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작품을 엑세스 중입니다.

꽃, 다시 꽃 (花復花)

  • 장르: 판타지, 추리/스릴러 | 태그: #로맨스 #가상역사 #미스터리 #판타지 #설화 #민담 #고소설 #조선 #사극
  • 분량: 86회, 2,706매
  • 소개: 한 소년이 있었다. 토굴 속에 들어앉아 자그마한 짐승들을 피를 먹여 길렀다. 짐승들은 채를 엮은 어리 속에 담겨 한 노인의 고택 뒷산 곳집에 숨겨졌다. 먼지 쌓인 뒤주 위, 검붉은... 더보기
작가

조딘

감정들로 그려낸 기이한 조선 비평 브릿G추천

리뷰어: stelo, 17년 2월, 조회 305

한 문장 리뷰 : 언뜻 기이하게 보이지만, 감정이라는 물감으로 조선의 삶을 한 문장 한 문장 써내려갑니다.

  넘어가셔도 되는 서론

당연하지만 이 글은 이연인님이 올려주신 리뷰에서 시작했습니다. 분석할 능력이 없다고 하셨는데, 저는 직감도 세밀한 비평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걸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죠.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을 겁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 리뷰 덕분에 이 소설을 읽게 되었으니까요.

저 역시 분석에 능하거나, 비평을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닙니다. 직감으로 말하면 제 취향은 특이한 편에 속합니다. 추리를 좋아하는데, 사람이 죽는 건 싫어하는 식입니다. 이런 주관적인 기준으로 어떤 작품이 좋다 나쁘다 평할 수는 없을 겁니다. 작가님에게도 독자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테고요. 그래서 저는 분석을 하고, 글에서 구체적인 부분을 끌고 와 근거를 드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분석을 해볼 생각입니다. 저는 이 작품이 좋았거든요. 결론은 위에 한 문장으로 적어놓았습니다. 이제부터는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해보겠습니다.

  기이함은 낯설고, 두려우며,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작품은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프롤로그에 나온 정찬겸은 왜 여기에 와 있죠? 미쳐버린 백의의 소년은? 왜 저렇게 화를 내는 걸까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두려운 느낌이 드는 상황들을 그저 보여줄 뿐입니다. 소설을 읽어내려가면서 독자는 답을 찾게 되긴 하죠. 하지만 곧바로 새로운 의문들이 피어납니다. 모든 걸 이해했다는 느낌이 들지를 않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이 이야기의 배경이 조선시대라는 겁니다. 일단 우리는 현대인이고, 조선시대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작가가 특이한 것을 보여주었을 때 “이게 역사적 사실인가? 아니면 정말 기괴한 것이 존재하는가?”를 딱 알 수가 없습니다. 당장 달걀 귀신이 그랬지요. 태그에는 판타지가 붙어 있습니다만… 이건 정말 환상인가?

조선은 우리가 사는 한국과는 다른 세계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조선입니다. 일단 쓰는 단어부터 설명이 없으면 모르잖아요? 사극을 그렇게 많이 봤는데도 말이죠.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이미지들로 가득합니다. 저는 9살짜리가 삼베옷을 입고, 자기 부모의 장례를 치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귀신 이야기가 나오지만 한낯 괴담이나 공상이 아닙니다. 단순히 고증이 훌륭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이함은 두려운 현실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광증에 미친 세자가 굿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 굿은 그저 장난이나 고증이 아닙니다. 사람은 왜 굿을 할까요? 그 동기는 무엇일까요?

 “광증을 누르는 허튼굿(미친 사람을 치유하는 굿)이오만…이왕 벌인 굿판 어찌 내 한 몸만 무탈하길 기원하겠소” (중략) “민가에 호랑이가 기승이라 하더이다. 내려와 죄 없는 백성들을 잡아먹는다 하니 호살령굿(범에 물려간 이를 위한 굿)이요. 이왕 잡아먹힌 놈들이야 별수 업으니 산 사람이라도 살자는 상문굿(산자의 무탈과 죽은 자의 명복을 비는 굿)이요. 스승님이 들어와 판이 깨졌으니 왕지사 마당굿(굿의 마지막, 대접 못 받은 잡귀를 풀어 먹이는굿)이기도 한 셈 치지요.”

신분제도 가볍게 다루지 않습니다. 과거에 낙방하면 다시 도전하면 되죠. 하지만 중인은 아무리 책을 읽어도 신분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죽음으로 도망쳤지요. 한편 가진 것 없는 고아가 양반이라는 이유로 살아남습니다. 신분제의 아이러니입니다.

 

이 작품은 인물이 많습니다. 프롤로그의 두 분이 주인공인 줄 알았더니, 입궐하는 두 분이 나오고, 여기에 달걀 귀신씨가 나오더니, 소영 아씨가 나오고… 당연히 시점도 계속 바뀌지요. 게다가 빈번하게 소설의 금기라고 하는 과거 회상이 나옵니다. 어사들이 전하를 뵙는데 참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기이함이 강한 동력이 되어줍니다. 독자는 호기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글을 계속 읽어나갑니다. 작가는 인물과 상황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그려나가죠.

우리는 이 기이한 조선을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제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연인님의 리뷰가 그랬듯이, 제 리뷰를 읽으시고 이 작품을 읽게 되셨다면 기쁘겠습니다. 작가님이 앞으로 써주실 이야기도 기대해보겠습니다.

[리뷰를 평가해주세요]

작가님들께 도움이 되는 리뷰를 쓰기 위해서, 리뷰 평가를 받기로 했습니다. 원래 평가를 써주시면 추후 연재분을 읽고 리뷰를 써드리기로 했는데요. 이 작품은 그냥 계속 읽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리뷰를 읽고 생각하신 게 있다면 적어서 보내주세요! 크게 다음 세 가지를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1) 리뷰가 도움이 되셨나요? 리뷰의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셨나요?

2) 리뷰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부분이 있다면? 아니면 이런 걸 놓쳤다고 설명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다면?

3) 제가 리뷰에 어떤 내용을 써드리면 도움이 될까요? 리뷰에 원하시는 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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