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존경하는 방법
분류: 수다, , 17년 8월, 읽음: 75
술마시면서 글 쓰면서 예능 보면서 (아마 이게 제가 글을 빠르게 못쓰는 까닭인 거 같은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누군가를 존경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실제로 그를 존경하는 방식이 타인을 대하는 것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계단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지만, 곧 나는 바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군.”
계단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것이 내가 느낀 감상의 전부였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생각했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이런 게 아니었다. 그것을 ‘기대’라고 불러도 좋은지는 둘째치더라도,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없을 줄은 몰랐다. 뭔가 거창한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내가 그렇게 생각한 까닭에는 별다른 논리가 없었다. 보통 사람도 아니고 애들레이드 셰익스피어가 죽었다. 존경받아 마땅한 최고의 고고학자가 여기서 숨을 거두었다. 위대한 명장에 걸맞은 명예로운 죽음은 가장 치열한 전장에서 전사하는 것이다. 뛰어난 고고학자의 죽음도 그러해야 했다. 그녀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곳은 평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냥 글을 쓰다가 존경에 대해 되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말뿐인 존경으로 한평생을 살아온 멍청이라서 말이죠. 존경이라는 것은,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가치 역시 높이는 길이 아닐까 싶어요. 어쨌든 누군가를 존경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사람이라는 거니까.
저는 어른 되려면 아직 멀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