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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OP 9 브릿G

분류: 수다, 글쓴이: 창궁, 10시간 전, 댓글1, 읽음: 69

 

사실 탑스터 유행 자체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참여는 안 했었는데 브릿G 작품 내라면 꼽아볼 수 있을 듯해 이렇게 꼽아봤습니다!

 

꼽은 순서대로 풀이를 해보자면,

제가 최근에 리뷰한 장편 작품이기도 한데요, SCP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격리픽션이란 장르만을 위해 썼기 때문에 다른 장르로서 접근한다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으나… 어쨌건 마이너 장르를 이렇게 길게, 꾸준히 쓴다는 건 그 자체로 보증된 필력을 가진다는 저의 지론(?)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입니다.

설령 진입하기 망설여지신다면 그런 분들을 위해 작성한 제 리뷰를 참고하셔도 좋고요.

 

(아주 오랫동안 종합베스트 1위로 군림했었던 작품이죠 속닥속닥) 사실 여기 올라온 작품들을 이곳에서 본 건 손에 꼽긴 합니다. 나폴리탄 마이너 갤러리에서 먼저 접했던 게 많은지라(…) 하여튼 나폴리탄 괴담으로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고, 여기 중에 몇 작품은 실제로 제가 나폴리탄 마이너 갤러리에서 주최한 괴담 대회 수상작이기도 하니(!) 정말 보장된 꿀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것도 SCP와 마찬가지로 나폴리탄 괴담이라는 마이너 장르…라고 말하려다가 종합베스트 1위를 오랫동안 먹은 시점에서 딱히 마이너하다고 말하긴 힘들겠네요. 재미있습니다. 오싹하고요.

 

제 브릿G 첫 리뷰작이라 유독 더 기억에 선명히 남는 작품입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정작 리뷰는 그렇지 못한 듯하나, 그건 다른 리뷰가 장점들을 다 잘 말해줘서 중언부언하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작품 서두에 제시된 세 가지 의문을 적절한 반전과 전개를 통해 해소하는 꽉 찬 완성도의 단편입니다. SF지만 과학 설정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고요, 설령 모르시더라도 ‘그런갑다’하고 넘어가시면 쭉쭉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첫 큐레이션을 다짐하게 만든 디듀우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디듀우 작가님의 작품들은 제가 큐레이션으로 한 번 정리한 게 있으니 그걸 참고하시는 편이 더 빠르겠네요. 엘라단이라는 도시는 개인적으로 ‘호러’라는 장르 분류가 해석의 키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인상 깊게 읽었어요. 겉으로 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작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수상 후보로서 이 작품을 꼽았었습니다. 그만큼 ‘우연’이란 요소를 기가 막히게 잘 활용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제 와서 보면 제가 리뷰를 조금 두서없이 적었나 싶기도 하네요. 작중에서 과학적 원리나 복잡한 고증을 내포하는 문장은 하나도 없지만, 분명히 SF입니다. 동시에 그렇기에 어딘가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위에서 말했다시피 모르는 건 ‘그런갑다’ 하시면 독해에 지장이 없습니다.

 

문답만으로 진행하는 소설은 흔치 않죠. 그리고 그 문답으로 상당한 분량을 유지한다면 더더욱이요. 심지어 그 내용이 AI의 의식에 관한 산파술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더더욱이요. 그리고 이 단편은 그걸 훌륭히 해냈다는 점에서 SF적 발상이 빛나는 아이디어 단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짧으니 금방 읽으실 수 있고, 적절한 반전까지 곁들이니 서사적으로도 충분히 기능하고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철학적인 내용, SF적 주제에 기반한 사변적인 내용이 따분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지신다면 접근이 어려우실 순 있겠네요.

 

한국인이기에 쓸 수 있고, 한국인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지극한 “한국SF”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쩐지 이 단편은 K-SF보다는 대한민국SF라고 하고 싶네요. 그만큼 블랙코미디 성향이 강합니다. 과감하게 전개되는 작가의 상상력이 부동산을 둘러싼 우리의 관념들과 합치하는 순간, ‘아 이거 그럴싸한데’를 넘어선 어딘가 쓰린 웃음마저 짓게 합니다. 저는 집 문제로 아직 고민해본 적은 없지만, 고민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많은 것’을 느끼실지 모르겠네요.

 

제12회 과학소재 단편소설 공모전의 대상을 차지하신 박부용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저는 암흑색맹으로 최우수상을 탔고요. 그런 점에서 참 기묘합니다. 최우수작은 코즈믹호러인데 대상작은 코미디라는 점에서요……(물론 호러와 코미디는 정말 기묘하게 맞닿는 지점이 있기에 어찌 보면 크게 다르지 않긴 합니다만) 이 작품은 “함께 해서 즐거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당탕탕 좌충우돌 왁자지껄 조별과제를 즐겁게 지켜보시면 됩니다!

 

자기 작품을 끼워넣는 뻔뻔함을 내세우기 이전에! 필사의 변명을 하자면 일단 SCP-XXXX를 제외하고 지금 제일 열심히 읽는 작품이 남극의 이방인들입니다. 사유: 퇴고해야 함. 속이 울렁거리긴 하지만 어쨌든 제가 배… 아니 손목 아파 정신 아파 낳은 자식이니까요…… 마지막에 소개하려고 하니까,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 작품은 정말 마이너합니다. 마이너한 이유는 코즈믹호러라는 힙스터 장르를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라, 독자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을 넘어서면서까지 전개하는 후반부 때문에 그렇습니다.

염세주의 철학에 기반하는 소설입니다. 그리고 염세주의는 일반적인 감성과 접근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결론와 선택을 내리죠. 이 소설도 그렇습니다. 아마 여러분이 일반적인 배드엔딩 정도를 생각하셨다면…… 조금 당혹스러우실 겁니다. 물론 견문이 넓으신 분들에겐 안 그러실 수 있겠습니다만ㅋㅋ 저도 쓰면서 제 안의 어설픈 ‘선’을 부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었으니까요. 이 소설은 어떤 ‘선’이 작동하지 않는 결말로 나아갑니다.

음, 사실 그래서 이 소설의 목적도 ‘일반적인 독자’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도 해요. 음. 그러니까 포스트모더니즘적 연출을 알고 이해하는 독자라면 일반적인 독자는 아닐 테고요. 하여튼 저로서도 이걸 다른 사람에게 읽게 하기 뭔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 역량의 한계 지점이기도 한 만큼, 꼽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주저리주저리 변명하느라 다른 작품들에 비해 두세 배 많은 분량을 할애한 건 안 비밀

 

하여튼 빠르게 TOP 9을 채워봤습니다! 여러분의 것들도 궁금하네요~

창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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