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홍보처럼 느껴질까 걱정되어 이야기 하지 않으려 했는데 궁금해 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공익행사이기 때문에 그냥 말씀드릴까 합니다.
저는 현재 <서울국제 생활예술 오케스트라 축제>라는 사업의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생활예술’이라는 개념은 ‘아마추어’라는 표현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입니다. 일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국내 비전문 오케스트라의 단원 들의 실력도 이미 아마추어라는 단어 안에 갇히기에는 너무나 높은 수준에 이르렀거든요. 이 축제는 생활예술 진흥을 위해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세종문화회관등이 함께 주최하는 이벤트 입니다. 국내 / 국외의 우수 생활예술 단체를 국내 초청하는 이벤트 등이 핵심 행사구요.
…써놓고 보니 무슨 광고처럼 됐는데 그건 아닙니다. 이 축제를 준비하며 제가 얼마나 큰 용기를 얻고 있는지 말씀드리려고 시작한 얘기인데 약간 이상해져 버렸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 행사의 또다른 이벤트가 SICO를 조직하는 일 입니다. SICO는 Seoul International Community Orchestra의 줄임말입니다. 다시 말 해, 서울에서 국제 생활예술인들만의 오케스트라를 조직하는 일이죠. 선발된 연주자는 9월에 서울에 초대되어 저희 축제의 메인무대를 장식하게 됩니다.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홍보를 했고 수백분이 지원 해 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60여분의 선발이 끝 났는데 오디션 방식이 이렇습니다. 유튜브 같은 곳에 연주 영상과 인터뷰 영상을 올리면 심사위원단이 이를 시청하고 얼마나 생활예술가로서 적합한가 선발하는 방식이었죠. 이 과정이 꽤 고되긴 했습니다만 제게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비올라를 보고 기타처럼 연주하려 했지만 지금은 훌륭한 연주자가 된 모잠비크의 소녀, 네팔 유일의 4중주단에서 바이올린을 연주를 하며 언젠가는 꼭 자신의 손으로 네팔에 오케스트라를 창설하겠다는 꿈을 밝힌 카트만두의 소녀, 수십년간 놓고 있던 플룻을 다시 쥐고 삶의 희망을 찾은 한국의 주부, 지독한 교통사고를 당했었지만 긴 재활 끝에 다시 오보에를 불 수 있게 된 이탈리아의 할아버지. (물론 저는 심사위원의 입장은 아니었지만) 그 영상들을 보며 음악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9월, 한국에 세계의 생활예술인들이 모여서 희망의 연주를 할 예정입니다. 이 축제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SICO의 창단 레퍼토리 중에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