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 작가들의 맛깔난 이야기들!

2021.8.27

『7맛 7작』을 잇는 두 번째 테이스티 문학 공모전 수상작품집 『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집은 디저트와 커피/차를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향연이 펼쳐지는 일곱 가지 맛깔난 이야기들이 한데 담겼습니다.

참신한 제목이 더해지며 흥미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번 작품집 출간을 기념하며 참여 작가들에게 작품 집필 계기를 비롯해 미식 관련 콘텐츠와 최애 디저트 추천 등의 이야기를 물어보았는데요, 수록 작품들만큼이나 낭만과 허기를 자극하는 답변과 사진들이 두루 모였습니다. 그 다채로운 이야기들,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겠어요? :wink:

Q1.『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에 수록된 작품을 쓴 계기나 아이디어의 원천은?
Q2. 미식과 관련된 책, 영화, TV 프로그램 기타 등등, 인상적으로 본 작품이 있다면?
Q3. 이것 없이는 살 수 없다! 내가 아끼는 디저트 또는 차/커피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전효원 작가💬

“제가 아는 카페들 여럿이 최근에 도둑을 맞았어요.”

1. 두 사람이 함께 핸드 드립을 하는 장면을 위해서 쓴 이야기예요. 0번 독자가 이 부분을 읽고 영화 ‘빌리 진 킹’의 미용실 장면에서 두 사람이 보여 준 시선과 몸짓을 통한 미묘한 감정 교류가 연상되었다는 감상평을 해 줘서 매우 기뻤답니다.

장소 이동 없이 대화로 이끌어가는 영화나 이야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저도 한번 써 보고 싶었어요. 사건을 어느 시점에 등장시키고 어떻게 풀어가느냐를 고민했어요. 콩고와 르완다 그리고 키부 호수의 커피에 얽힌 사건은 루이스 세풀베다 풍의 소설에 어울릴 만한 전개로 구상했던 것인데, 단순화해서 여기에 얹었어요.

2. 음식 관련 책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심부인의 요리사』라는 만화책이네요. 미식을 즐기는 마님이 소심한 천재 요리사를 쩔쩔매게 해서 최고의 요리를 맛보는 요염한 내용이에요. 영화 중에서는 「헬프」에서 옥타비아 스펜서가 제시카 차스테인에게 요리를 가르쳐 주는 장면들이 생각나네요. 특히 프라이드치킨의 비법은 크리스코(Crisco) 쇼트닝이라고 했던 장면이요. 음, 초콜릿 파이는 빼고요.

3. 커피는 배리에이션보다는 원두 자체의 맛을 즐겨요. 같은 원두로도 로스터와 바리스타의 특징에 따라 각 카페의 성격이 드러나는 게 재밌어요.

길지 않은 여행 중에 두 번씩 방문할 정도로 좋았던 카페는 포틀랜드의 쿠리어 커피(Courier Coffee)와 교토의 와이프 앤드 허즈번드(Wife&Husband)입니다. 집에서 산책하는 거리에도 맛있는 커피집이 많아요. 나팔꽃, 대루커피, 브루브로스, 에스프레소바 슈가, 커피그래피티 등등.

달달한 디저트도 굉장히 좋아하지요. 동백역 하얀집의 아름다운 죠나마가시는 정기적으로 먹어 줘야 하고요. 메종엠오의 똠얌은 이 계절에 더욱 맛있는 디저트죠. 동네 디저트 가게는 재인과 라바즈, 미카야를 좋아합니다. 최애 아이스크림은 얼마 전까지는 하겐다즈의 칸탈로프 멜론이었고, 현재는 벤앤제리스의 체리 가르시아입니다.

