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애, 어떻습니까? 감상

대상작품: 요즘 연애 (작가: 최양,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5시간 전, 조회 11

인공 지능이나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가 코치해주는 완벽한 연애, 아마도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상황일 겁니다. 연애는 인생에서 직업이나 꿈을 이루는 업적을 위한 노력과는 다른 범주로 취급되지만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의 주제 의식과는 다르게 저는 가능하다면 코치를 받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인데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 작품, 아주 재미있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그렇게 만든 것이겠지만, 저는 이제 ‘데스티니’가 제게도 있었으면 합니다. 남녀가 만나 짝을 이룬다는 건 인생처럼 과정이 있지요. 설레임과 성적 흥분이 뇌를 지배하는 시기를 지나 안정과 서로에 대한 믿음을 추구하고 어느 정도의 안정을 이루면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며 기꺼이 상대방의 뾰족 튀어나온 부분에 내 빈틈을 내어 주게 됩니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한 말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작은 행동 하나로 내 반쪽을 미소 짓게 하는 노하우도 생기게 되지요. 이것은 어찌 보면 직장에서 상사에게 인정 받는 노하우를 쌓아가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잘 보인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요? 오랜 시간을 들여 외모를 꾸미고 멋진 장소를 찾던 방식에서 약간 방향을 바꾼 것 뿐입니다.

주인공 지은은 연애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요즘은 특히나 연애를 시작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패와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원래 크기보다 더 큰 실패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데이트 폭력이나 상대를 잘못 만나 돈을 빼앗기고 소송까지 당했다는 온라인의 사연들을 보면 연애 자체의 어려움보다는 한 번의 실패에 너무나 큰 상처를 남기게 되는 현 세태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지은은 어설프게 실패하기보단 ‘완벽하게 무던함’을 택하게 됩니다. 일견 이해가 되는 선택입니다.

지은은 앱이 매칭해 준 상대와 결국 연애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코치에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지은이 스스로 진짜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화재가 데스티니의 잘못은 아니니까요. 그렇잖아요??) 지은은 실패하지 않는 연애를 위해 앱을 설치했지만 실제로 그녀는 어느 것 하나 알지 못 하는 상태의 상대를 만나 부딪히고 섞여가는 세상 속 연애를 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결국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말입니다. 작품은 다 읽었지만 저는 여전히 그녀의 연애사를 응원합니다.

살면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보자면 상대를 흥분시키거나 감동시키기 위한 코치는 필요 없지만 상대를 상처 주지 않기 위한 코칭은 조금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왜 거기서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는 후회는 시간이 지나도 잘 지워지지 않고 상대보다 오히려 제 맘에 더 큰 흉터로 남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이제 복권이나 코인을 사는 것 대신 제 행동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책이든 유투브든 인간 관계를 이야기하는 주제는 차고 넘칩니다. 볼 때마다 예전의 실수가 떠올라 얼굴이 빨개지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보려고 합니다. 더 이상은 같은 실수를 또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비슷한 후회를 가지신 분이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잡설이 길었군요. 작품을 읽은 후 가슴 속에 남는 것이 있고 그것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다면 참 좋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작품이 그렇습니다. 물론 무거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볍지만 진지합니다. 가볍게 보이는 건 연애라는 게 원래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음이 깃털처럼 날아다니잖아요. 이 작품 덕분에 지금 제 마음도 그렇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록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