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잘 어울릴만한 과일 안주를 준비하던 나는 청포도 한쪽에 붙어 있는 아주 작은 개구리 한 마리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피부의 온도 차 때문에 사람의 손으로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약간의 지식을 알고 있던 나는 반찬통을 활용해 개구리를 아파트 화단에 놓아주고 돌아오지만, 다음 날 다시 방 안에서 두 마리의 개구리가 발견된다. 여러 차례 방생과 복귀를 반복하던 나는 결국 개구리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 보기로 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개구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의 눈에는 자그마한 녹색 얼룩이 생겨난다.
「아앗, 미끄덩☆개구리」는 발랄한 느낌의 제목과는 달리 일상의 순간에서 시작해 거침없이 확장되는 개구리의 심상에 압도당하는 화자의 심리 변화와 상황 묘사가 공포스러운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비현실적인 공포를 결부시킨 괴이한 심상이 돋보이는데, 거미에게 잡아 먹히는 꿈을 꾼 뒤 발생하는 기괴한 신체 변형과 행동을 그려낸 작가의 다른 작품 「현대인은 아픈 데가 많다」 역시 연결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함께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