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와 과거

대상작품: <소원> 외 3개 작품
큐레이터: cedrus, 3시간 전, 조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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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소일장에선 다카노 가즈아키의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를 소개했지요. 정통 추리소설과 달리 초자연적 현상이 불쑥 등장하지만 그래서 흥미로운 단편집이었어요. 함께 읽으면 재밌을 브릿G의 단편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박강하 작가님의 <소원>입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다카노 가즈아키의 단편들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죽은 자들은 거리를 오가거나 누군가의 꿈에 나타나기도 하고, 자신이 죽은 장소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소원> 속 혼령들 또한 자신들을 발견한 인물에게 직접 말을 건네요. 살아있는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요.

두 번째는 이도건 작가님의 <비가 그치지 않는 마을>입니다. 장맛비와 미스터리는 참 잘 어울리지 않나요? 일주일째 쏟아지는 장맛비 속에서 마을 사람들이 죽은 채로 발견됩니다. 이들의 죽음은 마을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과도 이어지는 듯해요. 오래 전 마을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왜 20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사건이 벌어지는 걸까요? 폐쇄적인 마을의 분위기가 스산하게 그려진 글이었어요. 

세 번째는 백우 작가님의 <어떤 귀곡 산장에 대한 글>입니다. 산장에 얽힌 괴담을 쓰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산장에 대한 글과 그걸 쓰는 인물에 대한 글, 두 개의 층위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을씨년스러운 산장’에서 가만히 어둠을 들여다보는 인물. 좀처럼 이야기의 끝을 정하지 못하는 작가.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두 개의 결말이 만들어지는데, 각각을 완전히 분리할 수 없어 흥미로운 글이었어요.  

마지막은 dcdcssss 작가님의 <시간이동윤리학에 대한 소고>입니다.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의 마지막 단편은 sf였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시공간을 오가는 웜홀을 다루고 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한 남자에게 실험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지요. 사람의 기억이란 그 사람의 존재를 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까요? 시공간을 오가는 기술, 여기에 얽힌 문제를 다양하게 고민해볼 수 있어 함께 읽으면 재밌는 단편이었어요. 

 

요즘은 미스터리 장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특히 호러와 접목된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더라구요. 좋아하는 미스터리 작품이나 소재가 있나요? 재밌게 본 작품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영화나 드라마도 좋아요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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