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노슬립] G시 병원 중환자실 야간인데 미치겠음

분류: 수다, 글쓴이: 공간기록자, 3시간 전, 댓글7, 읽음: 21

야 진짜 나 손가락 떨려서 오타 게속 나는데 일단 글부터 쓴다
나 지금 G시 의료원 중환자실 3년 차 야간 당직임

새벽 1시 좀 넘어서 오토바이 사고 환자 하나 들어왔거든? 머리 쪽 다 박살 나서 들어왔는데, 구급대원들이랑 찌그러진 헬멧 겨우 벗겨서 머리맡 선반에 올려두고 침대에 눕혀놨음.

어차피 의식도 없고 해서 바이탈만 보며 간호사실에서 눈팅하고 있었음.

근데 모니터 새 대 중에 맨 오른쪽 침대 cctv 화면이 유독 시커멓더라고. 야간이라 불 꺼서 어두운 건 맞는데, 그 화면만 회색 가로줄 노이즈가 자글자글 끼더니 자세히 보니까 누가 서 있는 거야. 찌들어 보이는 조끼 입은 등 같은 게 침대 옆에 바짝 붙어서, 환자 헬멧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고 있는거임

너무 이상해서 마침 지나가던 보안 아저씨한테 3번 카메라에 사람 있는 거 아니냐고 물어봤음. 근데 아저씨가 내 화면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닥만 보면서 슬금슬금 뒤로 물러남;; 손에 쥐고 있던 캔 커피 찌러뜨리면서, 원래 거긴 노이즈 자주 낀다고 순찰 돌고 온다면서 나가버림.

아니, 중환자실은 애초에 보호자 면회 안 되잖아. 어쩔 수 없이 내가 직접 확인하러 감.

커튼 젖히고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센서등이 팍 켜지니까, 순간 눈이 너무 부셔서 앞이 안 보이더라.

눈 몇 번 깜빡이고 보니까 침대 주변엔 아무도 없었음. 인공호흡기 소리만 나고 환자도 그대로 누워있더라고.

착각인가 싶었는데 비에 저즌 흙 냄새 같은 게 훅 풍기는 거임

환자 머리맡에 아까 그 찌그러진 헬멧이 놓여 있길래 무심코 안쪽을 봤거든? 부적이 하나 붙어 있는데… 누가 방금까지 손톱으로 벅벅 긁어서 떼어내려 한 것처럼 주변이 다 파여 있더라. 부적 절반은 찢겨서 덜렁거리고 바닥엔 시커먼 흙부스러기 떨어져있고. 나 진짜 그거 보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간호사실로 뛰어와씅ㅁ

아 시발 손 덜덜 떨려서 오타 존나 나는데 알아서 읽어라 진짜
복도 존나 뛰어서 방금 간호사실 문 앞까지 왔음.

문 손잡이 잡으려는데 불 꺼진 데스크 쪽에 누가 앉아있더라. 아까 모니터에서 본 조끼입은 할매임. 내 의자에 앉아있던 할매가 천천히 고개 돌리는데, 캄캄한 복도에 서있는 나랑 눈이 똑바로 마주침.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데 눈동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그냥 시커멓게 비어있다 미치게쎈 진짜

그 순간 복도 저 끝에서 삐이이이- 하고 바이탈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소리 터짐. 환자 심장 멎은 거잖아 시발 근데 저 할매는 나 쳐다보면서 입꼬리만 찢어지게 웃고있음

얘들아 나 진짜 좆된거같아 어덯게함? 지금 문 덜컥거리고 돌아가는데, 나 도망쳐야 돼? ㅈ니짜 살려조

공간기록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