☕️전효원↗

잘 벼려 낸 칼을 쓰는 직업을 갖고 있으며, 손에서 칼을 내려놓은 동안에는 휴대폰과 엄지 두 개를 사용하여 글을 쓴다. 쉽고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한두 가지 정도 담아 내는 이야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라만상에 다양한 관심을 두고 있어 이것저것 주워들은 것은 많지만, 어느 분야든 깊이 파지 않는 성격으로 심도 있는 지식은 부족한 편이다. 대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즐기지만 잠은 튼튼한 지붕 아래에서 자야 하는 모순적인 취향의 소유자이다.

 

 

‘과자로 지은 사람’ 한켠 작가💬

“꿈을 꿔.

과자로 지은 집을 부수는 꿈.

과자로 너를 짓는 꿈.”

1. 「과자로 지은 사람」을 쓸 당시에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직장이 원흉이라서 산재 신청을 알아보았습니다. 산재 인정을 받는 게 어려워 보여 산재 신청은 포기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산업재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할 무렵이면 당이 떨어지고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해서 퇴근길에 있는 빵집에서 달달한 빵과 과자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구상해 나가기 시작했는데요.(원래 이야기는 핼러윈에 아이들이 얻은 과자와 사탕으로 악마를 만드는 이야기였죠.)

쓰던 기간이 크리스마스 즈음이라 맛있고 멋진 크리스마스 디저트들이 잔뜩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캐럴을 듣고 슈톨렌을 먹으며 쓰다 보니 주인공의 연인은 예수 그리스도가 모델이 되었습니다.(이것이 미션스쿨 3년의 짬…….)

2. 미식 중의 미식은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서…… 인육 먹는 작품들을 침을 삼키며 보고 있습니다.(그 와중에 겁은 많아서 드라마 「한니발」은 도전을 못 해 봤네요…….)
브릿G에도 식인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서 리뷰어 큐레이션으로 묶어 보았습니다.(그렇습니다. 이것은 리뷰어 큐레이션 홍보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먹을 때

이스라엘 왕이 성 위로 통과할 때에 한 여인이 외쳐 가로되 나의 주 왕이여 도우소서. 여인이 대답하되 이 여인이 내게 이르기를 네 아들을 내라 우리가 오늘날 먹고 내일은 내 아들을 먹자 하매 우리가 드디어 내 아들을 삶아 먹었더니 이튿날에 내가 이르되 네 아들을 내라 우리가 먹으리라 하나 저가 그 아들을 숨겼나이다.(열왕기하 6장 26~29) 최흥원(崔興源...

3. 「과자로 지은 사람」을 쓰면서 드나들었던 가게가 둘 있는데요. 곤트란쉐리에와 리벤틱입니다.

곤트란쉐리에는 크루아상이 유명하고, 크로플이 지금처럼 유행하기 전부터 크로플을 팔고 있었답니다. 버터를 많이 넣은 고급진 맛(?)이 납니다.
리벤틱은 조그만 빵집인데 밀가루를 섞지 않아서 진한 초콜릿케이크와 말차케이크가 맛있어요. 여기 케이크를 먹으면 다른 케이크는 그냥 빵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다쿠아즈도 구름같이 폭신해서 맛있어요.

☕️한켠↗

밥보다 과자와 빵을 좋아하며, 빵 중에선 크림빵을 선호한다. 새로 나온 빵을 시식하는 것을 즐긴다.

안전하게 오래 일하면서 언젠가 전국 빵지순례를 떠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탐정 전일도 사건집』, 『까라!』가 있다.

 

 

‘이 커피가 식기 전에 돌아올게’ 박하루 작가💬

“커피가 식기 전이라고? 커피가 식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1. 이 이야기는 오래된 한국의 구전설화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남자가 “관우 아세요?”라는 질문을 하자 여자가 “이 차가 식기 전에 대답하면 되나요?”라고 대응했다는. 이 일화가 웃긴 이유는 남자 측의 머릿속에서 ‘이케이케’ 해서 상대의 지성을 떠보겠다는 나름의 ‘빅픽챠’가 그려지는 것이 생중계되듯 훤히 보인다는 점일 거예요. 그 점에서 이 일화는 이미 한 편의 미스터리 플롯을 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소개팅 자리에서의 치열한 두뇌 싸움! 흥미진진하잖아요. 생각난 김에 본격 소개팅 배틀물도 써 보고 싶어지네요. 상대는 무슨 생각일까. 무슨 의도로 이 자리에 나왔을까. 나에게서 무엇을 알아내려 하는 걸까.

