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들여다보기

대상작품: <적막속의 고독> 외 5개 작품
큐레이터: 향초인형, 21년 11월, 조회 58

마음은 신체의 일부로서, 너무나 익숙해서 친숙한 동시에 우리가 여전히 잘 모르는 것 중의 한 가지일 것입니다. 언제나 일상과 관심이 머무르지만 그 가치만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것의 정의와 소재(所在), 그리고 철학적 문제에까지 여전히 다루기 쉬우면서도 정답이 없는, 무궁무진한 깊이와 넓이를 함축하고 있지요. 마치 우주처럼요.

소개하는 소설은 마음을 단어 그 자체 의미부터 감정, 나아가 이해와 소통, 그리고 공감을 의미하는 데까지 확장하여 소재로 삼거나 주제로 다룬 여섯 편을 모았습니다.

첫 번째 작품은, 마음에 바치는 선물 작가님의 <적막 속의 고독>입니다.

손가락이 기이하게 긴 미인의 초상화로 시작하는 엽편으로, 소녀는 자신을 가두는 남자의 정체와 가둬진 이유를 궁금해 하면서 의심과 불안을 키워갑니다. 그리고 남자의 말을 믿지 못하면서 야기된 공포는 색다른 결말로 치닫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사선 작가님의 <마음을 담아서>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과감(?)하게 심장을 뜯어낸 한 남자의 로맨스 단편입니다.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고리타분한 말이 생각나면서도 기발한 상상이 돋보입니다. 재밌으면서도 엉뚱한 엽기적인 행각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세 번째 작품은, 마음의 풍경 작가님의 <섬, 기억의 미로>입니다.

사고로 감정의 기억을 상실한 한 남자가 고립된 섬의 해변에서 만난 여인의 비밀과 뒤죽박죽된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자신은 마음을 가진 존재라고 절규하는 여자의 말은 무슨 뜻일까요?

네 번째 작품은, 이일경 작가님의 <마음이 없는>입니다.

제목처럼 마음이 부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빙의하듯 상상하여 작중몰입감을 유도한 호러물입니다. 하드고어한 경향을 즐기는 독자에게 더 선호될 작품입니다. 마음이 없는 무서운 사람들을 통해 공감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다섯번 째 작품은, 점선면 작가님의 <프로파일러>입니다.

“나는 아동성애자다.” 화자의 첫 발화로 시작한 문장이 아주 강력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범죄자를 경계하면서도 그들의 마음속을 궁금해하듯 범죄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범죄 수사의 한 방법이 된 지도 좀 오래됐지요? 독자분의 예상과 추리를 자극할 한 편의 잘 짜인 스릴러입니다.

여섯 번째 작품은, 유티아 작가님의 <마음의 여백>입니다.

마지막 소개할 소설로, 따뜻하면서 잔잔한 소설을 골랐습니다. <독짓는 늙은이>처럼 만드는 도자기마다 깨뜨리는 무서운 노인이 뜻밖의 동거인이 생기면서의 일을, 아이의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두 사람의 동거는 불편하기만 할까요? 마음이 열리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소개하는 순서는 무작위지만 처음과 끝은, 그림으로 시작하여 수채화 같은 분위기와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끝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림을 보듯 소설들을 읽으며 전시된 마음들을 관람해 보세요. 작가의 마음과 작중인물의 마음, 그리고 독자의 마음이 만나는 곳에 또다른 <마음>이 새롭게 생겨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