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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로봇이 왜 나쁘다는 건지 언듯 이해가 안 가네요.

글쓴이: 니그라토, 17년 10월, 댓글21, 읽음: 220

섹스로봇은 인간이 아닙니다.

 

사물일 뿐이에요.

 

사람은 복싱 연습을 할 때 허공에 주먹질을 하기도 하죠. 섹스로봇은 그런 공기 중이나 다름없는 존재라는 겁니다. 누구도 걸어갈 때 공기가 갈린다는 이유로 공기를 동정하지 않으면서 왜 섹스로봇엔 감정이입을 하는 겁니까.

 

사람의 형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섹스로봇을 사용하는 걸 막는다면 이는 포르노 전체에 대한 검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포르노 검열이 왜 나쁘냐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포르노 합법화는 오히려 성범죄를 줄입니다. 다만 포르노가 많이 퍼지면 출산률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국가에서 포르노를 막으려고 한다는 추측이 있을 뿐이죠.

 

인공지능에게도 인권을 주자는 움직임에 위배된다? 모든 인공지능에 인격을 부여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특정 인공지능에는 인격을 부여 않고 만들 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게 만든다면 섹스로봇은 여기에도 위배되지 않습니다.

 

섹스로봇 등장이 여성혐오다? 남자 형태의 섹스로봇도 만들 수 있을텐데 이러면 뭡니까?

 

로봇이 여러가지로 치환할 수 있는 하나의 상징이다? SF에서 블랙홀이라고 쓰면서 그게 천문학적 블랙홀이 아니면 욕을 먹습니다. SF에선 과학적 용어로 블랙홀을 쓴다고 약속되어 있는 것이지 판타지에서처럼 그저 검은 구멍을 블랙홀이라고 쓰면 안 되는 겁니다. 섹스로봇도 SF에선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섹스로봇 그 자체로 써야 하는 것이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상징으로 쓰는 게 아닙니다. 섹스로봇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상징으로 보려면 무언가 그 소설 내에 그런 맥락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야 하는 거고, 그런 게 없다면 미래에 만들어질, 사물에 불과한, 섹스로봇 그 자체로만 봐야 하는 겁니다.

 

무엇 보다도 섹스로봇을 상징으로 본다는 시각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 섹스로봇은 이미 초보적인 형태가 상용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그것 자체로 나온 걸 대체 왜 상징으로 봅니까? 특정 맥락 없이는 아무도 의자나 라면을 상징으로 보지 않으면서 왜 섹스로봇만 그 자체로 안 보고 상징으로 보는 이유가 뭡니까?

 

섹스로봇이 사실상 초고대에서부터 상상할 법한 닳고 닳은 소재라서 참신함 면에서 낙제라는 것 하나만 전 납득합니다.

니그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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