했다.
그리고 인물들이 어떤 장소에 있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설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챗GPT에게 소설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방식 자체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읽다 보면 ‘이건 내가 생각한 캐릭터랑 다른데?’ 라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아
다시 설정으로 돌아가 부족한 부분을 추가하거나 성격을 수정했다.
예시로, 초반에는 캐릭터 비올라의 설정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이후 인물의 서사를 추가하여 보완하였음.
또한 인물 간 관계, 트라우마, 특정 상황에서 반드시 취할 행동 기준을 구체화했다.
가령, 캐릭터 세바스찬은 오로지 대화와 권위만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가문과 관련된 일이라면 망설임없이 폭력을 사용한다고 설정했으며 이야기 내에 직접 반영하기도 했다.
(챕터1의 내용 中)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폭력을 야만이라 비웃었고, 엘릭스를 그런 존재로 경멸했다.
그러나 지금의 세바스찬은—주먹을 쥐고, 이를 드러낸 채 달려드는 짐승과 다를 바 없었다.그는 문 앞의 귀족을 거칠게 밀쳐내고, 주먹을 휘둘렀다.
가문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의 흔적을 지키기 위해.순간, 귀족다운 품위는 완전히 벗겨지고
세바스찬은 침입자를 쫓아내는 경비견처럼 변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다른 상황을 만들어 같은 캐릭터를 한 번 더 움직여보고,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캐릭터의 방향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캐릭터가 정리되고 나면 그때부터는 단순히 챗GPT가 써준 에피소드를 확인하는게 아니라
각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를 기준으로 스토리를 직접 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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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하나 있다.
캐릭터를 검증할 때는 반드시 짧은 단편 에피소드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단순 설정만으로는 그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체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승전결이 있는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하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캐릭터는 설정이 아니라 행동 패턴으로 굳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캐릭터를 만들 때마다 짧은 상황을 던져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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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캐릭터를 특정 장르 안에만 가두지 않는 것이다.
작품 자체는 미스터리 장르지만,
해당 장르 안에서만 인물을 움직이다 보면 보여줄 수 있는 행동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코미디 상황에 던져보기도 하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학원 로맨스 설정을 적용해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인물들을 무인도에 표류시키는 가벼운 코미디 에피소드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렇게 장르를 바꿔가며 테스트하면, 같은 인물이라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성격이나, 의외의 선택 방식이 드러나기도 한다.
심지어 갈등이 없는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보는 것만으로 설정을 보완하는데 도움이 된다.
결국, 캐릭터를 하나의 장르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챗GPT를 활용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앞으로 더 다룰 내용이 있지만, 분량이 많아서 파트별로 나눠 올릴 계획이며 이 방식에 대한 다른 작가들의 의견도 궁금하다.
또한, 내 방식이 다른 작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