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벽사문

  • 장르: 판타지, 호러 | 태그: #입춘 #입춘대길 #세시풍속 #벽사 #벽사문 #악귀 #과거시험 #선비 #첩첩산중 #괴력난신
  • 평점×105 | 분량: 61매 | 성향:
  • 소개: <동국세기기>에 따르면 해마다 입춘이 되면, 궐에서는 관상감에서 써서 올린 벽사문을 궐내 문설주에 붙였다고 합니다. 악귀를 내쫓아 연내 평안하기를 비는 행사였지요. 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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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 한 아우 없다고?

‘질러가겠다고 무리하여 산을 넘지 말라’는 충고. ‘형보다 먼저 벼슬길에 오르지 말라’는 은유. 홍안락의 삶을 지배한 것은 형을 뛰어넘어서는 안 된다는, 스스로의 잘남을 자랑하지 말라는 압박이었다. 하지만 홍은락은 자신의 운명에 거역하기로 한다. 우선은, ‘산’을 넘어볼까 한다. 그것이 설령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흉산이라도.

치밀하게 얽힌 복선. 그러나 전혀 어렵지 않다. 독자의 이해를 고려하여 설명할 것을 모두 설명하였고 설명하지 않을 것을 모두 설명하지 않은 글이다. 작가가 독자와 호흡하는 내공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이 짧은 글에서 모두 느낄 수 있다. 결말에 이어서는 그 복선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며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야말로 ‘조선 공포물’이라는 과목이 있다면, 그 교과서에 실려도 될 법한 단편이다.

2024년 2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영산을 만나거든 돌아서 가라.

모자란 형, 그리고 그런 형만 아끼는 어머니. 초시 240명 안에 이름이 든 홍안락은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 내내 소외받는 처지다. 게다가 어머니는 은근히 형보다 앞서 나가지 말라는 식으로 돌리고 돌려 홍안락의 인생에 훼방까지 놓으려고 한다. 하지만 홍안락은 그런 어머니의 말에 따를 생각 없다. 그는 어머니의 말에 대놓고 반발이라도 하겠다는 듯,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구흘산’을 통하여 한양으로 향한다. 그러나 험한 산세에 홍안락은 길을 헤매고, 마물들이 몰려오는다. 마물들은 한 마디만을 할 뿐이다. “이따가, 이따가, 이따가…….”

“이따가”를 이야기하는 마물의 의중은 무엇일까? 철저하면서도 완벽한 복선 회수와 마물을 이용한 훌륭한 공포감 조성, 그리고 추리 소설을 연상케 하는 반전과 트릭까지 어느 하나 부족할 게 없는 완벽한 단편 소설이다. 처음부터 결말까지 힘 빠지는 곳 하나 없으며, 결말 부분의 충격과 카타르시스는 폭죽처럼 강력하고 화려하다. 처음 도전하는 ‘K-컬처물’이라는 작가 코멘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선이라는 배경을 능숙하게 활용하여 스토리에 녹여냈다. 이 작품을 읽은 모두 ‘작가님, 빨리 다음 소설이요!’ 하고 외치지 않을까?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