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문체와 글 분위기

분류: 수다, 글쓴이: 이아시하누, 17년 11월, 댓글3, 읽음: 139

수다라고, 걸어놓기는 했지만 고민을 쓴 글입니다. 지금 생각이 많이 복잡해서 글이 좀 많이 두서없을 것 같네요.

 

지인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고 현재까지 쓴 분량을 보여줬습니다.(스포일러는 무슨 작품인지 궁금하신분들만, 안 봐도 상관은 없습니다.)

전에도 종종 보여주고 피드백을 했던 바로는 가감없이 본인이 느낀것만 말하는 사람인데, 이번에 들은 말로는

 

1.좋지 않은 프롤로그(아마 1화 인듯)

2.자극적 요소 부족

3.문체와 분위기의 부조화(아마도 글 분위기 인것같습니다.)

4.주인공 캐릭터의 특색없음

+프롤로그 부분에 첨언하면 힐링도 있을텐데 힐링도 아니고(왜 힐링이라는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의 특색도 없는 것 같으니 특색을 갖추는 것이 좋겠다.

 

였습니다.

 

첫 부분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에 부적절한 것도, 글 전반적으로 자극적인 요소가 부족한 것도 느끼고 있었지만,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전혀 모르겠고.

주인공 캐릭터가 크게 눈에 띄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건 이유가 있었기에 가만히 있었죠.

뭐, 프롤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마찬가지로 딱히 힐링?을 의도한 건 아니었고, 작품의 특색을 갖춰야 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도 알지만 여전히 막막한 부분이라서 침묵했습니다.

그 사람은 독자지, 작가가 아니었고. 그 사람이 이렇게 고친다고 말해도 제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면 그 글의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하지만 ‘문체와 분위기의 부조화’라는 건, 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제 글 분위기가 대강 무겁다는 건 알고있지만(줄거리자체도 무겁게 설계를 했고), 제 문체는 정확히 어떠한지 저도 잘 모르기에 뭐라고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제 문체에 대해서, 저는 아는 게 거의 없습니다. 아니 문체를 어떻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는게 맞을 지도 몰라요.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따라가고 싶어하는 작가님의 문체는 여럿있지만, 여기분들도 알 만한 분을 꼽자면 전민희 작가님이겠네요.

특히 룬의 아이들이나, 세월의 돌 같은 글을 좋아해서 그분의 글을 읽은 그 순간부터 그쪽으로 가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습니다. 필사를 하면 똑같이 따라할까 자제를 했지만, 그분의 글을 몇 번이나 읽고, 가장 맘에 드는 문장을 계속 곱씹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는 전민희 작가님의 문체와 닮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문체이고, 저는 그냥 작가님의 한명의 팬일 뿐이죠. 글 실력도 한참 떨어지고 말이죠.

딴길로 샌것 같으니 다시 돌아와 말하자면, 저는 ‘제 문체에 맞는 글 분위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무거운 글이 안 맞는다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의미일까요. 제가 쓰는 글의 분위기 대부분이 지금 쓰고 있는 글의 분위기와 비슷한데 말이죠.

 

제가 다른 사례를 찾아보면 많이 서두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주변 상황이 저를 제촉하게 만들다보니 저는 더욱 조급해지고 맙니다. 주변에서는 전업작가를 꿈꾸는 저를 보고, ‘그런 건 나중에 네가 안정되고 나서 하고, 공부부터 해라’, 아니면 ‘어차피 그 길은 언제 잘 될지 모르는 길이니, 그건 네가 감수하고 계속 될때까지 쓰는 수 밖에 없다. 넌 아직 어리지 않느냐’라고 합니다.

또 제가 가려는 길이 지금은 많이 뒤떨어진 것이 아니냐며 차라리 요즘 추세에 맞게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니 조금 있으면 네 글과 비슷한 것을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라며 위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단순히 ‘지금은 안 돼’ 이런 말로 밖에 들리지 않아서 힘드네요.

제가 쓰려는 것이 다른 글들에 비해 난이도가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 힘들어하는 글이라는 말도 들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최근 1,2년동안 몇년동안 이 것만을 보고 달려온 길이 부질 없어지는 것 같아서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단순히 제가 즐겁게 쓴 글을 다른 이들도 즐겁게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하나로 온 것인데, 이 가느다란 바람이 끊어져 다시는 펜을 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저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어서, 정말 원하는 것이 이것 뿐이라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없어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일단은 바닥에 질질 끌리는 다리라도 끌고가서 첫번째 목적지까지 달려보려고 하지만, 그 다음을 달릴 힘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고요. 어쩌면 제가 너무 지쳐서 전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쓰다보니 징징거리고 한탄하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일단은 올리려고 했으니 올리기는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있다면, 읽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소설을 읽는 것은 늘 즐겁습니다. 펜을 꺽어도 그 취미는 절대 버리지 못할듯…ㅋㅋㅋㅋ

이아시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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