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이는 ‘바풍’을 잘 만든다. 바풍은 바닥 풍선의 줄임말이고, 요즘 아이들이 자주 가지고 노는 슬라임을 바닥에 찰싹 붙여서 만드는 것이다. 조용하고 내향적인 하은이가 유일하게 자신있게 매달리는 것인데, 인제는 슬슬 마법 혹은 초능력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밖에 안 나올 수준이다. 왜냐하면…….
바풍은 좋은 것이다. 나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편안하게 해 주니까. 주변의 것들이 불편해 보이는 것은 싫다. 그러니까 바풍을 통해서 다른 것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바풍을 통해서 ‘안락’을 베푸는 능력을 얻게 된 하은이. 아직 어리고 순수하기 때문에 그 행동은 오롯이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성인의 시각에서 보면 섬뜩하고 어딘지 이상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결말부에 가서는 그러한 애매모호함이 더 증폭되는데,이 애매함은 우유부단이나 결정력 부족이 아니라 베일 속에 가려진 상자 속 무언가가 언뜻언뜻 비치는 듯한 매력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요소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