2.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드라마 버전 「한니발」이겠죠! 그런데 이건 먼저 픽하신 분 있을 것 같아서 다른 것을 골라 보자면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를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작품에서는 저주를 받아 사람들이 달팽이로 바뀌는데 사회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은 그 달팽이를 먹게 됩니다. 개중에선 달팽이 인간을 사냥하고 먹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나오죠. 인간성이 파괴된 사람들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지만 저는 그것을 보면서 사람을 사람째로 먹는 것과 달팽이 인간을 탐식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비인간적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기왕에 더 적어보자면 가상의 음식을 너무도 탐스럽게 표현하는 『원피스』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봐요. 원피스에서는 모험이 끝나면 늘 흥겨운 파티가 벌어지죠. 빅맘 편에서는 디저트로 만들어진 꿈의 나라가 등장하기도 했답니다. 심지어 작중 등장한 요리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책도 별개로 나올 정도!

3.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밥보다 디저트를 고르는 편입니다. 하지만 원 없이 먹어본 적은 별로 없어서 늘 좀비처럼 굶주려 있어요. 그래서 디저트 동료를 무척 소중하게 여긴답니다. 빌리엔젤, 커피나무 같은 가게를 좋아해요. 디저트 파는 커피 브랜드 중에서는 투썸플레이스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특히 레드벨벳은 투썸을 아무도 못 따라오죠. 당연히 디저트에는 차와 커피가 곁들여져야 제맛인데 커피가 없으면 생활을 못 할 정도로 심각한 커피 중독이에요. 커피는 너무 소비가 많다 보니 아예 집에서 원두 사서 갈아먹습니다. 원두를 갈고 물을 끓이고 여과기로 우리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요.

커피 전문점에서는 주로 오늘의 커피를 마시는데 늘 새로운 기분이 들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그렇게 돌아다니지 않아서 단골 가게는 별로 없는데 몇 년간 제 아지트였던 카페 홈즈가 문을 닫아 매우 아쉽습니다. 그곳은 커피도 매우 맛있었거든요. 분위기나 맛이나 음악이나 규모 등등에서 딱 마음에 맞는 카페를 찾기가 힘들어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놓고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정확히 마음에 들어맞지 않으면 굳이 나가는 의미가 없거든요. 카페 홈즈 사장님은 제가 커피에 시럽 넣는 것도 기억해 주셔서 너무 고마웠는데 정말정말 아쉬워요.

☕️박하루↗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로 제1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놀랍고 가슴 두근거리는 이야기, 미로 같은 이야기를 즐겨 쓴다. 이상한 것을 먹으며 자라서 이상한 것에만 관심이 가는 것 같다. 동물과의 친화력이 좋아서 동물들과 쉽게 친해진다.

 

 

‘어떤 커피부터 사원 복지라고 할 수 있을까’ 유사본 작가💬

“나, 흡혈귀예요.”

오후 5시. 카페에서 듣기엔 너무 생경한 헛소리였다.

1. 위장 상태가 나빠 아무거나 먹을 수 없던 한 회사원이 설상가상으로 흡혈귀가 되어 곤란해하는 이야기를 생각한 적 있습니다. 장편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상상에 그쳤고, 이번 공모전에서 그 아이디어의 ‘먹을 것’을 커피로 한정해 봤습니다. 하루에 몇 잔씩 들이부으면서 내 피로 카페인 충전이 가능할까 궁금해진 적도 있고요.

2. 옛날에 「누들로드」를 재미있고 배고프게 본 기억이 나요.

3. 블랙커피는 다 좋아하지만, 항상 쟁여 놓는 것은 G7 인스턴트 블랙커피입니다.

