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자서전]과 이방인

대상작품: <라그랑주 테스트> 외 3개 작품
큐레이터: cedrus, 1시간 전, 조회 9

https://britg.kr/community/freeboard/?bac=read&bp=222505

8월의 소일장에서 마리-헐린 버티노의 <외계인 자서전>을 소개했어요. 수백 만 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지구로 보내진 아디나 조르노. 그는 평범한 지구인 아이의 모습으로 태어나 인간의 경험을 관찰하고 수집해 기록했어요. 아디나 조르노의 이야기와 함께 읽기 좋은 글들을 브릿G에서 찾아보았어요. 

첫 번째는 이나름 작가님의 <라그랑주 테스트>입니다. 난민 공동체 테스카 출신인 아샤는 연합국의 시민권이 걸린 테스트에 참가해 뭔가를 발견합니다. 우주라는 넓은 공간에서 하나의 단어를 찾아내 돌아오지요. 이 단편의 결말을 보면서 아디나의 마지막 임무를 떠올렸어요. 낯선 세상을 탐사한 끝에 발견해야 했던 단어와 관련이 있어요.

두 번째는 구미로 작가님의 <비공식 블루그린벨트>입니다. 어느날 개구리들이 동네를 점령합니다. 전화도 인터넷도 먹통이 되고 ‘나’는 개구리 마을의 유일한 인간으로 살아가야 해요. 개구리들이 목욕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표를 끊어주며 ‘나’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개구리 사회에 적응해 버려도 되는 걸까?’ 전혀 다른 생명체들 사이에서 유일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담고 있어요. 

세 번째는 이입 작가님의 <외계인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크록텔레 행성에서 지구로 보내진 외계인이에요. 뭔가 중요한 임무가 있는데, 대부분의 기억이 지워져서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지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지구인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야 해요. 지구인처럼 변신하게 해주는 약을 먹어가면서요. 지구인들 사이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충격적인 전개가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은 린다 작가님의 <행성 0에서 지구의 독자 여러분께>입니다. 이번에는 지구로부터 낯선 행성에 보내진 인물이 등장합니다. 이들의 행성은 지구와 전혀 다른 모습이에요. 같은 요람에서 태어나 촉수를 가지고 있고, 정해진 직업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지구와 달리 팽창하는 행성,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상하는 건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낯선 세상을 상상하는 글은 읽는 사람만의 고유한 상상이 더해져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영상이 아닌 글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반대로 익숙한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경험도 글이 줄 수 있는 특별함이 아닐까요. 낯선 세상을 다루는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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