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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기 리뷰단 활동을 마무리하고 후기….?

분류: 수다, 글쓴이: 하얀소나기, 6시간전, 댓글5, 읽음: 41

리뷰단 잘 끝냈다는 메일 확인하고나니 여러 소회가 밀려왔어요.

 

‘후기’라는 무거운 언어를 쓰긴 했지만, 작게나마 작가님들에게 인사하고픈 마음도 들어서 글을 써볼까 해요.

 

제가 처음 쓴 리뷰 날짜를 살펴보니, 아마 작년 10월 쯤에 이 사이트에 찾아온 거 같아요.

 

교보문고 관련 플랫폼에서 글을 쓰다가, 사이트가 터지면서 오뜨케오뜨케 방황하다가 찾아왔는데

 

워낙 능력 있는 작가님들이 많아서 그럴까요?

 

새학기 맞아 학급이 바뀐 학생처럼 적응도 못 하고 방황했던 거 같아요.

 

글이라는 것이 뭔지 모르는 애송이다 보니까 사람 끌어모으는 재주도 없고

 

부지런하게 쓴다고 하지만 결국 만들어가는 건 없고

 

계속 방황하다가 흥미를 끈 것이 브릿G의 ‘리뷰’란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소설도 못 쓰고 겉돌고 있던 저한테는 작은 출구를 찾은 기분이었어요.

 

“이런 거라도 숙제하듯이 하면 빨리 적응하지 않을까?”하는 기분으로요…

 

하지만 영화비평이나 게임비평 읽는 건 좋아해도, 막상 써본 적이 드무니까 또 방황하게 되더라고요..

 

뭘 해도 길잃은 아이처럼 헤롱거리기만 하고…

 

그 와중에 또 우습게 보이기는 싫다고, 글에 허세는 엄청 부렸던 거 같아요.

 

괜히 작은 거 하나 트집잡으면서 ‘이건 감점사유야!’라며 언어만 난폭해지고

 

막 재밌다 흥미롭다 같은 어설픈 이야기만 쓰면 허약해보일 거 같아서 일부러 그런 것도 있었어요.

 

지금와서 그때 썼던 리뷰글을 다시보니 낯 뜨거워서 미칠 거 같아요…

 

그 낯 뜨거운 글 중 하나를 꼽자면..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드라마’,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소설’이 될 수 있는…

https://britg.kr/review-single/204405/

 

요거네요. 다시 보니까 괜히 아는 척 하면서 턱 바짝 세우고 쓴 게 느껴지니까 저조차도 헛웃음이 나와요.

 

당장이라도 지워버리고 싶은데, 삭제가 안 되네요…. 박제 된 건가요? ㅠ

 

때마침 32기 리뷰단에 신청하면서 많이 나아진 거 같아요. 이번에는 아예 스스로 원칙을 세우면서 시작했거든요.

 

1) 감평이 아닌 편지를 쓴다는 기분으로 쓰기

2)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기

3) 아는 척 허세부리지 않기 (중요!)

 

지난 3개월은 거의 밀린 숙제를 한다는 기분으로 한편 한편 써내려가긴 했는데

 

다른 분들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왔는지는 확신을 못 하겠어요.

 

그래도 지난 3개월 간 리뷰단 활동으로 많이 가라앉은 건 사실 같아요. 뭔가 붕 떠서 방황하던 기분이 많이 사라졌거든요.

 

물론 다른 분들에 비해 공감도 적고 조회수도 적다보니, 조금 낙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스스로도 제법 잘 쓰지 않았나? 라고 생각되는 리뷰도 몇 편 나왔어요.

 

<팬픽동화> 누비 갑옷을 입은 용사와 푸른악마

https://britg.kr/review-single/208743/

 

범인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낭만 선생이 말하길, 그녀가 잃은 것>

https://britg.kr/review-single/210055/

 

개인적으로는 이 두 편을 지금까지 제가 가장 잘 쓴 리뷰로 꼽고 싶어요.

 

혹시 가장 잘 썼다는 말이 너무 허세처럼 느껴진다면, 가장 정성을 들였다는 표현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 제가 초반에 썼던 리뷰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 까지는 아니어도 그 진지함이 사뭇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리뷰단 보상으로 책을 고르는데 애를 좀 많이 먹었어요.

 

기왕이면 시집을 많이 골라가고 싶었는데, 전부 소설만 취급하던 것도 있고…

 

책꽂이가 좁다보니 막상 종이책을 고르기도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또 전자책은 거부감이 심한 세대이다 보니, 종이책이 아니면 눈길이 안 가는 고집마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고른 것이

 

 

요거! 애거서 크리스티 베스트 전집!

 

이건 목록에서 보자마자,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거 같아요.

 

참 어려운 일 같아요.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든다는 것이…. 특히 무게와 값이 나가는 종이책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비록 이번 리뷰단 활동은 끝났지만, 이 부지런한 흐름을 놓고 싶지 않아서 33기 리뷰단도 신청해봤어요.

 

너무 가볍게 신청에 성공해서 ‘혹시 내가 너무 잘 써서 고민이 없는 걸까?’ 라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간 리뷰 페이지를 보니, 처음부터 신청하는 사람이 적었던 걸까… 라는 불온한 추측도 드네요.

 

운영진이 리뷰 페이지를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보니까 추천수와 추천한 사람 수가 차이나는 버그도 있고….

 

ㅠㅠ

 

리뷰와는 별개로, 또 소설가로서 목표도 없지 않아요. 당장 잡고 있는 목표는 역시..

 

 

요거 완결내기! 앞으로 스무 회차 안에 완결이 예상되는 만큼 더 의욕이 적지 않아요.

 

다만 전에 교보문고 사이트에서 반쯤 연재했던 때에 알던 분들이 알음알음을 통해 찾아주시고 새로운 독자가 없다는 것에 쓴맛도 적지 않아요…

 

조만간 1부 분량이라도 리뷰공모를 받아볼까 생각중이에요.

 

혹시 시간이 난다면 한 번 찾아주셔서 좋은 말씀 많이 남겨주시길 부탁드려요. 감상이든 감평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PS.

 

제 소설만 추천하기는 너무 속보이니까, 제가 리뷰를 썼던 글 중에서도 한 권 뽑자면

 

 

바로 요거였어요!

 

글도 짧고 어쩌면 단순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너무 훅 다가와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아직도 제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걸 보면 인상이 남달랐던 소설 같아요.

 

다 읽어도 3분이 안 걸리니까 다들 한 번 감상해보세요!

하얀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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