가격도 압도적으로 싸고 맛있죠. 집에서만 먹어서 막상 첨부한 제 작업실 커피 서랍 사진에는 안 나왔네요. 그때그때 소셜커머스 앱에서 콜드브루도 사서 먹어요. G7 빼면 다른 커피는 정착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습니다(n년째).

☕️유사본↗

서울 출생. 어린 시절 학급문고에 꽂혀 있던 장르소설들과 PC통신 연재 게시판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며 장르소설 읽고 쓰기에 취미를 붙였다. 매 순간 키보드와 워드프로세서의 존재에 감사하는 악필. 서재가 있는 집을 꿈꾸며 오늘도 책과 블루레이 디스크와 게임 타이틀을 택배 박스 그대로 쌓는 중.

 

 

‘탐정에겐 후식이 있어야 한다’ 김태민 작가💬

“하지만 후식을 위한 자리는 남겨 둬야죠.”

1. 이 이야기를 쓰게 된 계기는 제 주변에 있는 두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소설의 등장인물처럼 한 분은 대식가에 후식까지 찾아드셔야 직성이 풀리는 식성이고, 다른 분은 입도 짧은 데다가 편식도 심한데 그 와중에 뻑하면 다이어트까지 하는 제 인생 최악의 술자리 콤비였지요. 지켜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는 같이 있는 걸 보기만 해도 재미있는 사람들이라 언젠가 한 번 소설에 등장시켜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디저트 관련 공모전이라는 절호의 찬스가 생기더군요. 제게는 브릿G에서 주시는 선물 같은 기회였습니다. 아직 두 분께는 알리지 않았습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내키지 않지만 식사 자리라도 한번 마련하려고 합니다.

2.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대부분 좋아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쓰하라 야스미의 『아시야 가의 전설』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백작 콤비의 한결같은 두부 사랑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작가들은 한 가지 음식에 대해 오래된 짝사랑 같은 애정을 보여 주는 경우가 종종 있던데, 특히 두부의 경우는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잘 몰랐던 제조법들을 설명해 줘서 인상 깊었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보면 영국 작가답게 차에 대한 깊은 애정이 보이는데, 그런 부분도 다음 작품을 구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입이 심심할 때는 살을 부르는 탄수화물 덩어리인 떡을 좋아합니다. 특히 방금 뽑은 가래떡의 짭조름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소설 안에서도 그 맛을 표현하려고 노력해 봤습니다.

커피는 ‘뜨아’와 ‘아아’ 정도만 구분하며 살다가 최근에 커피의 다양한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입맛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가끔 과테말라 안티구아를 직접 내려서 먹기도 합니다. 흔한 커피라고 하는데 고소한 향이 좋더군요. 가래떡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커피라서 크리스피 도넛에 곁들여 먹곤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왜 경찰들이 헌법에 규정이라도 된 것처럼 도넛에 커피를 마시는지 알겠더군요. 달콤함으로 채워 주고 고소함으로 달래 주는 마무리가 최고입니다.

☕️김태민↗

호러와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사랑하는 평범한 아버지. 명지대학교를 졸업했고 90년대 말, IMF의 태풍을 정면으로 맞은 시대의 증인. 지금은 태풍보다 무서운 야근과 육아에 휩쓸려 글쓰기는 뒷전이 되었지만, 하이텔 시절부터 공포소설을 써 온 나름 경력 20년의 무명인이다. 지금 쓰는 작품이 내 대표작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열심히 글을 쓰는 영원한 작가 지망생.

 

 

‘포기 크랙’ 범유진 작가💬

“포기 크랙(Foggy Crack)이에요. 뜨거운 물을 온도가 낮은 찻잔에 부으면 온도 차로 수증기가 생기죠. 전 이게 좋더라고요.”

