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G 공포 작가전☽⋅─• 이달의큐레이션

대상작품: <위탁관리> 외 13개 작품
큐레이터: 글 쓰는 빗물, 22년 4월, 조회 265

공포물은 죽음과 고통에 대해 아주 직설적으로 다루는 장르입니다. 그렇다 보니 공포물을 엔터테이먼트로써 즐기는 심리의 근간에는 ‘내 일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아직 저만큼의 고통과 죽음에서는 멀리 있다’는 안도감이 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삶은 때로 그런 고통과 죽음에 가까이 있지요. 그러니 어떤 순간 누군가에게 공포물이란 이미 경험한 상실을 재해석하며 소화하는 도구로서 기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SF,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가 모이는 플랫폼 브릿G의 작가님들 가운데, 공포라는 도구를 주 무기로 멋지게 쓰시는 분들과 작품을 소개합니다.

 

1. 호두빙수

호두빙수

작가님의 프로필 사진을 보시면 ‘호두빙수’의 무시무시한 실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크툴루가 아주 깜찍하게 무언가를 먹고 있어요. 호두빙수 작가의 호러는 일상 속 공간에 괴상하고 독특한 존재와 사건이 침입하며 강렬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온통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지극히 현실적인 동기를 따라 일어납니다. 신체강탈자적 요소가 있는 강렬한 공포물입니다.

흔히 ‘평범한 4인 가족’이라 불리는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넓은 범위에서 보면 코스믹 호러적 요소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2. 녹차빙수

녹차빙수

호두빙수 작가님에 이어 녹차빙수 작가님입니다. 역시 여름엔 빙수와 호러인가 봐요. 녹차빙수 작가님은 브릿G에 수많은 공포소설을 게재해주셨는데, 그 스펙트럼이 무척 넓고 탄탄한 자료조사가 뒷받침되어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공포를 생각하셨을까? 하고 감상했던 작품입니다.

무속적인 요소에 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독자가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적절한 예감과 놀라움으로 잘 쫓아갈 수 있게 이끌어주는 작품이에요.

3. 배명은

배명은

전설의 로맨스릴러 공모전 1회 대상수상작, <폭풍의 집>의 작가님입니다. 정석적인 호러와 새로운 호러가 공존하는 작품들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슬픔이 묻어있는 호러입니다. 편의점 야간 근무란 얼마나 무서운지요.

누군가 ‘호러 소설 하나 추천해줄래?’ 말하면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입니다. 무속적 요소가 주는 공포감과 주인공의 과거사가 겹쳐가며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4. 이시우

이시우

피가 튀고, 숨차고, 칼날 같은 호러를 쓰는 작가님입니다. 사실 ‘공포소설’은 ‘괴담’이 전해주는 단도직입적인 공포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고 느껴요. 다만 괴담과는 다른 요소를 갖췄기에 소설이라 부를 수 있겠지요. 이시우 작가의 소설들은 괴담이 단순한 서사를 통해 주는 강렬한 충격과 여운을 장르 작법과 여러 메타포를 활용해 공포소설로 빚어냅니다.

금기라는 소재가 불러내는 공포는 얼마나 단순하고 강렬한지요.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느껴지는 공포가 있는 작품입니다.

폐아파트에서 괴담을 이야기하며 노는 청소년들. 유명한 작품이기에 널리 알려진 대로 반전이 있습니다!

5. 엄성용

엄성용

엄성용 작가님의 작품 중엔 현실감이 묻어나는 호러가 많습니다. 우리가 호러에서 기대하는 바로 그것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그리고 당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영화 <링>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다층적으로 촘촘히 쌓은 설정 아래에서 메타적 공포가 폭발하는 결말!

6. 유자서

유자서 작가님은 브릿G를 통해 처음 작품 활동을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회적 문제나 인간의 슬픔을 말하기 위해 공포라는 장르를 차용한 작품들이 눈에 띕니다. 앞으로도 브릿G에서 뵐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외면한 사람, 그것도 아동은 누구를 의지해야 할까요. 그 아이에게 귀신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는 남의 아픔을 판단할 수 있을까요? 의료현장에 대한 묘사는 현실보다는 작품의 설정을 위해 기능하는 면이 크지만, 다소 낯설게 보이는 이야기는 조금만 바꾸면 현실의 이야기가 됩니다. 공포적 요소는 적습니다.

7. 00

00

00작가님의 공포물은 작가 필명과 비슷한 인상으로 와닿습니다. 분명 새로운데, 어색함이 아닌 반가운 공포를 마주하게 되는 작품들입니다. 신선하고 간결하되 약속된 룰을 지켜주는 공포.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은 참 어렵지요. 매미인간이라는 괴물을 메타포로 삼아 그것에 대해 말하는 공포입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가 있다면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가 있습니다. 어린 날의 오싹한 경험을 누군가 직접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