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가 돈만 먹고 입씻고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던 경험, 한번쯤은(아니 여러 번…)있으실 겁니다. 그럴 때 자판기 두드리고 발로 찼던 적도 있으시겠죠? 소개해드리는 작품들을 읽고 나시면 ‘자판기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한번이라도 자판기에게 잡아먹힌 사람 본 적 없느냐’라는 말이 머릿속에 떠돌 겁니다.
반려견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던 희수, 목이 말라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마시려는데…이상하게 개는 말 안 듣고 이상한 여자가 이상한 소리나 해대고 짜증나서 목이 더 말라오고…겨우 음료를 뽑으려는데 자판기는 희수의 손을 물고, 이상한 여자는 자판기에게 먹히지 않으려면 음료를 잘 골라야 한다고 합니다.이게 무슨 투페이스 동전던지는 시츄에이션인가 싶지만…어쩌겠어요. 선택해야죠. 과연 희수 씨는 정답 음료수를 고를 수 있을까요?
화장실이 급해서 뛰어들어온 건물에 화장실은 없고 자판기만 있는 당혹스런 상황! 그것도 모자라 자판기엔 코카콜라 뿐! 건물 문은 ‘들어올 땐 맘대로였겠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는 듯 열리질 않고…노상방뇨를 하고 코카콜라를 뽑아먹으려는데 이제는 자판기에 갇혀 버렸네요! 자판기 속에서 난쟁이들을 만나 죽었다가 살아나보니 아까 그 자판기! 자판기에 돈을 넣을 때마다 펼쳐지는 새로운 모험!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자판기! 하민은 ‘영겁의 자판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오피스 호러라고 썼는데 어쩐지 힐링물이 되었네요. 남이 친 사고 대리 수습도 모자라(그러게 내가 하지 말자고 했잖아!)팀 해체 위기에 몰린 직장인! 카페인이 필요해서 캔커피 뽑아먹으려는데…실종되었던 사원이 자판기 안에 있다?! 이 실종자는 구조될 수 있을까요? 꼴보기 싫던 동료와 상사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 회사 직원들, 무사할까요?
지하철 역에 과자와 음료수를 파는 스낵 자판기를 볼 때마다 몇십 개 품목을 파는 위엄에 ‘저거 관리하는 사람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63개의 스낵을 파는 이 자판기는 사실 살아있답니다. 자판기 관리자인 다리 불편한 철용 씨를 짝사랑 중인데요. 어느날, 철용 씨는 더 이상 오지 않고, 자판기는 철용 씨의 복수를 계획합니다. 마지막에 자판기가 뭘 파는지(?) 확인해 보시죠.
고딩이 솔의 눈 좋아하는 게 말이 되나? 그러게요. 그 특이한 취향 때문에 귀신이 된 친구가 있습니다. 왠지 모든 학생의 적! 원수!인 학생주임도 솔의 눈을 좋아할 것 같아서 자꾸 권해보는데…친구가 소개해준 선배와 자판기 퇴마 의식을 하는 주인공의 로맨스는 어디로 갈까요? 읽고 나면 어쩐지 헤어 드라이어가 무서워지는 학교 우정 로맨스 퇴마 청춘물입니다.
아내, 딸아이와 함께 교토로 ‘짠내투어’를 온 남자가 있습니다. 대중교통과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며 ‘가성비 높은’여행을 계획대로 끌고 가는 이 노고를 몰라주는 가족들…이쯤 되면 여행은 고행이 되는데요. 외진 곳의 숙소에 놓인 비싸고 조악한 인형자판기에서 인형을 뽑아달라고 애쓰는 딸…일본에서 메이드인차이나 인형을 뽑게 될까 걱정되었는지(?) 딸을 말려보지만…결국 인형뽑기를 하는 딸아이…아빠 아직도 내가 아빠 딸로 보여?? 누가 누구에게 ‘기무가욘 사요나라’라고 했는지 생각할수록 무서워지는군요. 여행가선 돈 아끼지 말라는 뜻밖의 교훈(?)을 주는 인형뽑기 자판기를 만나면 엔화를 투입해 보아요.
덧붙이는 말: 이 큐레이션을 읽으신 자판기 회사, 음료 회사, 일본관광청의 ppl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