1.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직업의식이 아닌 순전히 자신의 욕망에 의해 사건과 마주하는 여자 탐정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 욕망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탐미적인 것일 것. 「포기 크랙」의 주인공인 다이가 ‘심부름센터’를 고집하는 것도 다이가 자신을 탐정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캐릭터만 두루뭉술하게 잡혀있던 상황에서 보관을 잘못한 홍차 잎에 대량의 벌레가 발생했고, 저는 아침 비몽사몽간에 그걸 우려서 마셨고, 오후가 되어서야 벌레가 찻잎과 뒤섞여 거름망에 죽어 있는 광경을 봤습니다. 그걸 보고 ‘와. 이 정도면 벌레 우린 물인데. 알레르기 있는 사람은 죽을 수도 있겠네.’ 싶어서 벌레 알레르기를 찾아보게 되었고……. 이런 일렬의 과정을 거쳐서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2. 책은 『비프스튜 자살클럽』. 영화는 2000년도 작품인 「초콜렛」 . 『비프스튜 자살클럽』은 읽다 보면 루시오디의 음식이 어느 정도 맛일까 진짜 궁금해지더라고요. 죽더라도 먹고 싶은 맛이라니. 「초콜렛」은 전체적인 내용과 모녀의 빨간 망토도 취향인 데다 거의 마지막에 시장님이 초콜릿 가게에 몰래 들어가서 초콜릿을 미친 듯이 먹는 장면 때문에 좋아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바베트의 만찬」도 좋아하고요. 이 두 영화는 스트레스 쌓였을 때 그냥 틀어 놓고 멍하니 보고 있곤 합니다.

3. 이게 없으면 살 수 없다!! 하는 디저트는 캐러멜. 초콜릿. 젤리. 그리고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만 사흘 내내 먹다가 위경련으로 병원에 실려 간 적이 있습니다. 맹물을 잘 못 마셔서 차를 많이 마시지만 맛이나 향을 잘 느끼는 편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딱히 선호하는 브랜드도 없습니다.

☕️범유진↗

『선샤인의 완벽한 죽음』,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등을 발표했다.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은총을 받는다는 마더구스의 노래에 의문을 품으며 자라났다. 의문을 가진 자는 끄적거리게 되는 법인지라 자연스레 글을 쓰게 되었다. 삶도 글도 고이지 않기를 바란다.

 

 

‘소금 사탕’ 김노랑 작가💬
“왜 사탕을 주는 걸까. 왜 하필 소금 사탕일까.”

1. 「소금 사탕」을 썼을 때가 글을 쓴 지 6개월쯤 되었나 봐요. 공모전 소식에 나도 해 볼까 했어요. 디저트라는 소재도 ‘만만해’ 보였고요. 마침 눈앞에 소금 사탕이 있었거든요. 겁도 없이 덤벼든 덕분에 엄청나게 고생했어요. 작품을 끝내고 나선 다신 글을 못 쓰겠구나 싶었을 정도로요. 관심 어린 조언과 응원을 해주신 선배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이 안 계셨으면 끝까지 해내지 못했을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뻔하고 재미없는 답이지만, 제 아이디어의 원천은 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보고 배우고 느낀 것들이 녹아 나온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것도 계속 글을 쓰고 있는 상태여야 가능한 것 같아요. 너무 오래 쉬었더니 이 짧은 글도 버거워 며칠을 끙끙대고 쓰고 있거든요.

2. 미식과 그다지 관련은 없으나 영화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의 샐리가 떠올랐어요. 먹는 것에 언제나 진심이거든요. 비행기에서도 식당에서도 그리고 웨딩 케이크까지도 자신이 원하는 바가 선명해요. 소스는 따로 주세요! 같은 ‘찍먹파’로서 아주 든든했어요.

3. 주기별로 바뀌는데 요즘은 동네 카페의 자몽 요거트에 빠져있어요.

자몽을 싫어하는데, 이건 정말 좋아요. 사장님이 매일 신선한 자몽을 직접 손질해서 만드셔서 더 맛있는 것 같아요.

☕️김노랑↗

제3회 테이스티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번이 첫 출간작이다.

 

 

 

 

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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